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별표 원고지 2013. 2. 27. 22:45

 

http://www.7gift.kr/

 

 

 

http://www.7gift.kr/

 

 

 

천만 관객이 들었다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왔다. 이름난 설렁탕 집 깍두기 같은 오달수의 연기를 기대하고 갔다가 아역 배우 갈소원을 알게 되었다. 개성 강한 배우들의 그늘에 묻히지 않고 부녀간의 사랑을 더할 수 없이 순수하게 그려 내며 영화를 이끌어 간다. SBS의 '부탁해요 캡틴'이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는데, 솜사탕 말고 소금으로 자라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위 갈무리 화면은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이다. 7번방 형광등 덮개에서 투영된 별빛과 달빛이 용구와 예승이의 짧은 행복을 비추고 있다.[각주:1] 햇빛은 생명을 유지시키고, 달빛은 생명 현상에 리듬을 부여하며, 별빛은 생명 의지를 북돋운다. 어둠을 비추는 빛은 위안이며 치유이다. 영화와 연극은 물론이고 방송, 인쇄 등 대다수 매체에서 별빛 형형한 밤하늘과 달빛 은은한 들녘이 평온과 행복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유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릴없는 아픔을 가슴 한 켠에 품은 채 살아가게 된다. 이 영화는 본능적으로 빛을 갈구하는 7번방 사람들과 그들을 보듬어 주는 별빛과 달빛을 매개로 사람과 사랑, 그 둘이 얽혀야 건강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스치듯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며 오늘처럼 많은 눈물을 흘려 보긴 처음이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어쩌면, 필자와 딸의 이름이 영화 속 부녀의 그것과 한 자씩 같다는 우연으로 인해 남달리 깊은 이입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신 눈가에 손을 올리던 많은 이들을 볼 때 '7번방의 선물'은 '공감'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1. 사족이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조명이다. 이불 위에 비친 모습처럼 좁게 투영되려면 형광등을 상당히 낮춰 달아야 한다. 소품은 소품 역할을 할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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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관대하라.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각주:1]가 남긴 말이다. 별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마침, 한참 아랫사람들에게 케잌을 선물 받았다. 필자의 취향에 맞춰 별 열 개로 장식된 초코 케잌을 골라 왔다. 가끔은 어떤 예정된 사건 속에 던져진 듯한 날이 있다. 자정을 넘긴 지금도 '세대'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Decimus Junius Juvenal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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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tronomy2009.org/resources/multimedia/images/detail/iya2009_moon_mankind/

 

http://www.astronomy2009.org/news/updates/356/

 

 

 

지난 2009년 '세계 천문의 해'[각주:1]는 망원경을 이용한 달 관측 400주년[각주:2]과 최초의 무인 달 탐사[각주:3] 50주년, 최초의 유인 달 착륙[각주:4] 40주년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캠페인답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위 이미지는 그 결과물들 가운데 하나이다. 

가을운동회의 만국기를 연상시키는 위 콜라쥬 작품은 IYA2009 Malta 위원회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서 5대륙, 40개국에서 응모한 달 이미지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특히, 우측 상단 이탈리아 부분에는 갈릴레이의 월면 스케치 중 일부를 실어 IYA2009의 취지를 더없이 훌륭하게 반영하였다.        

위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명제 안에 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마저 강대국들의 국력 각축장이 되어 가는 현실을 경고하고 평화로운 공유를 꿈꾸는 구호, 'Moon for all mankind'. 그 안에는 보름달을 보며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과 상통하는 화합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각주:5]이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태평연월이 시작되는 좋은 날이 되기를 바란다.    

