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2) 오르골 철심은 제거하지 않는다.


뮤직박스 EQ2만이 가진 특색이지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불요 기능이기도 한 오르골 멜로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천문우주기획에서 보급하는 한글 매뉴얼에는 오르골 철심을 탈거하여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테잎 등을 부착해 음량을 줄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부언하였다.
불가하다고 쓰여 있지 않음을 응원 삼아 오르골의 덮개를 열었다. 간단히 두 개의 고정 나사를 풀어 철심을 제거함으로써 정숙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기어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작동되는 뮤직박스 EQ2를 손에 들고 흡족해하던 필자의 눈에 매뉴얼의 한 부분이 확대되어 보여졌다.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는 것이 정속이다.   


이 참에 추적 속도도 정확하게 조정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속도 조절기 회전축에 눈금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속도 조절기를 얼마나 올리고 내려야 원하는 속도가 나오는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 태엽을 감고 1분 후부터 태엽 손잡이 축의 1회전 시간을 측정한다 . 
                   2) 부정확하면, 태엽이 멈춘 후 속도 조절기를 위(느려짐) 또는 아래(빨라짐)로 조정한다.
                   3) 위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도록 조정한다.
  

쉬어 가며 하지 않고는 끝을 보기 어려운 반복 끝에 오차 없는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더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철심을 제거한 후부터는 오르골의 작동 속도가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철심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철심은 오르골 원통에 돋은 요철에 의해 튕겨지며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마찰과 저항을 제공해 정속으로 태엽이 풀리게 하는 중대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다시 철심을 부착하는 것이며, 이 때 요철로부터 철심을 이격하는 간격이 중요하다. 위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으로서, 좁으면 둔탁한 연주와 함께 느리게 연주되고, 넓으면 작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연주된다. 재장착의 핵심은 전형적인 오르골 음색으로 30초 동안 연주되는 위치에 고정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 하도록 정확히 설정해냈다. 조정된 속도는 본체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다. 언뜻 보면 뮤직박스 EQ2는 문제가 많은 장비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임의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다. 

 
                  1) 고가의 적도의도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작은 드라이버 하나로 교정해가며 쓸 수 있다.
                  2) 1/2배속으로 조정함으로써, 성경(星景)사진 촬영 시 풍경의 흐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기계는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며, 그 과정에서 알아가는 것들은 무형의 자산이 된다. 뮤직박스 EQ2 속에는 사용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슴어 있다.       



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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