젊은이들에게 관대하라.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각주:1]가 남긴 말이다. 별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마침, 한참 아랫사람들에게 케잌을 선물 받았다. 필자의 취향에 맞춰 별 열 개로 장식된 초코 케잌을 골라 왔다. 가끔은 어떤 예정된 사건 속에 던져진 듯한 날이 있다. 자정을 넘긴 지금도 '세대'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Decimus Junius Juvenal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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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tronomy2009.org/resources/multimedia/images/detail/iya2009_moon_mankind/

 

http://www.astronomy2009.org/news/updates/356/

 

 

 

지난 2009년 '세계 천문의 해'[각주:1]는 망원경을 이용한 달 관측 400주년[각주:2]과 최초의 무인 달 탐사[각주:3] 50주년, 최초의 유인 달 착륙[각주:4] 40주년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캠페인답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위 이미지는 그 결과물들 가운데 하나이다. 

가을운동회의 만국기를 연상시키는 위 콜라쥬 작품은 IYA2009 Malta 위원회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서 5대륙, 40개국에서 응모한 달 이미지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특히, 우측 상단 이탈리아 부분에는 갈릴레이의 월면 스케치 중 일부를 실어 IYA2009의 취지를 더없이 훌륭하게 반영하였다.        

위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명제 안에 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마저 강대국들의 국력 각축장이 되어 가는 현실을 경고하고 평화로운 공유를 꿈꾸는 구호, 'Moon for all mankind'. 그 안에는 보름달을 보며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과 상통하는 화합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각주:5]이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태평연월이 시작되는 좋은 날이 되기를 바란다.    

 

 

 

 

  1. The International Year of Astronomy 2009 (IYA2009) [본문으로]
  2. 갈릴레오 갈릴레이 [본문으로]
  3. Lunar 2 [본문으로]
  4. Apollo 11 [본문으로]
  5. 매스컴조차 정월대보름을 연중 가장 큰 달이 뜨는 날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크다, 밝다'라는 말에는 액막이와 풍요의 기원이 담겨 있을 뿐이다. 실제로 올해 가장 큰 보름달은 6월 23일에, 가장 작은 보름달은 12월 17일에 떠오를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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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2013년 2월 19일 22시 10분

 

 

 

극사실주의 조각가 De Andrea의 1987년 작 '고전적 암시'는 나신을 한 여인이 작품대에 놓여 있는 남성 토르소의 어깨에 팔을 베고 기대어 있는 작품이다. 안드레아의 '고전적 암시'가 '관계'를 함의하고 있다면, 필자의 '월령 9일의 보름달, 우주적 암시'에는 '본질'의 의미를 내포시키고자 하였다.

그믐과 보름을 오가는 달의 시운동은 변함없이 반복되지만, 실은 그믐달도 구(球)고, 반달도, 보름달도 구(球)다. 변하는 것은 위치일 뿐 차고 이지러짐, 흥하고 쇠함은 애초에 있지 않다. 현상의 내면을 보는 눈에 대해 달은 45억 년 동안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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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 가니 함께 하는 놀이도 다양해진다. 유치원에 다닐 때는 3D tic tac toe, gobblet, diamond, battle ship과 같은 보드게임들을 했었고, 초등학생이 된 후로는 rummikub를 주로 하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서너 판은 해야만 하는 필수 일과 중 하나이다. 필자가 rummikub를 외칠 상황이면 등에 매달려 입을 막아 대고, 수첩에 전적까지 기록해 가며 즐거워하는 딸을 보노라면 지친 세포 하나하나가 재생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두뇌는 특정 시기에 활발하게 발달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으므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학습이나 운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드게임도 연령에 적합한 것을 가지고 놀아야 스스로도, 함께 하는 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scrabble을 좋아해서 scramble까지 갖고 있지만, 딸아이와 겨루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따금 할 새로운 게임으로 monopoly night sky edition을 주문하였다. monopoly는 부루마블의 원조로서 백여 가지에 이르는 변종이 있다고 하며, 그중 우주 또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night sky, U.S. space program, star wars, planet earth edition 등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NASA에서 제공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는 점에 눈길이 가는데, 우주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일상화된 미국인들의 문화가 부럽다. ebay 검색창에 'astronaut'을 쳤을 때 나오는 길고 긴 페이지들을 본다면 필자의 견해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monopoly 우주 에디션들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기에 amazon에서 구입했다. 판매가 32.91달러에 육박하는 배송비(amazon global expedited shipping) 32.71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네 자녀를 키우는 동갑내기 직장 동료를 포섭하여 두 개를 주문하였다. 배송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우주에 투자해야 하는 바쁜 봄날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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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lickr.com/groups/astrophoto/

 

 

 

flickr 내에는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라는 천체사진 그룹이 있다. 딥스카이부터 별자리, 천문 현상, 천체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공유하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영국 Royal Museums Greenwich가 개최하고 Greenwich 천문대에서 주관하는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에 응모하기 위함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공모전이며 올해 1월에는 그간의 수상작들을 모아 사진집도 발간되었다.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13'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상기 그룹에 가입 후 1월 17일부터 6월 13일 사이에 작품을 탑재하면 된다. 지구와 우주, 태양계, 딥스카이, 올해의 청소년 천체사진가라는 네 가지 메인 카테고리 외에 인간과 우주, 신인상, 원격 촬영이라는 세 가지 특별 부문이 더 있다. 16세를 기준으로 Young과 Adult 부문으로 나뉘어 실시되며 자세한 참가 규정과 방법은 아래 URL에 설명되어 있다.

