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가 내리던 지난 13일, 한가람미술관에 다녀왔다. Nick Brandt와 Giacomo Costa, 그리고 Ruud van Empel 외 7인의 작가들을 통해 지구 앞에 놓인 소리 없는 위태로움을 이야기하는 지구상상전은 작가 마다의 대조적인 접근법 속에서 공동의 선언을 하고 있는 사진전이다. 
화랑을 채운 하나하나가 인상 깊었으나, 그중 Nick Brandt의 아프리카 야생 연작과 Giacomo Costa의 Aqua 시리즈는 지면을 통해 보던 평면적인 느낌이 한없이 증폭되어 발 앞에 펼쳐진 시공의 일부와 같이 감상자를 휘감았다.
주제와 소재와 구성은 물론, 기법까지도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 속을 걸었던 금요일 오후는 짧은 수명을 가진 인간이 뽐내는 오만을 느끼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었으며, 출구 앞에서 마주친 Elephant drinking은 우리의 작은 행성 지구가 상상이 아닌 감상으로 영속되기를 꿈꾸는 슬픈 인사를 건넸다.     

  


지구상상전 브로셔의 표지로 우측 사진은 Nick Brandt의 Elephant drinking이다.



지구상상전 브로셔 속지




아래 사진은 필자의 포스트 미래주의[각주:1] 작품이다. 어느 시골 학교에서 촬영했으며, 어린이가 사라진 지구를 표현하였다. 지구상상전 앞에 바친다.     


2011년 광복절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차던 공을 남겨두고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빗물 노닌 자국만 어수선하다.



 
  1. 19010년대 문명과 기계를 추앙한 미래주의(또는 미래파)를 패러디한 표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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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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