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月
1日
만우절
세상이 빙빙 돈다
4月
1日
만우절
세상이 빙빙 돈다
충무로 월드포토에서 사진을 찾아왔다. 녹색 사진통 안에는 제21회 천체사진공모전에 응모할 3장의 작품이 들어 있다. 작년 첫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기에 올해는 더욱 신경 써서 준비했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장비를 마련하고, 보정도 다시 했으니 스스로에게 노력상이라도 주고 싶다.
사진통이 놓여 있는 책은 영국 TAJ BOOKS가 2006년 출간한 'SPACE, The Ultimate Frontier'라는 빅북이다. 한 페이지의 가로 길이가 43cm이고 세로는 60cm나 된다. 1 60년대 '소련'의 VOSTOK 1호부터 2000년대 중국의 SHENZHOU 6호까지, 우주라는 극한 영역을 향한 도전의 역사가 계획별로 정리되어 있다. 2
오른쪽 페이지는 1993년 우주왕복선 Endeavour호의 우주인 F. Story Musgrave가 허블우주망원경을 보수하는 모습이다. 지상의 모든 관측장비를 넘어 천리안으로 군림하는 허블우주망원경조차 초기에는 반사경 곡률 이상으로 시련을 겪었듯 모든 과정은 결과를 초월하는 수양의 시간이 된다. 따뜻한 방과 포근한 침대에서 일어나 차갑고 어두운 들판을 찾아가는 고역이 이제는 소중한 취미가 되었다면, 카메라에 담아낸 것들을 펼쳐 보이기 위해 오가고 준비하는 수고로움은 즐거움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성장한 자신을 만나는 길에는 오래전 괴테가 남긴 가르침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서둘지 마라. 그러나 쉬지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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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뛰어라 내 다리야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게 섰거라 이 세상아 내 노래 끝날 때까지
멀어지는 저 노을 뒤 어두워 가는 세상에
노래하자 내 친구야 폭풍처럼 가자
.
.
.
CRYING NUT 4, '필살 offside' 중에서
어린이가 귀한 세상이다. 동네 아이들 다 모으면 몇이나 될까? 어린이까지 힘든 시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부터 던져 놓고 놀러 나가던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좋은 나라다.
GALAXY S2 HD LTE
어제는 필름나라에 들러 Spyder4 Pro를 구입하였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의 중요성에 비해 너무 늦은 장만이다. Spyder3를 사려던 차에 후속 버젼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미루는 새 2년이 지나 버렸다. 교정 전과 후의 차이를 평하는 기준에 따라 구매 순위가 달라지는 장비지만, 힘들여 촬영하고 공들여 보정한 이미지를 타인과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출력소에 맡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이미지에 따라서는 유난히 편차가 큰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촬영한 일주사진 '북극성 가는 길'은 갈대밭 사잇길이 주제인데, 필자가 확인한 여섯 대의 모니터가 모두 다른 색상과 명암을 보여 주었다. 심지어 너무 어두워서 길이 아예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이 작업하는 디스플레이의 표준화 필요성과 함께 사진이란 알수록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세계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1
물건 하나 사면서 필름나라 매장의 사진까지 올리는 데에는 작은 사연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사진기를 들고 다니다 보면 사야 할 것과 처분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옮아오는 격동기를 사느라 더해진 면이 크지만, 사진 장비가 소모품화된 시대에서는 가없는 일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그 지긋지긋한(?) 과정을 함께 한 업체가 여럿 있다. 그중 필름나라는 단연 수훈 공신이다. 택배를 받다 보면 어느 날 우편물이 날아온다. 필름나라에서 보내 오는 피자 쿠폰이다. 감사히 받기엔 겸연쩍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교환이나 반품이란 말이 사업하는 분들에게 반가울 리 없다. 하지만, 필름나라는 고객을 신뢰하며 요구를 귀담아 듣는다. 필름나라를 떠올리고, 찾게 되는 까닭이다. 무궁번창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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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1
시간은 금이다.
