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home.html

 

 

 

 앞으로는 하쿠타케, 맥홀츠, 이케야-세키, 헤일-밥, 이대암[각주:1]님의 Yi-SWAN과 같이 아마추어 천문인의 이름을 붙인 혜성은 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지구를 방문 중인 Pan-STARRS 혜성을 발견한 주인공은 Pan-STARRS[각주:2] 프로젝트의 핵심 장비인 PS1[각주:3] 광시야 망원경이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탐색하고 면밀히 분석하여 지구에 미칠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졌다. 하와이 할레아칼라 산 정상에 14억 화소 카메라를 달고 서 있다.

 

 

 

 

 

 

 

 

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design-features/camera-small.htm

 

 

 

600×600 화소의 CCD 4,096개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38,000×38,000 픽셀 센서

 

 

 

 

 

 

 

http://www.staradvertiser.com/news/20110225_Maui_telescope_spots_19_near-Earth_asteroids.html

 

 

 

2011년 1월 29일 하룻밤 새 19개의 소행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Pan-STARRS가 일구어 낸 성과가 훌륭하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 또한 존경스럽다. 하지만, 혜성 사냥꾼의 열정은 설 자리를 잃어 갈 것이다. 크게 히트한 한국 영화 '친구'에는 '조오련이하고 바다거북이하고 수영 시합하모 누가 이기겠노?'라는 물음이 나온다. 필자는 이를 태생이 건달인 자와 건달이 되고 싶은 자를 비교하는 은유라고 해석한다. 바다거북이 유오성과 조오련 장동건의 대결이 결국 장동건의 죽음을 부르듯, 오로지 혜성 탐색을 위해 태어난 시스템과 '별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인 사이에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능력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인하여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21세기이다. 수많은 무명씨들의 땀과 희생으로 문명을 일궈낸 인류가 위려마도[각주:4]의 어리석음에 빠져 가는 건 아닌지 새김질해 보아야 하겠다.

 

 

 

 

 

 

 

 

 

하쿠타케와 그의 FUJINON 25×150 쌍안경[각주:5]. 직시형 접안부를 수없이 들여다보았을 인고의 시간이 느껴진다.

 

 

 

 

 

 

 

  1. 2009년 한국인 최초로 혜성을 발견하였다. 이 분의 성씨를 따 Yi-SWAN으로 명명되었다. [본문으로]
  2. the Panoramic Survey Telescope & Rapid Response System [본문으로]
  3. 2013년부터는 PS2도 가동된다. [본문으로]
  4. 숫돌을 위해 칼을 갈다. [본문으로]
  5. 조상호, 혜성관측 가이드, 가람기획, 106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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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의 추억

별표 원고지 2013. 3. 14. 23:41

 

 

 

 

 

Monopoly night sky edition은 결국 반품되었다. 'Hold on review'라는 표현이 준 기대는 신기루였다. 오늘 아침, i-parcel을 제치고 Amazon에서 메일이 왔음을 확인하는 순간 희망이 사라졌다. 우리라면 '환불 처리 중'이라고 할 것을 미국인들은 '검토 중'이라 하니, 외국인은 생김새만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물품이 배송사로부터 반송되면 그 주문은 취소된다. 환불이 진행되며 구매하려면 새로이 주문해야 한다. 필자의 불찰이며 관계자들이 해 왔고 해야 할 수고를 생각하면 불평할 처지가 못 된다. 우주 투자에 따르는 난관이라고 받아들이겠다.

세상의 흐름을 타는 것은 세상살이의 기본이다. 바뀐 인심과 개정된 법규를 몰라 겪는 낭패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게 된다. 변화에 둔감해서는 함께 흘러가기 어렵다. 이번 Monopoly 사건은 작은 일이지만, 속도감 있는 세상에서 경험에만 의존하다간 시대에 뒤떨어지게 됨을 가르쳐 주었다.  

본의 아니게 국제 사기를 친 적이 있다. 이 또한 Amazon과 얽힌 일화이다. 히딩크 신드롬이 여전하던 2005년, 두 장의 CD를 amazon에 주문했다. 하나는 Nana Mouskouri의 Roses & Sunshine 앨범, 다른 하나는 Alan Parsons Project의 Best였다. 그녀의 Sweet surrender[각주:1]와 그들의 Eye in the sky[각주:2]를 듣고 싶었으나 국내에선 절판 상태였으며 특히 전자는 중고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판매자가 달랐기에 따로 배송이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나나 무스꾸리 CD는 오지를 않았다. 정치인이 제일 무서워한다는 '배달 사고'가 난 것이다. 할 수 없이 환불을 요청하였고 소중한 외화를 돌려받았다.

