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초등학생 시절, 필자는 로켓을 만들어 발사하곤 했다. 요즘은 물로켓이나 에어로켓과 같이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없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자작이었다. 용돈이라는 천 자릿수 예산, 뉴턴의 제3법칙[각주:1]을 주워들은 기술력, 화약 좀 만져 봤다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제작했던 로켓은 신호총 화약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고체 로켓이었다. 설계와 재료는 물론이고 제작, 발사, 회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은 지금껏 유효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왕개미나 한 마리 태우는 적하능력에, 1m쯤 솟아오르는 보잘 것 없는 추력을 지녔지만, 추진체를 1개 사용하는 1단 로켓에서 추진체 4개[각주:2]를 동시에 사용하는 후기형까지 개량을 거듭해 갔던 추억은 방시레 웃기에 충분하다.
세월이 지나 미국 ESTES사[각주:3]의 모델 로켓을 접한 후 선진국의 소년 소녀들이 누리는 과학적 풍요로움에 적잖이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였고, 먹고 사는 것에 득 되는 것이 아니면 부질없는 짓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근시안적 가치관이 안타깝기도 하였다.
필자는 초등학교 이후로는 더 이상의 고체 로켓을 자작하지 않았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헌신과 같은 말이다. 어려운 일이며, 고독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곧 한 가지 일에 천착하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오오히라 타카유키!

주어진 삶에 단 하나를 바치기로 마음 굳힌 남자다. 자본이 아닌 열정으로 플라네타륨 기술을 선도하는 실천가다. 그의 저서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안에는 즐거움과 융합된 극기와 사명감이 스며 있다.
신묘년이 저물어 간다. 새로운 포부를 되뇌기 보다 방법적 변화를 찾아야 하는 시기다. 카메라는 들고 다녔으나 사진이 없는 기이함에 고민하는 아마추어들에게, 과정이라 일컫는 외롭고도 행복한 동굴의 내부를 이 책은 속속들이 보여 준다.



 




 




 




  1. 작용 반작용의 법칙 [본문으로]
  2. 추진제 4개를 동시에 점화하지 못하면, 로켓이 지상에서 솟구친 이후 점화되는 나머지 추진제로 인해 땅으로 곤두박질치곤 했다. [본문으로]
  3. http://www.estesrockets.co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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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 백화점의 세밑 주제는 호두까기 인형이다.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린 날 호프만의 동화에서 느꼈던 정서가 포근함으로 되살아났다. 인형들만 진열하였다면 자칫 외로울 수 있음에 별이라는 예쁜 보물을 선사하여 서로를 하나로 묶어준 공간 디자이너의 마음결 또한 따뜻하다.
인형은 사람을 구분짓거나 거스르지 않으며, 기쁨과 슬픔, 외로움을 함께 하는 소통과 이입의 존재로서 우리 곁에 머문다. 사진 속의 호두까기 인형들처럼 별을 지키고 선물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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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진 이후로 늘 마음에 둔 장비가 있었으니 휴대용 추적 장치[각주:1]가 그것이었다. 일주사진도 매력이 있지만 모든 작품을 궤적으로 채우기 보다는 다양한 형식미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후보로 올렸던 제품들로는 KENKO의 SKY MEMO-R, VIXEN의 GP GUIDE PACK 등이 있었다. 하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며 납축전지를 사용하는 불편함이 있어 후순위로 남겨 놓고 지내왔는데, 근래에 들어 TG-SPⅡ, MUSICBOX, TOAST, POLARIE와 같이 휴대성에 특화된 제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선택한 것이 MUSICBOX EQ2였다. 활용해 보니 외양은 소박하여도 구매 가치가 충분함을 알게 되었고 trail 사진에만 사용해왔던 핫셀블라드 567[각주:2], 전천(全天), 펜탁스 67과 같은 필름 카메라를 위해 TOAST Pro를 추가로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뮤직박스 EQ2와 토스트 프로는 모두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주관에 따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뮤직박스 EQ2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토스트 프로는 보다 장시간 추적 가능한 정밀도[각주:3]를 들 수 있다. 두 기종 모두 아름다운 별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니 여건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면 한 걸음 나아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치화하거나 기계적인 분석이 아닌 사용자의 견해로서 두 기종의 장단점을 몇 가지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뮤직박스 EQ2는 태엽을 감아줘야 작동하고 1/2 배속으로의 변속과 복귀가 어려운 반면, 사용자가 추적 속도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토스트 프로는 모든 조작을 스위치 3개(본체 스위치 2개, 전지 박스 스위치 1개)로 할 수 있지만 일반 사용자가 추적 속도를 자가 교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뮤직박스 EQ2는 삼각대의 헤드에 체결한 후 별도의 헤드를 자체에 장착해야 하지만 토스트 프로는 구조적으로 삼각대의 헤드 장착용 볼트에 직결하는 것이 가능하다.(사진 속의 토스트 프로는 뮤직박스 방식으로 쓰기 위해 플레이트를 달아 놓았다.) 뮤직박스 EQ3가 발매된다면 이 점이 개선되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뮤직박스 EQ2의 중량은 600g, 토스트 프로는 1500g이다. 부피와 중량, 무전원이라는 점에서 뮤직박스 EQ2는 휴대하기가 매우 편하며, 배터리 소진이나 회로 상의 문제 등 갑작스레 사용 불가한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1. 흔히 피기백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조상호님의 '천체사진 길라잡이'에 따르면 적도의에 올린 망원경 경통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촬영하는 방식을 피기백이라 정의하고 있다. 영한사전에도 '컨테이너를 적재한 트레일러를 화차에 실어 수송하는 복합 수송 방식'이 piggy back이라 나오니, TOAST Pro와 같은 장비는 피기백 적도의로 부르기보다 '추적 장치'라 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은 그저 '추적 촬영'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결정적으로, 뮤직박스나 토스트 류는 적경축만 있고, 적위축은 없으니 적도의가 아니다. [본문으로]
  2. 핫셀블라드 500C/M의 마운트를 펜탁스 67 렌즈 전용으로 개조하였다. 67 렌즈는 핫셀블라드와 달리 셔터가 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B셔터 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지구 안에 한 대뿐인 장비일 것이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유일하다. 핫셀블라드 567로 명명하였다. [본문으로]
  3. 토스트 프로는 북극성 도입 구멍만으로 정렬했을 경우 100mm 렌즈로 4분간 추적 가능하다고 설명서에 씌여 있다. 뮤직박스 EQ2의 매뉴얼에는 50mm 렌즈로 4분 이내를 권장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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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4) 드라이버를 늘 지참한다.