단 한 번 주어지는
2시간 23분이 녹아내렸다.
시간은 물이다.
바다를 찾는 너른 강처럼
2시간 23분은 흘러갔다.
시간은 약이다.
게울 수 없는 그것을
2시간 23분 만큼 가지고 갔다.
오는 3월 23일 토요일 20시 30분부터 21시 30분까지 '지구를 위한 한 시간' 행사가 펼쳐진다. 위 포스터에 나와 있듯이 탄소배출량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세계자연보호기금에서 매년 실시하는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이다. 2007년부터 152개국 7천여 도시에서 참여해 온 환경운동이며, 세계자연보호기금 홈페이지에 안내된 많은 지역 사무국들을 보면 그 위상을 알 수 있다. 1
있을 만한 나라에는 다 있는 파란색 아이콘이 대한민국 위에는 없다. 세상 모든 기구에 가입하고 사무실을 차려 두어야 깨어 있는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관심 있는 활동에 적극적인 것은 사람이나 국가나 다를 바 없다. 환경 문제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선도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http://search.me.go.kr/search/totalSearch/search.jsp?collection=ALL&q=earth+hour
국내 주무부처인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을 검색하면 작년까지의 정보만 나온다. 'Earth hour'를 입력해도 마찬가지이다. 각종 거대 토목사업을 위한 환경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느라 지친 듯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 실적에 집착하여 날림을 부르는 국정 습성이 국민들의 눈을 흐려 온 사례는 적지 않다. 아름다웠던 강줄기와 강섶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국민들의 시간과 세금이 국제적 사기극에 투입되었던 '세계 7대 자연경관' 해프닝은 아직도 씁쓸하다.
http://nature.new7won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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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촬영장소 선정에 고심할 것이다. 별과 어우러진 지상 배경이 중요하므로 익히 알려진 장소를 순례하거나 자신의 안목으로 남다른 풍경을 찾아다닌다. 필자는 별과 풍경을 담기 시작한 초기엔 알파인 ^^ 스타일을 추구했었다. 펜탁스67 두 대, 렌즈 두 개, 삼각대 두 개, 식량, 침낭, 매트리스, 방수 커버 또는 텐트 등을 75리터 배낭에 짊어지고 600∼800m급 산들을 주로 올랐다. 홀로 초저녁에 올라 새벽에 내려오는 식이었는데, 마흔을 넘어선 후부터는 멀리 하고 있는 방법이다.
별들의 궤적을 남기기 위해 긴 노출을 주는 동안은 고독감이나 추위를 상대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텐트 안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하므로 양말만으로 막기 어려운 냉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럴 때 요긴한 물건이 텐트 슈즈이다. 다운이 충전된 덧버선이며, 용도와 가격에 따라 내한 등급이 다른 다양한 제품이 시판된다. 사진 속의 것은 오 년 전쯤 니콘클럽 장터에서 구했다. 아웃도어용은 아니지만, 문양이 마음에 들어 구입하였다.
별 덧버선이 놓여 있는 의자는 딸아이의 것이다. 지금은 반 강제(?)적인 용도 변경을 마치고 주인이 바뀌었다. 필자를 공격할 때 쓰는 장갑(裝甲) 역할을 한다. 좀 있으면 카메라도 들고 나갈 태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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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
.
.
