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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poly night sky edition은 결국 반품되었다. 'Hold on review'라는 표현이 준 기대는 신기루였다. 오늘 아침, i-parcel을 제치고 Amazon에서 메일이 왔음을 확인하는 순간 희망이 사라졌다. 우리라면 '환불 처리 중'이라고 할 것을 미국인들은 '검토 중'이라 하니, 외국인은 생김새만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물품이 배송사로부터 반송되면 그 주문은 취소된다. 환불이 진행되며 구매하려면 새로이 주문해야 한다. 필자의 불찰이며 관계자들이 해 왔고 해야 할 수고를 생각하면 불평할 처지가 못 된다. 우주 투자에 따르는 난관이라고 받아들이겠다.
세상의 흐름을 타는 것은 세상살이의 기본이다. 바뀐 인심과 개정된 법규를 몰라 겪는 낭패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게 된다. 변화에 둔감해서는 함께 흘러가기 어렵다. 이번 Monopoly 사건은 작은 일이지만, 속도감 있는 세상에서 경험에만 의존하다간 시대에 뒤떨어지게 됨을 가르쳐 주었다.
본의 아니게 국제 사기를 친 적이 있다. 이 또한 Amazon과 얽힌 일화이다. 히딩크 신드롬이 여전하던 2005년, 두 장의 CD를 amazon에 주문했다. 하나는 Nana Mouskouri의 Roses & Sunshine 앨범, 다른 하나는 Alan Parsons Project의 Best였다. 그녀의 Sweet surrender와 그들의 Eye in the sky 1를 듣고 싶었으나 국내에선 절판 상태였으며 특히 전자는 중고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판매자가 달랐기에 따로 배송이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나나 무스꾸리 CD는 오지를 않았다. 정치인이 제일 무서워한다는 '배달 사고'가 난 것이다. 할 수 없이 환불을 요청하였고 소중한 외화를 돌려받았다. 2
TV 연속극도 아니면서 잊을 만하니 일이 생겼다. 일 년이 지날 무렵 나타난 그녀가 직장 책상 위에 떡하니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를 거쳐 온 걸까? SF 호러 중에 'Event Horizon'이라는 수작이 있다. 태양계 탐사 임무를 맡은 우주선이 해왕성 부근에서 사라진다. 7년 후 나타난 우주선은 스스로가 악령이 되어 있었다. Event Horizon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우주선이 만신창이가 되었듯, CD도 겉포장은 상태가 험했다. 하지만, 케이스가 깨져 온들 불만이 있을 리 없다. 그 CD를 꺼내 들 때면 환불 요청 사유에 입력했던 'I never received my order.'가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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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 가니 함께 하는 놀이도 다양해진다. 유치원에 다닐 때는 3D tic tac toe, gobblet, diamond, battle ship과 같은 보드게임들을 했었고, 초등학생이 된 후로는 rummikub를 주로 하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서너 판은 해야만 하는 필수 일과 중 하나이다. 필자가 rummikub를 외칠 상황이면 등에 매달려 입을 막아 대고, 수첩에 전적까지 기록해 가며 즐거워하는 딸을 보노라면 지친 세포 하나하나가 재생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두뇌는 특정 시기에 활발하게 발달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으므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학습이나 운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드게임도 연령에 적합한 것을 가지고 놀아야 스스로도, 함께 하는 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scrabble을 좋아해서 scramble까지 갖고 있지만, 딸아이와 겨루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따금 할 새로운 게임으로 monopoly night sky edition을 주문하였다. monopoly는 부루마블의 원조로서 백여 가지에 이르는 변종이 있다고 하며, 그중 우주 또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night sky, U.S. space program, star wars, planet earth edition 등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NASA에서 제공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는 점에 눈길이 가는데, 우주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일상화된 미국인들의 문화가 부럽다. ebay 검색창에 'astronaut'을 쳤을 때 나오는 길고 긴 페이지들을 본다면 필자의 견해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monopoly 우주 에디션들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기에 amazon에서 구입했다. 판매가 32.91달러에 육박하는 배송비(amazon global expedited shipping) 32.71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네 자녀를 키우는 동갑내기 직장 동료를 포섭하여 두 개를 주문하였다. 배송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우주에 투자해야 하는 바쁜 봄날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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