 

 

 

 

  1. The International Year of Astronomy 2009 (IYA2009) [본문으로]
  2. 갈릴레오 갈릴레이 [본문으로]
  3. Lunar 2 [본문으로]
  4. Apollo 11 [본문으로]
  5. 매스컴조차 정월대보름을 연중 가장 큰 달이 뜨는 날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크다, 밝다'라는 말에는 액막이와 풍요의 기원이 담겨 있을 뿐이다. 실제로 올해 가장 큰 보름달은 6월 23일에, 가장 작은 보름달은 12월 17일에 떠오를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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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2013년 2월 19일 22시 10분

 

 

 

극사실주의 조각가 De Andrea의 1987년 작 '고전적 암시'는 나신을 한 여인이 작품대에 놓여 있는 남성 토르소의 어깨에 팔을 베고 기대어 있는 작품이다. 안드레아의 '고전적 암시'가 '관계'를 함의하고 있다면, 필자의 '월령 9일의 보름달, 우주적 암시'에는 '본질'의 의미를 내포시키고자 하였다.

그믐과 보름을 오가는 달의 시운동은 변함없이 반복되지만, 실은 그믐달도 구(球)고, 반달도, 보름달도 구(球)다. 변하는 것은 위치일 뿐 차고 이지러짐, 흥하고 쇠함은 애초에 있지 않다. 현상의 내면을 보는 눈에 대해 달은 45억 년 동안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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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 가니 함께 하는 놀이도 다양해진다. 유치원에 다닐 때는 3D tic tac toe, gobblet, diamond, battle ship과 같은 보드게임들을 했었고, 초등학생이 된 후로는 rummikub를 주로 하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서너 판은 해야만 하는 필수 일과 중 하나이다. 필자가 rummikub를 외칠 상황이면 등에 매달려 입을 막아 대고, 수첩에 전적까지 기록해 가며 즐거워하는 딸을 보노라면 지친 세포 하나하나가 재생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두뇌는 특정 시기에 활발하게 발달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으므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학습이나 운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드게임도 연령에 적합한 것을 가지고 놀아야 스스로도, 함께 하는 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scrabble을 좋아해서 scramble까지 갖고 있지만, 딸아이와 겨루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따금 할 새로운 게임으로 monopoly night sky edition을 주문하였다. monopoly는 부루마블의 원조로서 백여 가지에 이르는 변종이 있다고 하며, 그중 우주 또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night sky, U.S. space program, star wars, planet earth edition 등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NASA에서 제공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는 점에 눈길이 가는데, 우주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일상화된 미국인들의 문화가 부럽다. ebay 검색창에 'astronaut'을 쳤을 때 나오는 길고 긴 페이지들을 본다면 필자의 견해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monopoly 우주 에디션들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기에 amazon에서 구입했다. 판매가 32.91달러에 육박하는 배송비(amazon global expedited shipping) 32.71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네 자녀를 키우는 동갑내기 직장 동료를 포섭하여 두 개를 주문하였다. 배송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우주에 투자해야 하는 바쁜 봄날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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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lickr.com/groups/astrophoto/

 

 

 

flickr 내에는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라는 천체사진 그룹이 있다. 딥스카이부터 별자리, 천문 현상, 천체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공유하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영국 Royal Museums Greenwich가 개최하고 Greenwich 천문대에서 주관하는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에 응모하기 위함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공모전이며 올해 1월에는 그간의 수상작들을 모아 사진집도 발간되었다.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2013'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상기 그룹에 가입 후 1월 17일부터 6월 13일 사이에 작품을 탑재하면 된다. 지구와 우주, 태양계, 딥스카이, 올해의 청소년 천체사진가라는 네 가지 메인 카테고리 외에 인간과 우주, 신인상, 원격 촬영이라는 세 가지 특별 부문이 더 있다. 16세를 기준으로 Young과 Adult 부문으로 나뉘어 실시되며 자세한 참가 규정과 방법은 아래 URL에 설명되어 있다.

