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D mark Ⅲ, EF 24mm F1.4L Ⅱ
마트에서 사 온 현대판 조롱이떡을 먹었다. 조롱박을 대체한 별과 클로버와 하트가 앙증맞다. 포장에 찍힌 유효기간은 하루였다. 단 하루 동안 만들어지고, 팔리고, 식탁에 올라야 한다. 유효기간이라는 낱말은 은근한 재촉을 통해 사람을 긴장시키곤 한다. 이 세상 한 자리를 채운 뭇사람 가운데 유효기간 없는 이가 어디 있던가? 길고 짧음의 차이가 있을 뿐 앞면에는 점유 권한이, 뒷면에는 소멸 의무가 새겨진 작은 동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우리들이다.
흔치 않은 쇠붙이는 귀금속이라 하여 대접받으며, 근래엔 희토류가 드날린다. 이렇듯 희소성은 값어치의 조건이지만, 이 한 가지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치를 떠올려 본다. 떡으로 화한 클로버가 행운을, 하트는 사랑은, 별은 영원을 상징한다면, 이들을 묶는 끈은 한시성이다.
때에 맞지 않거나 일상적인 행운은 반갑지 않으며, 언제라도 곁에 둘 수 있는 사랑은 갈등으로 퇴색된다. 무한한 듯 빛나는 별조차 탄생과 죽음의 운명을 가졌기에 아름답다. 영원할 수 없으며, 사라지고 만다는 한시성이야말로 모든 것에 내재하는 공통적 속성이며, 가치의 고갱이일 것이다.
뒤죽박죽 섞여 있는 별과 하트와 클로버 사이에서 관계와 한계를 솎아 본 오후, 하나 둘 사라지던 별들을 사진으로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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