 

 

 

http://www.rmg.co.uk/visit/exhibitions/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competition/rules/

 

 

 

교과서에서 배운 Greenwich 천문대는 경도의 기준점이다. 이곳을 기준으로 지구를 동서로 각각 180도로 나누어 동쪽은 동경, 서쪽은 서경이 된다. 이처럼 유서 깊은 기관이 여는 행사에 신청서를 내고 작품을 심사받는다는 것은 뜻깊고 즐거운 일이다. 일단 flickr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만 보아도 느낄 것이 많다. 필자의 실력과 이력은 일천하나 중3과 고1, 고3과 대학 새내기가 나이 한 살 차이만이 아니듯, 어떤 과정을 걷는다는 것은 성장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묵은 소금과도 같은 말,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를 별과 이어 가다 보면 '올해의 천체사진가'는 몰라도 후보 자리 하나는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4명, 회원 3115명 중 3113번째 회원이다. 60억분의 3113... 효도르에겐 한참 뒤진다. ^^

 

 

 

 

 

 

 

http://shop.rmg.co.uk/royal-observatory-greenwich/astronomy/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product/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html

 

 

 

책값 25파운드, 송료 20파운드를 냈다. 웹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필자는 인쇄된 사진집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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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 Tomlinson, (주)한솔교육, 2008

 

 

 

 

계사년 달력의 두 번째 장을 마주하고 있다. 새해 덕담을 나누며 하루쯤 지낸 듯한데 어느새 2013년의 1/12을 살았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속도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따돌리고도 남는다. 24시간을 24배속처럼 살아가는 뭇사람들의 하루 사용 전략은 단순하다.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자는 것이다. 건강과 활기를 위해 지켜야 하는 이분법이지만, 서로의 처지나 뜻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분할이 펼쳐진다.

낮과 밤은 기억과 추억이라는 정보의 생산 공간이다. 우리 모두는 낮과 밤을 오가는 진자임에도 '운동'을 이야기할 뿐 '공간'에는 소홀하다. 더구나, 통과해야 할 동굴쯤으로 여겨지는 밤은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심야버스, 심야영화, 심야방송 등 애초에 별스러운 작명으로 차별화되는 밤 안에는 어둠을 넘어서는 매력적 요소들이 깃들어 있다. 수고를 상쇄시킬 보상이 따를 때 매력은 강렬해진다. 밤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백인백색의 대답을 이야기하는 동화가 있다.      

'밤이 무서운 아기 올빼미'라는 역설적 제목의 표지를 넘기면 솜털 보송한 아기 올빼미가 독자를 바라본다. 야행성 포식자의 운명을 타고났음에도 밤을 두려워하는 아기 올빼미는 문답의 과정을 통해 밤에 다가가며 자아를 성장시킨다.

 

"밤은 무서워요."

 

라고 말하는 아기새에게 꼬마와 할머니, 소년과 여자 아이, 아저씨와 검은 고양이는 다음과 같이 밤을 정의 내린다.

 

"밤은 진짜 신나는 거다!"

 

"밤은 친절하단다."

 

"밤이 얼마나 근사한데!"

 

"밤은 꼭 있어야 돼!"

 

"밤이 얼마나 멋진데. 내가 보여 줄게!"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그들의 밤을 함께 하며 점차 밤새가 되어 가는 아기 올빼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엄마새와 아빠새를 바라보며 말한다.  

 

"제 생각엔...... 밤이 최고예요!"

 

동화 '밤이 무서운 아기 올빼미'는 밤에 스민 차가움과 두려움을 헤치어 성장을 위한 복사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아기 올빼미의 홀로서기를 보듬는다. 저자 Jil Tomlinson은 오페라 가수가 되고자 했으나 병으로 인해 포기했다고 한다. 그녀가 투병 중에 쓴 이 작품에서는 걷고 넘어짐이 씨실과 날실로 엮이는 인생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필자가 원문의 일부를 임의로 지운 아래 인용문에는 시작의 설레임, 과정의 아름다움, 가족의 소중함이 녹아 있다. 밤낮으로 걸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어둠 속에선, 난 내가 ...이란 것도 잊어버리지. 그리곤 ... 때의 온갖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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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스캔하러 코스트코에 다녀왔다. 빠르고 저렴[각주:1]하기 때문에 화질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에 애용한다. 그런데, 무척 아쉬운 말을 듣게 되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스캔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디카가 쏟아지는 세상을 살며 필름이 영원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하고 정든 매체의 끝을 보는 경험은 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다.