Tip이라는 제목 아래 4개의 글을 연재하였다. 세 번째 Tip까지 다뤘던 내용 중에는 필수적이지는 않고, 오로지 사용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방법도 있었다. 반면에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네 번째 Tip은 촬영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경험적 안내이다. 
뮤직박스 EQ2는 사용 중에 외부 부속의 체결력이 약해지는 증상이 발생한다. 볼헤드를 장착하는 원형 마운트와 삼각대에 연결하는 원형 마운트가 그것으로서 구도를 자주 변경할수록 헐거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매뉴얼에는 정밀한 작동을 위해 의도적으로 약하게[각주:1] 체결해 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으나, 유격을 없애고 촬영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흔들거리는 마운트는 추적의 정밀도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십자드라이버가 포함된 맥가이버 칼이나 주먹 드라이버를 늘 지참하여 유격이 생길 때마다 조여주는 것이 적절한 대처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외부의 원형 마운트를 내부의 금속 구조부에 고정시킬 수 있게 가공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저 드라이버 한 개 갖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책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간다.





 

삼각대 마운트를 분해한 모습이다. 이 부분은 볼헤드 마운트에 비하면 풀어지는 경우가 적다. 다시 체결할 때는 볼헤드 마운트에 닿지 않도록 삼각대 마운트의 상하 방향에 유의하여야 하며, 내부에 사용자가 손댈 만한 부분도 없으니 분해하지 말고, 외부 나사만 조여주면 된다.  



 

볼헤드 마운트를 분해한 사진이며, 마운트 아래 2개의 나사로 고정된 부분은 사용할 때마다 유격이 발생한다. 중요 부품인 웜휠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뮤직박스의 작동이 완전히 멈추면 1분 이상 기다린 후 마운트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풀어낸다. 나사를 조인 후 마운트를 다시 연결할 때[각주:2], 나사 머리에 작은 고무 조각을 끼우면[각주:3] 마운트가 풀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이상으로 사용하며 알게 되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하였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지만 가격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는 뮤직박스 EQ2는 사용자의 경험과 애정에 따라 별 풍경 사진을 위한 주력 장비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휴대용 추적장치는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를 장만하고자 하는 분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적절한 선택과 사용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1. 마운트 체결 시 웜휠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나사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본문으로]
  2. 강하게 조이려 렌치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웜휠 손상을 막기 위해 악력만으로 체결하는 것이 알맞다. [본문으로]
  3. 위 사진에서는 반투명한 고무를 사용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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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3) 앵글 레벨과 극축망원경을 사용한다.


