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와 JUNO

별표 원고지 2011. 8. 14. 14:31

3호선 불광역에서 촬영한 포스터, OLYMPUS μ TOUGH-8010

 

올해 1월, 북한산 둘레길에 다녀왔다. 뽀득거리는 하얀 눈을 밟으며 걸을 때의 청량한 기분은 계절이 주는 선물 중 으뜸이다. 눈과 귀가 행복한 겨울을 멀리 보내야 하는 새해가 되면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큰 필자이기에 설산에서의 하루는 즐겁고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산행을 마치고 불광역에 들어서며 마주친 게시판에는 광해 저감의 필요성을 계도하는 포스터[각주:1]가 붙어 있었다. 불필요한 야간 조명이 가져오는 폐해를 추억의 대상이 되어 가는 별빛을 들어 호소하는 내용이 공감을 넘어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코엑스 인근 아파트 단지 안에 서있었을 때의 일이다. 필자는 늘 그렇듯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엄마 손 잡고 곁을 지나던 초등학생이 필자를 따라 하늘을 보며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엄마, 별이 다섯 개나 있어!   


천문우주연구원의 박석재 원장님은 어린이들을 위한 기고와 활동에 열의를 가지신 분이다. 미래의 중추들이 별빛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끼고 찾는 마음을 간직할 때 국가의 과학적 수준이 드높아지는 것이기에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와 노력을 펼치시는 것이다.
NASA는 8월 5일 무인 목성 탐사선 JUNO를 발사했다. 앞으로 5년간 716,000,000km를 날아 목성 상공 5,000km에 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눈여겨볼 것은 각각 갈릴레오 갈릴레이, 주노, 주피터라는 이름을 가진 키 3.81cm의 알루미늄 레고 인형 3개를 탑승시켰다는 점이다.
목성 최초 관측자인 갈릴레이, 로마 신화에서 주피터의 아내이자 진실을 보는 유리를 가진 주노, 최고의 신이자 목성을 뜻하는 주피터를 실은 것은 관측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긴 시간 동안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과학 선진국의 유연하고 폭넓은 사고, 자라나는 세대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볼 수 있는 사례로 충분하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별이 다섯 개밖에 없다는 불만이 쌓이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  
 

 

JUNO에 탑승한 레고 인형들. 왼쪽부터 갈릴레오 갈릴레이, 주노, 주피터이다.




  1. 필자 뒤의 연두색 광해^^로 인해 부감 촬영해야만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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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별을 쫓는 아이'의 시사회 포스터를 보았다. TV에서 SICAF 2011 개막작으로 소개되어 관심 갖고 있던 참이었는데 볼수록 마음 끌리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별에 얽힌 사연을 가진 아이, 또는 별을 무척 좋아하는 어린이, 아니면 천문학자를 꿈꾸는 소년에 관한 애니메이션일 듯하지만, 상실을 아직 알지 못하는 소녀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찾는 이국의 소년, 그리고 결코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른. 이 세 사람이 깊은 지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고 한다.
꽤 문학적인 줄거리를 검색해낸 것만으로 메타포로서의 별이 뜻하는 바를 아는 체하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니, 제패니메이션 감독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밖에 모르는 과루함에 젊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한 분을 더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개봉일이 이달 25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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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되어 가는 작년 2010년 10월 29일, 항공대학교에 출장을 다녀왔다. 마침 하늘사랑 항공제 기간이어서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행사들에 대한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항공기 탑승, 모형항공기 비행,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 열기구 탑승, 태양광 무인기 X-6 제작 설명회, 항공우주법 모의재판, 항공 소방 시범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것들이 가득했다.
평소 세스나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에 육군 UH-60 헬기들이 착륙하여 조종사들이 오가는 모습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고, 항공우주박물관 옆에서는 위 사진 속의 펼침막이 시선을 끌고 있었다. 과학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이름의 우리별 가요제만큼은 보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펼침막 속의 별을 보자. 피타고라스 학파를 상징하던 정오각형의 대각선들이 2,500 여년의 세월을 넘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눈과 가슴 속에서 빛나고 있음은 그 옛날 피타고라스가 보던 별을 지금의 우리도 보고 있다는 것만큼 멋드러진 일이다.
수학과 과학에서 그들이 남긴 절대적 업적에 보답하는 우리들의 사명 중 한 가지는 공해와 광해에 중독된 밤하늘을 그 시대의 청정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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