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7일, 와이어드닷컴[각주:1]에는 주목할 만한 기사가 소개되었다. 중국의 산업화와 개발로 인한 광해 심화를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엮은 영상이다.  
서부와 중부에 걸친 사막 지대를 제외하고 동부 전체가 광해로 덮여 가는 모습은 성장의 열매가 아닌 파괴의 증거로 다가온다. 그 안에서 소리 없이, 까닭도 모른 체 사라졌을 생명들의 몸값만큼 저가로 무장한 마데[각주:2] 인 차이나는 지구 점령군이 되었으니, 한 걸음 옆에서 단물을 받아먹은 우리도 큰 빚을 졌음에 분명하다. 
기사를 보며, 밤이 사라져 가는 중국과 전구처럼 빛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비단 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 먹먹해졌다. 


http://www.wired.com/video/lights-show-growth-in-china/1315134164001



  1. 미국의 IT 매체 [본문으로]
  2. 개그맨 안상태가 보고 싶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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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는 사람들

별꽂이 2011. 12. 16. 18:41

 

 



 

 

 



배우 김혜수는 2010년, 영화 '타짜'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명대사를 회자시키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굵은 획을 그었다. 개인과 집단은 정체성을 기반으로 존립하며, 존재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로 인도하는 이해와 인식이 정체성임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크게는 기후, 음식, 복식, 문자, 언어 등이, 작게는 거주지, 직업, 가족 등이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주요한 요소로 언급된다. 오늘날에는 여가 생활로서의 취미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인자로 중시되며, 수집광, 낚시꾼, 드라마 폐인, 밀리터리 오타쿠, 자동차 마니아, 훌리건과 같이 취미가 삶을 좌우하는 사례를 통해 설명된다.
개인은 집단 내에서의 익명성에 안주하기도 하지만, 남다른 존재로 부각되고자 하는 양면성을 갖는다. 고등학생들의 눕시 자켓 광풍과 성인들의 DSLR 열풍에는 차별화와 동일시에 대한 갈망이 혼재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각주:1] 하지만, 외적인 화려함에서 내적인 충실로 눈길이 가게 되면 다양한 준거집단을 원하고, 그 안에 속하며, 그것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조상호님이 쓰신 '별을 보는 사람들'에는 밤하늘의 매력에 빠진 아마추어 천문인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들이 사는 법, 별을 가까이 하는 마음과 방법을 찬찬히 들려주는 이 작은 책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각주:2]이 남긴 말을 되뇌게 만든다. 그는 사물의 중요한 측면을 보지 못하게 하는 동기로 단순성과 일상성을 들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점점이 빛나는 별들의 단순성과 오늘이 아니어도 다시 볼 수 있다는 밤하늘의 일상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우주의 한없는 아름다움에 눈감게 하는 것은 아닐까?  
밤을 감싸는 추위와 피로, 불편리와 외로움이라는 작지 않은 제약을 넘어서야 하는 건 즐거움이 아니라 고행일 수 있기에 취미의 수준을 넘어서는 천문 아마추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별을 보고 즐기는 것에 유별나고 대단한 무엇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별이라는 순수함의 준거를 공감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이미 '별을 보는 사람들'이며, 공동체를 이루는 저변이 된다.
'나, 별 보는 사람이야!' 라며 자긍하는 무명의 구성원이 많은 준거집단. 그 곳이 대한민국의 다른 이름이기를 바란다. 지금 창 밖에는 반짝이는 금성이 저물어 간다.

 




 

  1. 결국 NONOS(No Logo, No Design)족이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보게 된다. [본문으로]
  2. Ludwig Wittgenstei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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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시험한 날이었다. 12월 10일 21시부터 11일 02시까지 반영식을 제외한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221장에 걸쳐 촬영하였다. 2분 간격을 기본으로 모든 컷의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수동으로 조정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노출을 맞추느라 삼각대 곁을 잠시도 떠날 수 없었다.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 하고 급히 나간 참이라 고생스럽기도 했고, 미흡한 점이 많다. 하지만, 필자로서는 최선을 다 하였고, 구름을 피하는 커다란 행운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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