뮤직박스 EQ2에는 기본 사양으로 경사계[각주:1]가 장착되어 있다.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의 극축 정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중력에 의해 지면을 향하는 원형 금속편 하나와 지지 볼트 하나로 구성된다. 기계는 부품의 수가 적을수록 고장 가능성이 감소하므로 뮤직박스 EQ2의 경사계는 궁극의 신뢰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형 금속편에 부착된 지침이란 것이 수작업으로 부착한 화살표 스티커에 불과한 까닭에 제품의 심미성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능은 충분하지만, 조작감과 정확성을 중시한다면 아래 사진과 같이 공구점에서 판매하는 앵글 레벨[각주:2]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중력 방향을 지향하는 추를 이용하지만, 눈금이 세밀하고, 지침이 예리하여 뮤직박스 EQ2의 각도를 37.5도[각주:3]로 맞추기 편리하다. 
앵글 레벨 하단에는 철물에 부착할 수 있도록 자석을 끼운 철편 2개가 내장되어 있다. 뮤직박스 EQ2의 외장은 플라스틱이므로 흠집이 생길 수 있다. 철편은 나사 2개를 풀고 검정색 덮개를 양쪽으로 벌리면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뮤직박스 EQ2는 극축망원경까지 필요로 하는 장비가 아니지만, 극축망원경 대용 구멍을 통한 것보다 세밀한 정렬을 원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철물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클램프를 사용하여 다음 사진과 같이 장착하는 것으로, 극축망원경의 가격이 뮤직박스 EQ2의 그것에 육박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조작의 즐거움은 커질 것이다. 사진 속의 극축망원경은 TOAST Pro용으로서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클램프의 규격은 75mm를 사용하였다.

     

 
  1. 매뉴얼에서는 고도계라고 칭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사진 속의 앵글 레벨은 대형이고, 같은 모델로 소형도 판매된다. [본문으로]
  3. 서울 기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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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2) 오르골 철심은 제거하지 않는다.


뮤직박스 EQ2만이 가진 특색이지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불요 기능이기도 한 오르골 멜로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천문우주기획에서 보급하는 한글 매뉴얼에는 오르골 철심을 탈거하여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테잎 등을 부착해 음량을 줄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부언하였다.
불가하다고 쓰여 있지 않음을 응원 삼아 오르골의 덮개를 열었다. 간단히 두 개의 고정 나사를 풀어 철심을 제거함으로써 정숙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기어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작동되는 뮤직박스 EQ2를 손에 들고 흡족해하던 필자의 눈에 매뉴얼의 한 부분이 확대되어 보여졌다.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는 것이 정속이다.   


이 참에 추적 속도도 정확하게 조정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속도 조절기 회전축에 눈금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속도 조절기를 얼마나 올리고 내려야 원하는 속도가 나오는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 태엽을 감고 1분 후부터 태엽 손잡이 축의 1회전 시간을 측정한다 . 
                   2) 부정확하면, 태엽이 멈춘 후 속도 조절기를 위(느려짐) 또는 아래(빨라짐)로 조정한다.
                   3) 위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도록 조정한다.
  

쉬어 가며 하지 않고는 끝을 보기 어려운 반복 끝에 오차 없는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더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철심을 제거한 후부터는 오르골의 작동 속도가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철심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철심은 오르골 원통에 돋은 요철에 의해 튕겨지며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마찰과 저항을 제공해 정속으로 태엽이 풀리게 하는 중대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다시 철심을 부착하는 것이며, 이 때 요철로부터 철심을 이격하는 간격이 중요하다. 위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으로서, 좁으면 둔탁한 연주와 함께 느리게 연주되고, 넓으면 작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연주된다. 재장착의 핵심은 전형적인 오르골 음색으로 30초 동안 연주되는 위치에 고정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 하도록 정확히 설정해냈다. 조정된 속도는 본체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다. 언뜻 보면 뮤직박스 EQ2는 문제가 많은 장비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임의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다. 

 
                  1) 고가의 적도의도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작은 드라이버 하나로 교정해가며 쓸 수 있다.
                  2) 1/2배속으로 조정함으로써, 성경(星景)사진 촬영 시 풍경의 흐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기계는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며, 그 과정에서 알아가는 것들은 무형의 자산이 된다. 뮤직박스 EQ2 속에는 사용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슴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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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1) 디지털카메라, 광각렌즈, 디퓨져 필터를 사용한다.