류시화님의 '여우 사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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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home.html
앞으로는 하쿠타케, 맥홀츠, 이케야-세키, 헤일-밥, 이대암님의 Yi-SWAN과 같이 아마추어 천문인의 이름을 붙인 혜성은 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지구를 방문 중인 Pan-STARRS 혜성을 발견한 주인공은 Pan-STARRS 1 프로젝트의 핵심 장비인 PS1 2 광시야 망원경이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탐색하고 면밀히 분석하여 지구에 미칠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졌다. 하와이 할레아칼라 산 정상에 14억 화소 카메라를 달고 서 있다. 3
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design-features/camera-small.htm
600×600 화소의 CCD 4,096개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38,000×38,000 픽셀 센서
http://www.staradvertiser.com/news/20110225_Maui_telescope_spots_19_near-Earth_asteroids.html
2011년 1월 29일 하룻밤 새 19개의 소행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Pan-STARRS가 일구어 낸 성과가 훌륭하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 또한 존경스럽다. 하지만, 혜성 사냥꾼의 열정은 설 자리를 잃어 갈 것이다. 크게 히트한 한국 영화 '친구'에는 '조오련이하고 바다거북이하고 수영 시합하모 누가 이기겠노?'라는 물음이 나온다. 필자는 이를 태생이 건달인 자와 건달이 되고 싶은 자를 비교하는 은유라고 해석한다. 바다거북이 유오성과 조오련 장동건의 대결이 결국 장동건의 죽음을 부르듯, 오로지 혜성 탐색을 위해 태어난 시스템과 '별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인 사이에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능력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인하여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21세기이다. 수많은 무명씨들의 땀과 희생으로 문명을 일궈낸 인류가 위려마도의 어리석음에 빠져 가는 건 아닌지 새김질해 보아야 하겠다. 4
하쿠타케와 그의 FUJINON 25×150 쌍안경. 직시형 접안부를 수없이 들여다보았을 인고의 시간이 느껴진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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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poly night sky edition은 결국 반품되었다. 'Hold on review'라는 표현이 준 기대는 신기루였다. 오늘 아침, i-parcel을 제치고 Amazon에서 메일이 왔음을 확인하는 순간 희망이 사라졌다. 우리라면 '환불 처리 중'이라고 할 것을 미국인들은 '검토 중'이라 하니, 외국인은 생김새만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물품이 배송사로부터 반송되면 그 주문은 취소된다. 환불이 진행되며 구매하려면 새로이 주문해야 한다. 필자의 불찰이며 관계자들이 해 왔고 해야 할 수고를 생각하면 불평할 처지가 못 된다. 우주 투자에 따르는 난관이라고 받아들이겠다.
세상의 흐름을 타는 것은 세상살이의 기본이다. 바뀐 인심과 개정된 법규를 몰라 겪는 낭패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게 된다. 변화에 둔감해서는 함께 흘러가기 어렵다. 이번 Monopoly 사건은 작은 일이지만, 속도감 있는 세상에서 경험에만 의존하다간 시대에 뒤떨어지게 됨을 가르쳐 주었다.
본의 아니게 국제 사기를 친 적이 있다. 이 또한 Amazon과 얽힌 일화이다. 히딩크 신드롬이 여전하던 2005년, 두 장의 CD를 amazon에 주문했다. 하나는 Nana Mouskouri의 Roses & Sunshine 앨범, 다른 하나는 Alan Parsons Project의 Best였다. 그녀의 Sweet surrender와 그들의 Eye in the sky 1를 듣고 싶었으나 국내에선 절판 상태였으며 특히 전자는 중고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판매자가 달랐기에 따로 배송이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나나 무스꾸리 CD는 오지를 않았다. 정치인이 제일 무서워한다는 '배달 사고'가 난 것이다. 할 수 없이 환불을 요청하였고 소중한 외화를 돌려받았다. 2
TV 연속극도 아니면서 잊을 만하니 일이 생겼다. 일 년이 지날 무렵 나타난 그녀가 직장 책상 위에 떡하니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를 거쳐 온 걸까? SF 호러 중에 'Event Horizon'이라는 수작이 있다. 태양계 탐사 임무를 맡은 우주선이 해왕성 부근에서 사라진다. 7년 후 나타난 우주선은 스스로가 악령이 되어 있었다. Event Horizon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우주선이 만신창이가 되었듯, CD도 겉포장은 상태가 험했다. 하지만, 케이스가 깨져 온들 불만이 있을 리 없다. 그 CD를 꺼내 들 때면 환불 요청 사유에 입력했던 'I never received my order.'가 아른거린다.
지구를 위한 한 시간, Earth hour (0) | 2013.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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