 

 

 

http://www.rmg.co.uk/visit/exhibitions/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competition/rules/

 

 

 

교과서에서 배운 Greenwich 천문대는 경도의 기준점이다. 이곳을 기준으로 지구를 동서로 각각 180도로 나누어 동쪽은 동경, 서쪽은 서경이 된다. 이처럼 유서 깊은 기관이 여는 행사에 신청서를 내고 작품을 심사받는다는 것은 뜻깊고 즐거운 일이다. 일단 flickr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만 보아도 느낄 것이 많다. 필자의 실력과 이력은 일천하나 중3과 고1, 고3과 대학 새내기가 나이 한 살 차이만이 아니듯, 어떤 과정을 걷는다는 것은 성장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묵은 소금과도 같은 말,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를 별과 이어 가다 보면 '올해의 천체사진가'는 몰라도 후보 자리 하나는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4명, 회원 3115명 중 3113번째 회원이다. 60억분의 3113... 효도르에겐 한참 뒤진다. ^^

 

 

 

 

 

 

 

http://shop.rmg.co.uk/royal-observatory-greenwich/astronomy/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product/astronomy-photographer-of-the-year.html

 

 

 

책값 25파운드, 송료 20파운드를 냈다. 웹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필자는 인쇄된 사진집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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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 Tomlinson, (주)한솔교육, 2008

 

 

 

 

계사년 달력의 두 번째 장을 마주하고 있다. 새해 덕담을 나누며 하루쯤 지낸 듯한데 어느새 2013년의 1/12을 살았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속도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따돌리고도 남는다. 24시간을 24배속처럼 살아가는 뭇사람들의 하루 사용 전략은 단순하다.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자는 것이다. 건강과 활기를 위해 지켜야 하는 이분법이지만, 서로의 처지나 뜻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분할이 펼쳐진다.

낮과 밤은 기억과 추억이라는 정보의 생산 공간이다. 우리 모두는 낮과 밤을 오가는 진자임에도 '운동'을 이야기할 뿐 '공간'에는 소홀하다. 더구나, 통과해야 할 동굴쯤으로 여겨지는 밤은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심야버스, 심야영화, 심야방송 등 애초에 별스러운 작명으로 차별화되는 밤 안에는 어둠을 넘어서는 매력적 요소들이 깃들어 있다. 수고를 상쇄시킬 보상이 따를 때 매력은 강렬해진다. 밤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백인백색의 대답을 이야기하는 동화가 있다.      

'밤이 무서운 아기 올빼미'라는 역설적 제목의 표지를 넘기면 솜털 보송한 아기 올빼미가 독자를 바라본다. 야행성 포식자의 운명을 타고났음에도 밤을 두려워하는 아기 올빼미는 문답의 과정을 통해 밤에 다가가며 자아를 성장시킨다.

 

"밤은 무서워요."

 

라고 말하는 아기새에게 꼬마와 할머니, 소년과 여자 아이, 아저씨와 검은 고양이는 다음과 같이 밤을 정의 내린다.

 

"밤은 진짜 신나는 거다!"

 

"밤은 친절하단다."

 

"밤이 얼마나 근사한데!"

 

"밤은 꼭 있어야 돼!"

 

"밤이 얼마나 멋진데. 내가 보여 줄게!"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그들의 밤을 함께 하며 점차 밤새가 되어 가는 아기 올빼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엄마새와 아빠새를 바라보며 말한다.  

 

"제 생각엔...... 밤이 최고예요!"

 

동화 '밤이 무서운 아기 올빼미'는 밤에 스민 차가움과 두려움을 헤치어 성장을 위한 복사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아기 올빼미의 홀로서기를 보듬는다. 저자 Jil Tomlinson은 오페라 가수가 되고자 했으나 병으로 인해 포기했다고 한다. 그녀가 투병 중에 쓴 이 작품에서는 걷고 넘어짐이 씨실과 날실로 엮이는 인생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필자가 원문의 일부를 임의로 지운 아래 인용문에는 시작의 설레임, 과정의 아름다움, 가족의 소중함이 녹아 있다. 밤낮으로 걸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어둠 속에선, 난 내가 ...이란 것도 잊어버리지. 그리곤 ... 때의 온갖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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