TV 연속극도 아니면서 잊을 만하니 일이 생겼다. 일 년이 지날 무렵 나타난 그녀가 직장 책상 위에 떡하니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를 거쳐 온 걸까? SF 호러 중에 'Event Horizon'이라는 수작이 있다. 태양계 탐사 임무를 맡은 우주선이 해왕성 부근에서 사라진다. 7년 후 나타난 우주선은 스스로가 악령이 되어 있었다. Event Horizon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우주선이 만신창이가 되었듯, CD도 겉포장은 상태가 험했다. 하지만, 케이스가 깨져 온들 불만이 있을 리 없다. 그 CD를 꺼내 들 때면 환불 요청 사유에 입력했던 'I never received my order.'가 아른거린다.     

 

 

 

 

  1. 고3 때, 나나 무스꾸리가 방한했다. TV에 나와 그녀가 들려주었던 이 곡을 학부 시절 즐겨 들었다. 학생에겐 워크맨이 최고의 오디오였기에 Tape로는 가지고 있었다. [본문으로]
  2. 음악하는 형을 가진, 음악 좋아하는 친구 집에서 열한 살 때 처음 듣고 깊이 각인된 곡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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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아마존에 monopoly night sky edition을 주문했다는 글을 올렸었다. 배송 방법을 amazon global expedited shipping으로 선택하면 i-parcel로 발송되는데, 예전에는 별도의 절차 없이 배송과 수령이 이뤄졌기에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배송예정일이 훌쩍 지나고 나니 확인을 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위는 i-parcel 배송추적 화면이며 2월 14일 이후로 배송이 보류된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중요한 조치를 빠뜨렸기 때문이다. 밑에서 세 번째 문장에 안내되어 있다.

Your[각주:1] shipment is destined for a country that requires information prior to arrival. Please contact trackmyparcel@i-parcel.com for further information.

i-parcel에 이메일 주소를 등록하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링크가 온다. 회신하지 않으면 배송이 안 되며 이는 2010년 2월 22일부로 전자상거래물품 통관관리가 강화된 까닭이라고 한다.[각주:2] 이제서야 이메일 주소를 등록한 후, 보다 빠른 처리를 위해 i-parcel로 다음과 같은 메일도 보냈다. 여차하면 반품될 위기 상황이다.

In reference to Tracking Number ***, please send me an active link to provide my resident registration number. My e-mail address is ***@***.***.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등병의 편지'가 들려오는 듯 하다. ㅜㅜ

 



 

  1. 규모 있는 업체의 홈페이지에도 오자가 보이곤 한다. [본문으로]
  2. 2011년 12월, ebay에서 렌즈 컨버터를 구입했을 때는 주민등록번호를 요구받지 않았다. 발송 주체(업체, 개인) 및 물품 성격(상품, 선물)에 따른 차이이다. 운송장에 'gift'라고 써 보내는 경우, 상거래물품이 아닌 것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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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별표 원고지 2013. 2. 27. 22:45

 

http://www.7gift.kr/

 

 

 

http://www.7gift.kr/

 

 

 

천만 관객이 들었다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왔다. 이름난 설렁탕 집 깍두기 같은 오달수의 연기를 기대하고 갔다가 아역 배우 갈소원을 알게 되었다. 개성 강한 배우들의 그늘에 묻히지 않고 부녀간의 사랑을 더할 수 없이 순수하게 그려 내며 영화를 이끌어 간다. SBS의 '부탁해요 캡틴'이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는데, 솜사탕 말고 소금으로 자라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위 갈무리 화면은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이다. 7번방 형광등 덮개에서 투영된 별빛과 달빛이 용구와 예승이의 짧은 행복을 비추고 있다.[각주:1] 햇빛은 생명을 유지시키고, 달빛은 생명 현상에 리듬을 부여하며, 별빛은 생명 의지를 북돋운다. 어둠을 비추는 빛은 위안이며 치유이다. 영화와 연극은 물론이고 방송, 인쇄 등 대다수 매체에서 별빛 형형한 밤하늘과 달빛 은은한 들녘이 평온과 행복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유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릴없는 아픔을 가슴 한 켠에 품은 채 살아가게 된다. 이 영화는 본능적으로 빛을 갈구하는 7번방 사람들과 그들을 보듬어 주는 별빛과 달빛을 매개로 사람과 사랑, 그 둘이 얽혀야 건강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스치듯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며 오늘처럼 많은 눈물을 흘려 보긴 처음이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어쩌면, 필자와 딸의 이름이 영화 속 부녀의 그것과 한 자씩 같다는 우연으로 인해 남달리 깊은 이입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신 눈가에 손을 올리던 많은 이들을 볼 때 '7번방의 선물'은 '공감'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1. 사족이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조명이다. 이불 위에 비친 모습처럼 좁게 투영되려면 형광등을 상당히 낮춰 달아야 한다. 소품은 소품 역할을 할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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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관대하라.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각주:1]가 남긴 말이다. 별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마침, 한참 아랫사람들에게 케잌을 선물 받았다. 필자의 취향에 맞춰 별 열 개로 장식된 초코 케잌을 골라 왔다. 가끔은 어떤 예정된 사건 속에 던져진 듯한 날이 있다. 자정을 넘긴 지금도 '세대'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Decimus Junius Juvenal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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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tronomy2009.org/resources/multimedia/images/detail/iya2009_moon_mankind/

