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4) 드라이버를 늘 지참한다.


Tip이라는 제목 아래 4개의 글을 연재하였다. 세 번째 Tip까지 다뤘던 내용 중에는 필수적이지는 않고, 오로지 사용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방법도 있었다. 반면에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네 번째 Tip은 촬영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경험적 안내이다. 
뮤직박스 EQ2는 사용 중에 외부 부속의 체결력이 약해지는 증상이 발생한다. 볼헤드를 장착하는 원형 마운트와 삼각대에 연결하는 원형 마운트가 그것으로서 구도를 자주 변경할수록 헐거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매뉴얼에는 정밀한 작동을 위해 의도적으로 약하게[각주:1] 체결해 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으나, 유격을 없애고 촬영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흔들거리는 마운트는 추적의 정밀도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십자드라이버가 포함된 맥가이버 칼이나 주먹 드라이버를 늘 지참하여 유격이 생길 때마다 조여주는 것이 적절한 대처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외부의 원형 마운트를 내부의 금속 구조부에 고정시킬 수 있게 가공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저 드라이버 한 개 갖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책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간다.





 

삼각대 마운트를 분해한 모습이다. 이 부분은 볼헤드 마운트에 비하면 풀어지는 경우가 적다. 다시 체결할 때는 볼헤드 마운트에 닿지 않도록 삼각대 마운트의 상하 방향에 유의하여야 하며, 내부에 사용자가 손댈 만한 부분도 없으니 분해하지 말고, 외부 나사만 조여주면 된다.  



 

볼헤드 마운트를 분해한 사진이며, 마운트 아래 2개의 나사로 고정된 부분은 사용할 때마다 유격이 발생한다. 중요 부품인 웜휠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뮤직박스의 작동이 완전히 멈추면 1분 이상 기다린 후 마운트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풀어낸다. 나사를 조인 후 마운트를 다시 연결할 때[각주:2], 나사 머리에 작은 고무 조각을 끼우면[각주:3] 마운트가 풀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이상으로 사용하며 알게 되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하였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지만 가격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는 뮤직박스 EQ2는 사용자의 경험과 애정에 따라 별 풍경 사진을 위한 주력 장비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휴대용 추적장치는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를 장만하고자 하는 분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적절한 선택과 사용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1. 마운트 체결 시 웜휠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나사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본문으로]
  2. 강하게 조이려 렌치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웜휠 손상을 막기 위해 악력만으로 체결하는 것이 알맞다. [본문으로]
  3. 위 사진에서는 반투명한 고무를 사용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본문으로]
Posted by TOTM
,
답 3) 앵글 레벨과 극축망원경을 사용한다.


뮤직박스 EQ2에는 기본 사양으로 경사계[각주:1]가 장착되어 있다.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의 극축 정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중력에 의해 지면을 향하는 원형 금속편 하나와 지지 볼트 하나로 구성된다. 기계는 부품의 수가 적을수록 고장 가능성이 감소하므로 뮤직박스 EQ2의 경사계는 궁극의 신뢰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형 금속편에 부착된 지침이란 것이 수작업으로 부착한 화살표 스티커에 불과한 까닭에 제품의 심미성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능은 충분하지만, 조작감과 정확성을 중시한다면 아래 사진과 같이 공구점에서 판매하는 앵글 레벨[각주:2]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중력 방향을 지향하는 추를 이용하지만, 눈금이 세밀하고, 지침이 예리하여 뮤직박스 EQ2의 각도를 37.5도[각주:3]로 맞추기 편리하다. 
앵글 레벨 하단에는 철물에 부착할 수 있도록 자석을 끼운 철편 2개가 내장되어 있다. 뮤직박스 EQ2의 외장은 플라스틱이므로 흠집이 생길 수 있다. 철편은 나사 2개를 풀고 검정색 덮개를 양쪽으로 벌리면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뮤직박스 EQ2는 극축망원경까지 필요로 하는 장비가 아니지만, 극축망원경 대용 구멍을 통한 것보다 세밀한 정렬을 원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철물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클램프를 사용하여 다음 사진과 같이 장착하는 것으로, 극축망원경의 가격이 뮤직박스 EQ2의 그것에 육박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조작의 즐거움은 커질 것이다. 사진 속의 극축망원경은 TOAST Pro용으로서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클램프의 규격은 75mm를 사용하였다.

     

 
  1. 매뉴얼에서는 고도계라고 칭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사진 속의 앵글 레벨은 대형이고, 같은 모델로 소형도 판매된다. [본문으로]
  3. 서울 기준 [본문으로]
Posted by TOTM
,
답 2) 오르골 철심은 제거하지 않는다.


뮤직박스 EQ2만이 가진 특색이지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불요 기능이기도 한 오르골 멜로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천문우주기획에서 보급하는 한글 매뉴얼에는 오르골 철심을 탈거하여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테잎 등을 부착해 음량을 줄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부언하였다.
불가하다고 쓰여 있지 않음을 응원 삼아 오르골의 덮개를 열었다. 간단히 두 개의 고정 나사를 풀어 철심을 제거함으로써 정숙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기어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작동되는 뮤직박스 EQ2를 손에 들고 흡족해하던 필자의 눈에 매뉴얼의 한 부분이 확대되어 보여졌다.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는 것이 정속이다.   


이 참에 추적 속도도 정확하게 조정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속도 조절기 회전축에 눈금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속도 조절기를 얼마나 올리고 내려야 원하는 속도가 나오는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 태엽을 감고 1분 후부터 태엽 손잡이 축의 1회전 시간을 측정한다 . 
                   2) 부정확하면, 태엽이 멈춘 후 속도 조절기를 위(느려짐) 또는 아래(빨라짐)로 조정한다.
                   3) 위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도록 조정한다.
  

쉬어 가며 하지 않고는 끝을 보기 어려운 반복 끝에 오차 없는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더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철심을 제거한 후부터는 오르골의 작동 속도가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철심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철심은 오르골 원통에 돋은 요철에 의해 튕겨지며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마찰과 저항을 제공해 정속으로 태엽이 풀리게 하는 중대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다시 철심을 부착하는 것이며, 이 때 요철로부터 철심을 이격하는 간격이 중요하다. 위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으로서, 좁으면 둔탁한 연주와 함께 느리게 연주되고, 넓으면 작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연주된다. 재장착의 핵심은 전형적인 오르골 음색으로 30초 동안 연주되는 위치에 고정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 하도록 정확히 설정해냈다. 조정된 속도는 본체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다. 언뜻 보면 뮤직박스 EQ2는 문제가 많은 장비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임의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다. 

 
                  1) 고가의 적도의도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작은 드라이버 하나로 교정해가며 쓸 수 있다.
                  2) 1/2배속으로 조정함으로써, 성경(星景)사진 촬영 시 풍경의 흐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기계는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며, 그 과정에서 알아가는 것들은 무형의 자산이 된다. 뮤직박스 EQ2 속에는 사용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슴어 있다.       



Posted by TO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