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US μ TOUGH-8010


김카메라에서 제작했던 67 렌즈 → F 바디 변환 어댑터를 67 → EF로 개조하기 위해 충무로에 다녀왔다. 위 사진에 보이는 회색 건물의 1층에는 커피숍 AMIGO[각주:1]가 있고, 그 왼쪽의 좁고 컴컴한 계단을 통해 4층까지 오르면 김카메라가 나온다. 
출입문에 부착되어 있던 인상적인 김카메라 로고는 어찌 된 일인지 보이지 않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펼쳐지는 갖가지 공작기계들과 카메라 부속들의 모습은 여전히 이곳이 수제 카메라 제작의 본산임을 알려주었다. 신제품이여서가 아니라 하나 밖에 없어서 처음 보는 카메라가 있는 곳이 바로 김카메라다.
남자 아이들의 어린 날에는 본능적으로 이것저것 분해하고 망가뜨리는 시기가 있다. 그 시절의 호기심과 과감성이 커서도 남아 있다면 인류의 성취는 여러 면에서 더욱 대단할 것이지만, 어른으로의 성장이 데려다 주는 현실 속에서 모두들 생활인이 되어 갈 뿐 도전자는 사라져 간다. 
기존의 것에 안주하는 이를 생활인으로, 변화와 개선, 독창과 융합을 추구하는 사람을 도전자라 부른다면 김카메라는 사진 도구의 다양성을 선물하는 소중한 도전자다.




Nikkor MF 16mm f2.8 + F→EF 변환 어댑터 + 5D Mark Ⅱ



Nikkor MF 16mm f2.8 + F→EF 변환 어댑터 + 5D Mark Ⅱ


작업대 위에 필자의 의뢰품이 놓여 있다. 사장님께서 뜻밖에도 니콘과 캐논, 두 가지 마운트로 쓸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단다. 세상에 단 하나였던 어댑터가 지구상에 하나뿐인 Hybrid 어댑터로 진화하게 되었다. 역시, 얼굴 맞대고 진행하는 일에는 덤이라는 게 있다. 





  1. amigo는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사진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라이프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개인업소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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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가 내리던 지난 13일, 한가람미술관에 다녀왔다. Nick Brandt와 Giacomo Costa, 그리고 Ruud van Empel 외 7인의 작가들을 통해 지구 앞에 놓인 소리 없는 위태로움을 이야기하는 지구상상전은 작가 마다의 대조적인 접근법 속에서 공동의 선언을 하고 있는 사진전이다. 
화랑을 채운 하나하나가 인상 깊었으나, 그중 Nick Brandt의 아프리카 야생 연작과 Giacomo Costa의 Aqua 시리즈는 지면을 통해 보던 평면적인 느낌이 한없이 증폭되어 발 앞에 펼쳐진 시공의 일부와 같이 감상자를 휘감았다.
주제와 소재와 구성은 물론, 기법까지도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 속을 걸었던 금요일 오후는 짧은 수명을 가진 인간이 뽐내는 오만을 느끼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었으며, 출구 앞에서 마주친 Elephant drinking은 우리의 작은 행성 지구가 상상이 아닌 감상으로 영속되기를 꿈꾸는 슬픈 인사를 건넸다.     

  


지구상상전 브로셔의 표지로 우측 사진은 Nick Brandt의 Elephant drinking이다.



지구상상전 브로셔 속지




아래 사진은 필자의 포스트 미래주의[각주:1] 작품이다. 어느 시골 학교에서 촬영했으며, 어린이가 사라진 지구를 표현하였다. 지구상상전 앞에 바친다.     


2011년 광복절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차던 공을 남겨두고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빗물 노닌 자국만 어수선하다.



 
  1. 19010년대 문명과 기계를 추앙한 미래주의(또는 미래파)를 패러디한 표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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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별다방은 쌍화차를 팔고, 옆집은 땅을 판다. 제 갈 길 가는 게 인생이다.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옅은 compose blue로 칠해진 외벽에서 학부 시절 필자의 그림에 빠지지 않았던 파란색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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