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험은 다시 할 수 없다.

 

 

'우주희극', '보드라운 달' 과 같은 작품을 통해 SF 소설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쿠바 태생의 이탈리아 소설가 Italo Calvino가 남긴 말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 보면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듯 느끼고, 오늘 같은 내일이 기다린다는 관성적 태도를 갖기 쉽다. 하지만, 동일한 사건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양자 이론에서 말하는 우주의 근원적 속성이다. 따라서 '지루한 나날'이란, 평면적인 삶이 보여 주는 외형적 유사성에서 내면적 동일성을 찾는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의 무료함이라는 심심풀이나 자극 또는 쇄신의 대상에 우주론까지 결부시키며 점잔 떠는 것은 상식의 오류에서 나아가 인간미의 상실에 불과할 뿐이니, '공상 과학 유머' 정도로 넘기자.

22일, 영국의 팝페라 가수 Sarah Brightman이 2015년에 발사되는 SOYUZ호를 타고 ISS에 방문하는 여덟 번째 우주여행객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앞으로 있을 신체 검사라든가, 준비 과정에서의 난관 등으로 성사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쉰을 넘긴 그녀의 미소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로지 '경험'을 위해 약 3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기로 결정한 마음도 헤아려 본다.

우주는 어디에 있는가? 대기권의 최외곽인 열권은 지상으로부터 600km 이상의 고도까지 펼쳐져 있으나 극도로 희박한 까닭에, ISS는 고도 약 300km 안팍을 오르내리며 공전한다. 오로라는 고도 100∼150km 사이에서 발광하며, 대부분의 별똥별은 고도 90km에 도달하기 전 연소를 마친다. 국제항공연맹에서는 비행기와 우주기의 운항 특성에 따라 고도 100km 이상을 우주라고 규정하였다. 대략 땅으로부터 수직으로 100km를 넘어서면 우주인 것이다. 주차장에 나가 자동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건 후, 시속 100km로 1시간을 달리면 되는 가까운 곳...

매관매직의 다른 말 공천 헌금으로 시끄러운 나라에서는, 채나 평으로 가늠하는 가치를 선택하지 않은 그녀를 어리석다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로또 당첨으로도, 연금복권 1등으로도 할 수 없는 여행이 있다는 사실이 머쓱하지만, 필자에게 그런 돈이 있다면 과연 SOYUZ 탑승권을 구입할까? 그녀처럼 쉰은 넘어야 답할 수 있겠다. ^^  

       

 

 

 

http://www.msnbc.msn.com/id/48751853/ns/technology_and_science-space/#.UDZexjGe5Ii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CD장에 꽂힌 수백 장의 음반 가운데 오늘따라 빛을 발하는 그녀의 Timeless 앨범을 꺼내어 귀로 하는 우주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 다시 할 수 없을 그녀의 멋진 경험에 미리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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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blue

별을 노래하다 2012. 8. 23. 15:59

필자와 둘도 없던 친구 둘은 이민을 갔다. 말 그대로 죽마고우였던 그 녀석들이 가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생각한다. 타블로와 이름이 같았던 아이의 형은 기타 실력이 대단했다. 우리와 터울이 많이 지던 그 형님이 에릭 클랩턴, 지미 헨드릭스와 같은 기타 달인들의 곡을 연주하던 모습이 선하다. 기타도 없으면서 선물로 받았던 깁슨 피크는 어디로 갔을까?

늘 LP판이 돌아가던 그 친구 집에서 Electric Light Orchestra를 알게 된 때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니 동년배 사이에서는 꽤 앞선 문명을 접했다고 하겠다. R.E.O Speedwagon의 Keep on loving you나 Pink Floyd의 The wall, ELO의 Midnight blue는 유달리 기억에 남는다. 그중 따라 부르기 쉬운 Keep on loving you는 십여 년 전만 해도 노래방 곡목집에 있었으나 이제는 찾을 수 없어 아쉽다.

LP로 감상했던 당시의 레이블들이 모두 CD로 바뀌어 때때로 빛을 쬐고 있지만, ELO의 Midnight blue에서 느껴지는 애잔함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Midnight blue는 해석의 여지가 있으나 색상에 국한한다면, 달 밝은 밤의 암청색 하늘빛을 말한다. Hex 코드로는 #191970이고, sRGB 색 공간에서는 25, 25, 112이며, CMYK 모델로는 97, 78, 39, 29로 나타내는 색상이다. 아래의 칼라 차트에서는 (4,4)에 위치해 있다.

 

 

 

 

 

 

 

 

밤하늘은 그저 까만 단색의 허공이 아니다. 박명의 진행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농담과 색채의 조화가 펼쳐지는 살아 있는 심연이다. 도처의 인공광들로 별 세는 행복추구권조차 말소되어 가지만 우리 눈은 보고자 하면 볼 수 있다. 무더위로, 장대비로 여름의 위세 충분히 보여 준 8월이 지나고 있다. 올드팝이지만 올드하지 않은 이 곡을 폰에 담아 둔다. 가을이 오면 Midnight blue는 달과 별이 흐르는 밤하늘의 빛깔을 한 겹 더 벗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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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21시부터 5분 동안 전국적인 소등 행사가 실시된다. 2012 에너지의 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천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절약형 생활 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한다'고 알리고 있다. 참여를 독려하는 인사말을 통해 밝힌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인공조명 공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밤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는 취지는 반갑기 그지 없다. 올해로 아홉 번째인 이 뜻깊은 행사가 그 어떤 이유로도 그치지 않고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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