 

 

 

 

  1. 1롤에 1500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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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wikipedia.org/wiki/Pham_Tuan

 

 

 

 

 요즘 모으고 있는 레고 피규어가 있다. 디오라마 촬영을 하고자 튜브 우주인을 예닐곱 개 사려 했는데 단 한 개를 구한 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같은 모델을 찾을 수 없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사이 네 해가 흘러 부득이 장기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데에는 한동안 묵히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천천히 하다 보면 좋은 갈래를 찾게 되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곤 하므로 필자가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닐에서 플라스틱으로 소재와 모양은 달라졌으나 마찬가지로 우주인들이기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유리 가가린, 최초로 달에 내린 우주인은 닐 암스트롱, 첫 우주 관광객은 데니스 티토로 모두 서양인들이다. 그렇다면 동양에서는 어느 나라의 누가 처음으로 우주에 나갔을까? 43년 전인 1970년, 일본과 중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렸으니 두 나라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하며 검색해 보았다. 위키피디아에 Pham Tuan이라는 낯선 이름이 나왔다. 베트남 공군 장교였던 그는 1980년 7월에 소유즈를 탔다. 베트남에 우주 개발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겠지만 베트남을 다시 보게 하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국가 브랜드라는 무형의 자산에 우주 탐험 역사가 주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조잡함을 상징하는 '중국산'의 이미지가 선저우 로켓 하나로 얼마나 씻겨졌는지를 보면 분명해진다. 우리끼리조차 말이 많은 나로호지만, 이를 통해 세 번씩이나 보여 준 대한민국의 의지는 훗날 더 큰 빛으로 이 땅을 비추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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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Launch

별꽂이 2013. 1. 24. 23:28

 

'Last Launch'[각주:1]의 표지를 장식한 Endeavour호

 

 

 

로켓이란 용어는 1379년 이탈리아의 무라토리가 화약무기를 발명한 후 '로케타'라 명명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유희를 위한 소도구나 무기로만 쓰여 온 로켓이 우주 개발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해저 2만 리'로 유명한 프랑스의 쥘 베른은 1865년에 발표한 공상과학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통해 우주 여행이라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로켓 기술은 소수 국가들에 의해 통제되는 미완성 분야로 남아 있다. 막대한 소요 비용에 비하여 낮은 효율성과 불안한 성공률은 '가까운 우주'를 가로막고 있으며 괄목할 대중화는 아쉽게도 요원하다.

3차 발사를 앞둔 나로호에 관한 기사들이 눈에 띄는 띄는 요즘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절박함과 아쉬움이 스며 있지만 결실과 성과에 대한 기대 또한 곁들어 있다. 성패를 떠나 세 번째 도전을 끝으로 역사적 소임을 매듭짓는 나로호 앞에 갈구해 온 궤도가 순탄히 열리길 바란다.

마음 같아선 고흥까지 찾아가 나로호의 비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만, 유동적인 발사 일정과 촬영 장소의 제약 등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분들의 멋진 사진을 기대한다. 로켓 발사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좋은 촬영 기회도 많을 것이다. 다양한 앵글에 잡힌 감탄스러운 발사 장면들을 접할 때면 부럽기 그지없다.    

'Last Launch'는 우주왕복선 Discovery, Endeavour, Atlantis호를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저자 Dan Winters는 TIME지에 기고하는 사진작가로서 Endeavour호가 구름을 뚫고 우주로 향하는 장관을 촬영한 장본인이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로운 그 사진을 만들어 낸 우주왕복선 프로젝트에는 아홉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당연히 AF로 촬영하리라 생각했지만, 일명 대포라 불리는 초망원렌즈들의 초점을 수동으로 조절한 후 테잎으로 고정시킨다는 설명은 뜻밖이었다. 별 사진과 로켓 사진에 방법적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나로호 다음은 2021년께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 사진집과 같은 동시대 우주선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오려면 '기다려 늑대'의 가사처럼 '꾹꾹 참고 기다려'야 한다. 다음 세대에서는 가능하길 염원한다. 

 

 

 

 

 

  1. Dan Winters, University of Texas Press, 20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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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17-40mm F4L USM @ 24mm, KENKO PRO 1D PRO SOFTON-A(W)

 

 

 

 

Guam은 12월부터 6월까지가 건기라서 습도가 높지 않고 맑은 공기가 기분 좋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 하늘과 같은 적운이 늘 피어 있으며, 수시로 스콜이 내려 별사진을 촬영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위 사진은 여행 닷새째, 04시발 귀국 비행기를 타기 다섯 시간 전에 어렵게 촬영한 사진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꽃이 핀다는 말처럼 여행 내내 맑은 밤하늘을 고대한 끝에 처음으로 맞이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혹시 몰라 삼각대에 우산을 걸어 둔 채 촬영하였으며 잠시 후 하얀 뭉게구름들이 몰려왔다.

구조물 위에 올라 목성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향하여 손을 뻗는 실루엣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늘 구상하는 대로 찍을 수 있다면 사진은 매력 없는 예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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