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의 별

별꽂이 2012. 8. 21. 13:17

문화의 생명은 다양성이다. 위인전과 문고, 백과사전과 도감류의 책들이 서가를 차지하던 필자의 어린 날과 비교하면, 요즘 세대가 접하는 내러티브는 가히 상상력의 극한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류가 세계를 선도하고, 한국의 위상이 드높아진 배경에는 세련되고 다채로운 서사 방식 속에서 성장한 세대의 역할이 결정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라이카의 별'과 같은 faction이 우리나라 작가에 의해 쓰여지고 출판까지 되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이다. 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어루만지는 교훈적 이야기는 많으나, 우주 과학의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희생된 생명의 고귀함에 눈길을 주는 작가와 도서는 흔치 않다. 어린이를 위한 것으로서는 더더욱...        

나로호 3차 발사가 머지 않았다. 시월에 있을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하면 새로운 전설들이 뒤를 이을 것이다. 이 땅의 어느 귀한 생명도 라이카를 따를 것이며, 찬란한 나비로 화한 지적 도전자[각주:1]들이 과학사에 새겨질 것이다.

과학은 문화라는 배지 위에서 자랄 수 있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보이져의 태양계 탈출과 같은 성취는 도전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이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여기서 나아가 제2, 제3의 '라이카의 별'을 만들고 읽혀, 과학의 인도주의적 책임을 숭상하는 세대가 이 땅에서 자라나고 안착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총총한 별들에 마음 뺏기는 어느 날 밤, 별이 되었을 그 녀석 라이카와의 교감은 앞서 말한 나라로 가는 작은 걸음이 될 것이며 국내 최초의 견공 공식 전기[각주:2]인 이 책을 권하는 이유이다. 가자! 킨더 어린이 도서관으로!

 

 


 

 

 

 

 

 

 

 

 

  1. 知的 挑戰者. 우주 내에서 아직까지 유일한 '지적 생명체'인 인간을 패러디하여 대한민국 우주인을 표현하였다. [본문으로]
  2. 犬公 公式 傳記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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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촬영하다 보면 보다 넓은 화각의 렌즈가 아쉬울 때가 있다. 광대한 하늘에 지상 풍경까지 곁들이자면 24mm는 기본이며 그 아래 화각이 필수적이다. 광광익선(廣廣益善)이라 하겠다.

광각의 끝에는 어안렌즈가 있다. 강렬한 왜곡으로 인해 사용 빈도가 낮으나, 천체사진에서 180도 이상의 화각을 담아내는 박력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으니 바로 필터 사용의 제약이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돌출된 렌즈로 인해 전면이 아닌 후면에 필터를 장착해야 하며, 요즘 시판되는 어안렌즈는 젤라틴 필터를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Fisheye-Nikkor MF 16mm F2.8과 같이 bayonet 방식의 렌즈도 있지만, 전자와 후자 모두 구할 수 있는 필터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

점상으로 촬영하는 별풍경 사진에서는 diffuser 필터의 사용 여부가 시각적으로 확연한 차이를 만들어 내므로, 어안렌즈에 장착 가능한 diffuser 필터의 자작은 어안렌즈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된다. 

 

    

 

 

Fisheye-Nikkor MF 16mm F2.8에는 4종의 bayonet 필터가 기본 제공된다. 맨 왼쪽의 필터가 개조를 마친 diffuser 필터이며, 링 없이 놓여 있는 필터는 탈거[각주:1]된 A2 필터이다.

diffuser 필터는 가공이 용이한 COKIN P830을 사용하였다. 원형으로 연마 후 bayonet에 장착하는 과정은 안경점에 아웃소싱하였다. 순정 필터보다 COKIN 필터가 더 두꺼워서 링 밖으로 돌출되게 되지만,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Fisheye-Nikkor MF 16mm F2.8의 bayonet

 

 

 

 

니콘과 달리 젤라틴 필터를 삽입하는 방식의 캐논 렌즈[각주:2]

 

 

 

 

자작 diffuser 필터를 장착한 Fisheye-Nikkor MF 16mm F2.8

 

 

 

 

자작 diffuser 필터와 F→EF 컨버터를 장착한 Fisheye-Nikkor MF 16mm F2.8

 

 

 

 

어안렌즈 최초의 줌 렌즈인 EF 8-15mm F4L USM과 Fisheye-Nikkor MF 16mm F2.8의 외양 비교

 

 

EF 8-15mm F4L USM은 8mm에서 원상으로 촬영되므로, 135 포맷에 장착하면 전천(全天) 카메라가 된다. 하지만, Fisheye-Nikkor MF 16mm F2.8은 대각선 어안이므로 전천을 촬영하려면 120 포맷에 장착하는 개조를 거쳐야만 한다. 사진 속의 Fisheye-Nikkor MF 16mm F2.8은 전천 촬영 시의 비네팅 방지를 위해 붙박이 후드를 제거하였다. 이 경우, 렌즈 캡 또한 개조하여야 한다.

 

 

 

 

  1. 필터의 bayonet이 하늘 방향으로 가도록 필름통 위에 올린 후, 나무 젓가락을 유리면에 대고 망치로 치면 탈거된다. [본문으로]
  2. 홀더를 고정한 3개의 볼트는 너트로 체결되는 방식이 아니기에 풀거나 제거해도 렌즈 내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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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Steltzner

별표 원고지 2012. 8. 15. 15:24

Around 1984, while walking home from music gigs at night, he noticed how the position of stars change.

 

 

지난 8월 6일 CURIOSITY가 화성에 착륙했다. 성공 자체도 그렇지만, 그 이름 또한 인상 깊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사전적 해석만으로는 호기심이 가진 힘과 가능성을 설명하기에 벅차다.

NASA를 통해 중계된 착륙 실황을 지휘하던 엔지니어의 이름은 Adam Steltzner였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낸 그의 이력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외모와 함께 여운을 남긴다.

성장기와 학창 시절의 그는 인정받는 아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1984년의 어느날 밤, 별의 위치가 바뀐 것을 보게 된 그는 천문학을 배우고 싶었고, 이를 위해 수강한 물리학 수업에서 그가 가야 할 길을 깨닫는다. 그는 "I had found religion."이라고 그 순간을 회고한다. 

삶이란 모름지기 일생을 바칠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한 준비이며, 과정이며, 결과이다. Adam Steltzner의 어제와 오늘은 내재적 동기[각주:1]가 가진 위대한 동력을 되새기게 한다.    

 

 

 

 

 

 

 

 

 

 

 

 

 

  1. intrinsic motivati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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