뮤직박스 EQ2는 비교적 저렴하고, 매우 가벼우며, 사용 방법이 간단한 초소형 추적장치이다. 더욱이 축전지나 건전지가 아닌 오르골을 동력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대개 장식용 소품으로 오르골을 접했던 까닭에 추적 성능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며, 타사 제품들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인해 근거 없는 저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장비의 성능은 사진으로 말해야 하는 법! 뮤직박스 EQ2에 5D mark2와 EF 17-40mm F4L USM을 올리고 2분간 추적하여 얻어낸 사진들은 판매처의 홍보 문구에 과장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노출을 더 길게 주려면 보다 정밀한 극축 정렬이 필요하겠지만, 뮤직박스 EQ2는 6분으로 설계된 오르골을 장착하고 있으며, 작동이 안정적이지 않은 초반과 종반의 각 1분을 뺀 4분 이내의 노출을 권장한다. 따라서 감도를 높이고[각주:1] 광각 렌즈[각주:2]를 사용하는 경우, 본체에 뚫려 있는 극축망원경 대용 구멍 이상의 장치는 필요하지 않다. 하물며 밝은 렌즈를 사용한다면 대부분의 밤하늘을 구상하는 대로 담아낼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별들의 자태를 영롱하게 담으려면 필터가 필요하다. 별빛은 점광원이기에 노출을 오래 주어도 센서 상에는 밝기가 다른 점들이 나타날 뿐 별들의 시직경에는 별 차이가 없다. 뮤직박스 EQ2와 함께 Soft 필터나 Diffuser 필터를 사용하면 밝은 별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나므로 밤하늘의 빛나는 느낌을 짧은 노출만으로도 리듬감 있게 살려낼 수 있다. 


★ 뮤직박스 EQ2를 사용하여 촬영한 사진은 하단의 트랙백(삼각형과 육각형)을 따라 가면 볼 수 있다.



 

전설적인 접사용 삼각대 VELBON mini-F에 뮤직박스 EQ2를 연결한 모습. 에밀레 헤드는 파노라마 인덱스의 직경이 뮤직박스의 볼헤드 마운트 직경보다 크므로 체결하고 해제하기가 수월하다. 포토클램 제품으로는 PC-33보다 큰 모델을 사용해야 편리하다.


 

  1. 1600 이하 권장 [본문으로]
  2. 50mm 이하 권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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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천문대로 더 많이 불리는 송암스페이스센터에 다녀왔다. 네 번째 방문임에도 늘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천체관측시설에 그치지 않고, 별빛을 향유하는 테마파크를 지향하기에 여러 세련된 시설들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곳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자리한다. 큰키나무들을 사열하는 진입로부터 하늘정원을 거쳐 계명산 형제봉[각주:1] 위의 뉴턴관까지 옮겨 가노라면 누구라도 문화로서의 별과 우주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중, CLC[각주:2]는 송암스페이스센터 설립자이신 송암 엄춘보 선생님의 숭고한 뜻에 걸맞는 시설로서 1986년 1월 28일 발사 73초 후 폭발한 우주왕복선 Challenger호의 일곱 우주인들을 기려 설립된 Challenger 재단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우주에서의 활동과 임무를 체험할 수 있는 과정과 시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1년 11월 현재, 미국 내의 46개소에 캐나다 Toronto, 영국 Leicester, 한국 송암천문대를 더해 총 49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우주를 향한 교육적 관심으로 보아도 대한민국은 아시아를 인도할 자격이 있다. 
서울에서 가까우며, 계곡이 좋고 여흥을 위한 기반이 갖춰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흥과 이를 품고 있는 농업도시 양주는 문화(文化)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으나, 훌륭한 천문대가 들어섬으로써 어엿한 도시로서의 자격 한 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송암스페이스센터가 양주의 어깨를 펴주는 문화(文火)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주관측돔이 있는 뉴턴관에 가기 위해선 알비레오를 모티브로 하여 적색과 청색이 짝을 이루는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산마루에 오르면 처음으로 국산화된 구경 60㎝의 리치크레티앙식 망원경을 만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Challenger Center 기념 로고




Challenger Learning Center 입구


글을 마치며, 챌린져호에서 산화한 여자 과학선생님 Christa McAuliffe에게 바치는 John Denver의 추모가 'Flying for me' 중 몇 소절을 싣는다.
                 

