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인류학에서는 활이나 투겁창처럼 두 개 이상의 요소가 조합된 도구의 사용 여부로 구인류와 신인류를 구분한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주력 에너지의 종류, 즉 물리력과 전기력의 사용 경험치에 따라 구세대와 신세대로 나눌 수 있겠다. 

코흘리개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들은 태엽을 감아야 작동하는 것들이 많았다. 팽이도 줄을 감아 던져야 했으니 장난감은 감는 것이라는 등식이 머릿 속에 남아 있다. 초등학생이 되니 점차 건전지를 사용하는 물건들이 늘어났는데, 당시의 국산 건전지[각주:1]는 지금의 중국산 초저가 제품과 별 차이가 없었다. 허접한 외양에 누액은 기본이었고 수명도 짧았지만, 국산 브랜드가 있었다는 사실과 우주과학적인 그 이름은 언제 생각해도 흐뭇하다. 중학교 때 친구가 보여준 SONY 워크맨에는 껌처럼 기다란 충전지가 들어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느꼈던 신기함은 지금껏 잊혀지지 않는다.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도착한 2012년은 2차 전지에 사활을 거는 대기업들의 경쟁이 무르익은 가운데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이 뒤쳐지는 판세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70년대 어린이 잡지[각주:2]에서 본 '미래 세계'의 운송 수단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실주행하는 지금, 충전지의 성능은 의식주에 버금가는 비중을 차지하려 한다. 

디지털이 자리 잡은 사진계에 있어서도 고효율 배터리에 대한 갈증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간다. 필자는 LP-E6[각주:3]을 다섯 개 사용하며, LC-E6E[각주:4]는 두 대를 쓰고 있다. 많이 찍어서가 아니라, 주로 외진 곳으로 출사하는 까닭에 쓰고 남을 만큼 지참하는 것이 마음 편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무턱대고 충전지만 챙기는 것이 능사일 수는 없다. 자신의 촬영 스타일에 맞는 준비가 이상적 방법이며, 이를 위한 장비 하나를 소개한다. 자동차는 직류를 사용하며, 가전제품은 교류를 사용한다. 따라서 카메라 충전지를 차에서 충전하려면, 해당 카메라 전용 차량 충전기를 구입해야 한다. 어떤 것이든 '전용'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나, 교체 주기가 짧은 제품일수록 단점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장비가 Inverter로서, 직류를 교류로 변환해 주는 편리한 장치이다. 자동차에 가정용 콘센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라! 출력되는 전류량과 전압에 따라 종류과 가격이 다양하며, 알맞지 않은 기기와의 연결 시 작동되지 않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테슬라와 에디슨의 운명을 가른 두 가지 전류가 디지털 시대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며 장단점을 고수하는 모습은 근래의 갖가지 세대 구분을 E세대[각주:5] 하나로 통합하자는 제안을 구상해 보게 한다. 어쨌거나, Inverter는 노마드족으로서의 자유를 확장시켜 주는 확실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1. 로*트 [본문으로]
  2. 소년중앙과 어깨동무는 어린이 교양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본문으로]
  3. 5D2 및 5D3용 충전지 [본문으로]
  4. LP-E6용 충전기 [본문으로]
  5. Electro-generati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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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져 리그의 겨울을 스토브 리그[각주:1]라고 부른다. 연봉 협상과 계약이 난로를 켜 놓은 실내에서 이루어진 데서 생긴 표현이다. 

어떤 활동이든지 행하기 좋은 시기가 있다. 화려하고 선명한 은하수는 여름 밤의 자랑이지만, 요즘은 비 오는 날이 많다. 개콘 정여사식으로 하자면 많아도 너~무 많다.
무언가를 바꿀 수 없다면 그것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발전적 순응'이어야 한다. 여름은 발전적 순응기이다.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 시기는 카드 리그[각주:2]이기도 하다. 지난 촬영 과정에서 소요되었던 소품이나 장비의 자작에는 재료가 필요하고, 구입에는 재정이 요구되니 여름은 결제의 계절이 되곤 한다. 고난의 행군이 기다리지만...  

필자는 평소 안경을 끼지 않는다. 눈이 좋지는 않으나 나쁘지도 않기에 운전할 때만 의도적으로 착용한다. 잡광이 많던 어느 날 밤, 완전 교정 도수의 안경이 있으면 '다른' 밤하늘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별 감상 전용 안경을 맞추었다.[각주:3] 

무광 흑색 테에 목걸이 연결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한 후, 별 문양이 날염된 운동화 끈[각주:4]을 달아 주었다. 강남 스타일은 아니지만, 하늘을 보는 눈[각주:5]을 마련해 두니 자족감은 충분하다. 80년대 중국의 대외정책인 도광양회에 비견되는 여름을 나고 있다고 최면을 걸어 본다.

 

 

 

  1. Stove league [본문으로]
  2. credit card league [본문으로]
  3. 카메라 렌즈와 격을 맞추기 위해 HOYA 비구면 렌즈를 장착하였다. [본문으로]
  4. ABC마트에서 구입 [본문으로]
  5. Govert Schilling의 저서, '하늘을 보는 눈'(원제 : Eyes on the skies)을 참고한 표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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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kma.go.kr/weather/images/satellite_basic02.jsp



지금 창밖은 온통 비바람이다. 희끗한 이면을 드러내며 Bolaven을 경고하는 숲의 요동이 풍랑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에서 태어난 태풍과 뭍에서 자라난 인간이 만날 때, 서로는 모든 것을 건다. 전자는 소멸을, 후자는 생명을...
폭풍우처럼 지나간 전설을 추억하는 곳이 도시 안에 있다. Starbucks는 무변대해가 주는 고독과 긴장을 벗삼아 영민한 백경과 사투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Moby Dick에서 유래한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같은 선 굵은 장면들을 각인시키던 포경선 Pequod호의 일등 항해사로서, 커피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는 인물이 Starbuck이다.
오가는 이들을 끌어모을 매력적인 이미지의 차용이 성쇠를 결정짓는 기호품 기업에 있어 보편성과 중의성을 지니는 캐릭터는 필수 아이템이다. 누군가에겐 부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넘치기도 하는 대인(對人) 자기장을 매력이라 한다면, 브랜드 가치는 대금(對金) 자기장이며 경쟁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Starbucks의 Starbuck은 기업 정체성 구축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다.   
Starbucks의 로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Siren을 형상화한 것으로,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뱃사람들의 영혼을 빼앗는 악령, 즉 험난한 여정을 이겨낸 커피 무역상들의 항해 전통을 상징한다. 초기 로고에는 별 문양이 없었으나, 후에 추가된 것으로 보아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1월 22일자 뉴욕타임즈는 맨해튼 6번가와 45번가의 Starbucks가 관리 편의를 위하여 매장 내 화장실을 직원 전용으로 전환했다는 사실과 이에 따른 시민들의 반발을 보도했다.[각주:1] 이틀 뒤 이 기사를 옮긴 국내 모 일간지에서는 Starbucks를 '별'다방이라 불렀다. 기자의 익살이었겠지만, Starbucks는 대양을 향수하는 '바다'다방이다.       

 

 

 

Starbucks logo coin tin set

 


필자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 스타벅스에는 초콜릿 사러 가끔 간다. 동그란 양철 깡통이 맘에 들어 구입한다.




 

  1. 뉴욕에는 공영 화장실이 다섯 곳 뿐이라니 기사화 될 만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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