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촬영장소 선정에 고심할 것이다. 별과 어우러진 지상 배경이 중요하므로 익히 알려진 장소를 순례하거나 자신의 안목으로 남다른 풍경을 찾아다닌다. 필자는 별과 풍경을 담기 시작한 초기엔 알파인 ^^ 스타일을 추구했었다. 펜탁스67 두 대, 렌즈 두 개, 삼각대 두 개, 식량, 침낭, 매트리스, 방수 커버 또는 텐트 등을 75리터 배낭에 짊어지고 600∼800m급 산들을 주로 올랐다. 홀로 초저녁에 올라 새벽에 내려오는 식이었는데, 마흔을 넘어선 후부터는 멀리 하고 있는 방법이다.   

별들의 궤적을 남기기 위해 긴 노출을 주는 동안은 고독감이나 추위를 상대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텐트 안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하므로 양말만으로 막기 어려운 냉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럴 때 요긴한 물건이 텐트 슈즈이다. 다운이 충전된 덧버선이며, 용도와 가격에 따라 내한 등급이 다른 다양한 제품이 시판된다. 사진 속의 것은 오 년 전쯤 니콘클럽 장터에서 구했다. 아웃도어용은 아니지만, 문양이 마음에 들어 구입하였다.

별 덧버선이 놓여 있는 의자는 딸아이의 것이다. 지금은 반 강제(?)적인 용도 변경을 마치고 주인이 바뀌었다. 필자를 공격할 때 쓰는 장갑(裝甲) 역할을 한다. 좀 있으면 카메라도 들고 나갈 태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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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hugs

Starry Night/달 2013. 3. 16. 23:19

 

 

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

.

.

 

 

 

 

류시화님의 '여우 사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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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home.html

 

 

 

 앞으로는 하쿠타케, 맥홀츠, 이케야-세키, 헤일-밥, 이대암[각주:1]님의 Yi-SWAN과 같이 아마추어 천문인의 이름을 붙인 혜성은 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지구를 방문 중인 Pan-STARRS 혜성을 발견한 주인공은 Pan-STARRS[각주:2] 프로젝트의 핵심 장비인 PS1[각주:3] 광시야 망원경이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탐색하고 면밀히 분석하여 지구에 미칠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졌다. 하와이 할레아칼라 산 정상에 14억 화소 카메라를 달고 서 있다.

 

 

 

 

 

 

 

 

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design-features/camera-small.htm

 

 

 

600×600 화소의 CCD 4,096개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38,000×38,000 픽셀 센서

 

 

 

 

 

 

 

http://www.staradvertiser.com/news/20110225_Maui_telescope_spots_19_near-Earth_asteroids.html

 

 

 

2011년 1월 29일 하룻밤 새 19개의 소행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Pan-STARRS가 일구어 낸 성과가 훌륭하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 또한 존경스럽다. 하지만, 혜성 사냥꾼의 열정은 설 자리를 잃어 갈 것이다. 크게 히트한 한국 영화 '친구'에는 '조오련이하고 바다거북이하고 수영 시합하모 누가 이기겠노?'라는 물음이 나온다. 필자는 이를 태생이 건달인 자와 건달이 되고 싶은 자를 비교하는 은유라고 해석한다. 바다거북이 유오성과 조오련 장동건의 대결이 결국 장동건의 죽음을 부르듯, 오로지 혜성 탐색을 위해 태어난 시스템과 '별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인 사이에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능력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인하여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21세기이다. 수많은 무명씨들의 땀과 희생으로 문명을 일궈낸 인류가 위려마도[각주:4]의 어리석음에 빠져 가는 건 아닌지 새김질해 보아야 하겠다.

 

 

 

 

 

 

 

 

 

하쿠타케와 그의 FUJINON 25×150 쌍안경[각주:5]. 직시형 접안부를 수없이 들여다보았을 인고의 시간이 느껴진다.

 

 

 

 

 

 

 

  1. 2009년 한국인 최초로 혜성을 발견하였다. 이 분의 성씨를 따 Yi-SWAN으로 명명되었다. [본문으로]
  2. the Panoramic Survey Telescope & Rapid Response System [본문으로]
  3. 2013년부터는 PS2도 가동된다. [본문으로]
  4. 숫돌을 위해 칼을 갈다. [본문으로]
  5. 조상호, 혜성관측 가이드, 가람기획, 106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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