She was flying for me.
She was flying for everyone.
She was trying to see a brighter day for each and every one.
She gave us her light, she gave us her spirit, and all she can be.
She was flying for me.

 


  

  1. 해발 440m [본문으로]
  2. Challenger Learning Center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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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는 TEDDY BEAR MUSEUM이 있다. 다양한 주제와 상황에 맞춰 Teddy bear를 전시한 디오라마들을 보노라면 포근한 동심이 마음 속에 피어난다. 
어린 시절, 낡은 곰인형의 푸른 빛 도는 하얀 얼굴을 검정색 매직으로 성형[각주:1]시켜 주었던 추억이 있다. 그 녀석도 테디 베어였는지는 어렴풋하여 알 수 없지만, 어린이들에게 인형은 특별한 친구다. 정서가 다른 외국 태생이라 하여도 꼬마들에겐 중요하지 않다. 같이 놀 수 있다면 다 좋은 것이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인형으로는 프랑스의 마리오네뜨와 기뇰,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미국의 바비 등이 있고, 일본의 마네키네코와 다루마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의 꼭두각시는 나라 안에서조차 대중적이지 못하므로 어린이들에겐 친근하지 않을 수 있다. 안타깝지만 존재의 가치가 상업성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세상이므로 전통에 대한 옹호만으로는 변화시키기 어려운 현실이다. 
공연의 도구이거나, 유희의 대상이거나, 염원의 상징물인 인형들은 크기나 모양, 움직임이 각양각색이다. 다양성이라는 매력을 품고 인간의 곁을 지켜주는 인형들에게 메마르고 굳어져 가는 인간의 심장을 언제까지라도 어루만져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인상 깊었던 디오라마로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상황을 재현해 놓았다. 손 흔드는 암스트롱보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올드린에게 더 눈길이 간다.



 

  1. 성형이라 쓰고 망쳐 놓았다고 읽는다. ㅜ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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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8

별표 원고지 2011. 11. 7. 23:06
11월 3일 02시 47분[각주:1], 대한민국이 잠든 사이 중국의 선저우(神舟) 8호와 텐궁(天宮) 1호[각주:2]가 도킹에 성공하였다. 화약과 나침반을 발명한 나라답게 극한의 기술이 요구되는 우주 개발에서 장족지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내부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바를 향해 힘 있게 나아가는 중국과 이미 발사체 기술을 상용화 해낸 일본을 보며, 지난날 이 땅을 피로 물들였던 두 나라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첫 우주인 배출이라는 국가적 경사가 있었다. 당시 범국민적 경쟁을 거쳐 고산과 이소연 박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고, 두 사람은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30㎞ 거리의 가가린 우주센터에 파견되어 우주인으로서의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소유즈 로켓에 몸을 싣는 영예는 여성 후보에게 주어진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이 극적인 과정이 보여준 교훈은 우주로 가는 길의 험난함이었고, 기술적 고립무원에 처한 국가의 한계였다. 지금까지도 우주인 배출 사업이 가진 가치와 성과를 폄하하는 의견이 다분하다. 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논쟁조차도 훗날을 위한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아래 이미지는 그해 발행된 기념엽서이다. 기념우표는 발행되지 않았다. 이 점은 고무적인 일로 해석된다. 한국인이 우주에 다녀왔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지만, 진정한 축하는 다음을 기약하였다. 원대한 목표를 향한 불가결한 과정으로 우주인 배출 사업을 정의하고 있다. 이소연 박사의 두 손에 담긴 새싹을 보라. 기술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성취를 이루는 어느 날을 위해 남겨둔 기념우표가 어서 보고 싶다.    







위 이미지는 같은 해 발행된 크리스마스 씰이다. 2008년은 우리들에게 성큼 다가온 우주를 볼 수 있었던 의미 깊은 한 해였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되새길 만한 과학적 성취가 많음에도 거리감 있는 대상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점은 아쉽다.          



  1. 우리나라 시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표준시는 일본의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고베와 오사카 사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는 우리 땅 독도에서도 278㎞나 떨어져 있어 대한민국 표준시가 평균태양시보다 30분 빠른 문제가 있다. 자주국가로서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대한제국 시기와 해방 직후 사용하였던 127도 30분을 표준자오선으로 삼아야 하겠다. [본문으로]
  2. 우주정거장 건설 기술 축적을 위한 시험용 정거장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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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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