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D Mark Ⅱ, EF 24mm f1.4L Ⅱ USM



별은 멀리 있어 아름답고, 늘 거기에 있어서 잊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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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많은 제주의 현무암 대지 위에 스스로를 녹여낸 사진가 김영갑. 그의 숨결과 손길이 남아있는 갤러리 두모악에 다녀왔다. 22일부터 24일까지의 여정 동안 필자의 겉과 속을 적시며 내리던 빗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제주를 찾았던 수많은 사진가들은 눈여겨보지 못했던 거대한 지질학적 아름다움을 6:17 비율의 2차원적 시각으로 극대화한 김영갑은 사진의 시대인 지금, 카메라를 손에 드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홀로 한다는 것의 고독, 눈과 마음의 이야기를 오롯하게 사진으로 옮기는 창작의 고통을 지나온 사진가 김영갑은 제주에 오르고, 풍경을 논하며, 사진을 말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 아래의 사진들은 모두 OLYMPUS μ TOUGH-8010을 사용하였으며, 갤러리의 양해 하에 촬영하였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의 작은 길가에서 주홍 간판이 손짓한다.



우중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사진으로 남은 작가를 찾아왔다. 정문에서부터 지난날 작은 분교였던 이곳의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방문객을 맞는 철제 인형이 비에 젖은 인사를 건넨다. 



소박하게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하다.



아이들 웃음 소리 스민 정원은 제주의 돌과 나무로 가득하다.



현대적인 느낌의 서체가 돋아 있는 현관   



현관을 들어서면 김영갑 선생님이 쓰시던 사진기들이 유품 전시실 안에 놓여 있다. 우측 삼각대에 거치된 FUJI 617은 필자도 선망하는 기종이다. 출입할 수는 없으며, 유리 창문을 사이에 두고 찰영하였다. 



두모악 전시실 초입의 커다란 유리문 너머로 본 유품 전시실. 뜰을 향한 창문은 볕이 좋을 것이다.



제주의 자연에는 장엄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그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사진들.



남도의 낯선 나무와 풀들이 지난날 교정이었던 정원에 가득하다. 사진가의 애정 어린 손길이 곳곳에 녹아 있다.





필자의 3일 여행을 기념하며, 사진가 김영갑의 오랜 말벗이었을 제주의 바다와 하늘을 사진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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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가는 하늘이 펼쳐진 오늘 아침에 '별을 쫓는 아이'를 관람하였다.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본 것은 중학 시절 이후 처음이라 사람 없는 극장은 가벼운 감회를 자아냈다.
제목에 걸맞게 Kagaya의 일러스트가 떠오르는 밤하늘이 장면 장면 속에 펼쳐지지만, 천체로서의 별은 이야기의 여백을 채우는 장치이자 은유로서만 반짝인다.
영문 제목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에서 느껴지듯, 미지에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품은 소녀 아스나는 아가르타에서 온 소년 슌의 죽음과 그의 동생 신을 통해 자각하게 되는 자신의 마음, 그리고 모리사키 선생님의 알 수 없는 간절함 속에서 깊은 지하세계를 향한 험난한 동행을 시작한다.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은 까닭에, 줄거리는 인상 깊었던 대사 몇 대목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나는 분명 너를 만나러 온 거야.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별이 없는 하늘은 왠지 불안하구나. 인간이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지 사무치게 만들어.


상실을 안고 살아가라는 소리가 들렸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등에 업고 아가르타를 떠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끝으로 Kumaki Anri
의 'Hello Goodbye & Hello'가 흐른다. 슬프면서도 명정한 그녀의 노랫말은 아스나의 별이 뜻하는 은유를 비로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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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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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게 된 후부터 이 여행은 시작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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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없는 이 세상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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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소략한 그물 속에 Hello의 설레임과 기쁨만 있는 세상, Goodbye라는 이별의 언사가 필요치 않은 세상은 어디일까?




극장판 홍보 전단지 앞면



극장판 홍보 전단지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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