 

http://www.astronomy2009.org/news/updates/356/

 

 

 

지난 2009년 '세계 천문의 해'[각주:1]는 망원경을 이용한 달 관측 400주년[각주:2]과 최초의 무인 달 탐사[각주:3] 50주년, 최초의 유인 달 착륙[각주:4] 40주년을 기념하여 제정되었다.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캠페인답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위 이미지는 그 결과물들 가운데 하나이다. 

가을운동회의 만국기를 연상시키는 위 콜라쥬 작품은 IYA2009 Malta 위원회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서 5대륙, 40개국에서 응모한 달 이미지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특히, 우측 상단 이탈리아 부분에는 갈릴레이의 월면 스케치 중 일부를 실어 IYA2009의 취지를 더없이 훌륭하게 반영하였다.        

위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명제 안에 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마저 강대국들의 국력 각축장이 되어 가는 현실을 경고하고 평화로운 공유를 꿈꾸는 구호, 'Moon for all mankind'. 그 안에는 보름달을 보며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과 상통하는 화합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각주:5]이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태평연월이 시작되는 좋은 날이 되기를 바란다.    

 

 

 

 

  1. The International Year of Astronomy 2009 (IYA2009) [본문으로]
  2. 갈릴레오 갈릴레이 [본문으로]
  3. Lunar 2 [본문으로]
  4. Apollo 11 [본문으로]
  5. 매스컴조차 정월대보름을 연중 가장 큰 달이 뜨는 날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크다, 밝다'라는 말에는 액막이와 풍요의 기원이 담겨 있을 뿐이다. 실제로 올해 가장 큰 보름달은 6월 23일에, 가장 작은 보름달은 12월 17일에 떠오를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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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커 가니 함께 하는 놀이도 다양해진다. 유치원에 다닐 때는 3D tic tac toe, gobblet, diamond, battle ship과 같은 보드게임들을 했었고, 초등학생이 된 후로는 rummikub를 주로 하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서너 판은 해야만 하는 필수 일과 중 하나이다. 필자가 rummikub를 외칠 상황이면 등에 매달려 입을 막아 대고, 수첩에 전적까지 기록해 가며 즐거워하는 딸을 보노라면 지친 세포 하나하나가 재생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의 두뇌는 특정 시기에 활발하게 발달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으므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학습이나 운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드게임도 연령에 적합한 것을 가지고 놀아야 스스로도, 함께 하는 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scrabble을 좋아해서 scramble까지 갖고 있지만, 딸아이와 겨루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따금 할 새로운 게임으로 monopoly night sky edition을 주문하였다. monopoly는 부루마블의 원조로서 백여 가지에 이르는 변종이 있다고 하며, 그중 우주 또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night sky, U.S. space program, star wars, planet earth edition 등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NASA에서 제공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는 점에 눈길이 가는데, 우주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일상화된 미국인들의 문화가 부럽다. ebay 검색창에 'astronaut'을 쳤을 때 나오는 길고 긴 페이지들을 본다면 필자의 견해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monopoly 우주 에디션들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기에 amazon에서 구입했다. 판매가 32.91달러에 육박하는 배송비(amazon global expedited shipping) 32.71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네 자녀를 키우는 동갑내기 직장 동료를 포섭하여 두 개를 주문하였다. 배송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우주에 투자해야 하는 바쁜 봄날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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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wikipedia.org/wiki/Pham_Tuan

 

 

 

 

 요즘 모으고 있는 레고 피규어가 있다. 디오라마 촬영을 하고자 튜브 우주인을 예닐곱 개 사려 했는데 단 한 개를 구한 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같은 모델을 찾을 수 없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사이 네 해가 흘러 부득이 장기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데에는 한동안 묵히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천천히 하다 보면 좋은 갈래를 찾게 되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곤 하므로 필자가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닐에서 플라스틱으로 소재와 모양은 달라졌으나 마찬가지로 우주인들이기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유리 가가린, 최초로 달에 내린 우주인은 닐 암스트롱, 첫 우주 관광객은 데니스 티토로 모두 서양인들이다. 그렇다면 동양에서는 어느 나라의 누가 처음으로 우주에 나갔을까? 43년 전인 1970년, 일본과 중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렸으니 두 나라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하며 검색해 보았다. 위키피디아에 Pham Tuan이라는 낯선 이름이 나왔다. 베트남 공군 장교였던 그는 1980년 7월에 소유즈를 탔다. 베트남에 우주 개발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겠지만 베트남을 다시 보게 하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국가 브랜드라는 무형의 자산에 우주 탐험 역사가 주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조잡함을 상징하는 '중국산'의 이미지가 선저우 로켓 하나로 얼마나 씻겨졌는지를 보면 분명해진다. 우리끼리조차 말이 많은 나로호지만, 이를 통해 세 번씩이나 보여 준 대한민국의 의지는 훗날 더 큰 빛으로 이 땅을 비추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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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Guam에 다녀왔다. 철새들이 먼 거리를 날아다니는 이유를 체감한 피한(避寒) 여행이었다. 첫날은 준비운동 삼아 마트를 돌아보았다. 숙소에서 K 마트까지 걸어가며 권총 강도를 만나는 객쩍은 상상을 해 보았는데, 마트에 가니 TV에서나 보았던 총기 판매 코너가 있었다. 비록 공기총류였지만 미국 공화주의의 민낯을 목도한 순간이라고 하겠다.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탔다. :-)  

여기저기 구경하던 중 눈길이 가는 상품 몇 가지를 사진으로 담아 왔다. 그중 STAR WARS 캐릭터 덧버선과 STAR 잡지의 관계에 웃음이 난다. 전자는 우리나라의 어느 마트에선가 본 듯한 낯익음과 함께 더운 지방에서 판매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일게 했다. 북반구 계절에 맞춘 틈새 상품이 아닐까 하는데 아무튼 SF의 천국, '미국'령 주민들에게 통할 디자인이다. STAR WARS가 은하계를 배경으로 한 선과 악의 전면전이라면, 결혼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벌이는 국지전이다. 그런 면에서 'STAR'라는 제호와 표제 'Wedding war!'는 STAR WARS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GALAXY S2 HD LTE

 

 

 

 

GALAXY S2 HD 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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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17-40mm F4L

 

 

 

 

5D mark Ⅲ, EF 17-40mm F4L

 

 

 

나로호 3차 발사가 또다시 연기되었다. 어쩌면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발사대에 세우는 기립 작업의 완료조차 '성공'이라는 표현을 빌어 보도될 만큼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나로호다. 10월 26일에는 흐루니체프사의 어댑터 블록이, 11월 29일에는 KARI의 추력방향제어기가 문제 되었다. ICAO에 발사 일정까지 통보된 상황에서 매듭을 짓지 못하니 아쉬움이 크다.

위 사진은 대전에 있는 KAR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경[각주:1]이다. 나로호 계획이 추진된 이래 말 그대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었을 연구원들을 생각해 본다. 다수의 연구소와 발사장, 화려한 이력을 갖춘 NASA나 그의 충실한 모방자 JAXA에 비하기엔 아직 미력하지만, 한국의 우주 진출 의지와 방법을 구현하는 소중한 토대가 바로 그들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을 목표로 하여 2010년부터 나로호의 3배에 이르는 1조5000여억원 규모의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아리랑 위성 규모의 1.5t급 위성을 600∼800km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3단 로켓 개발이 목표다. 어려운 일을 자원한 이들에게 호랑이의 순발력보다는 곰의 지구력을 선물하고 싶다. 

일희일비하는 정서로는 하늘을 보아도 별을 딸 수 없다.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는 응원 안에서, 앞으로의 여정에 수많은 이정표와 커다란 느낌표가 들어서기를 기원한다.

 

 

  

 

  1. 지난 여름, 사진을 찍으며 관계자들로부터 가벼운 제지를 받았다. 보다 열린 사회를 꿈꾼다. 아니, 출세해야 하나?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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