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en.wikipedia.org/wiki/Pham_Tuan

 

 

 

 

 요즘 모으고 있는 레고 피규어가 있다. 디오라마 촬영을 하고자 튜브 우주인을 예닐곱 개 사려 했는데 단 한 개를 구한 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같은 모델을 찾을 수 없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사이 네 해가 흘러 부득이 장기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데에는 한동안 묵히는 것도 좋을 때가 있다. 천천히 하다 보면 좋은 갈래를 찾게 되거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곤 하므로 필자가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닐에서 플라스틱으로 소재와 모양은 달라졌으나 마찬가지로 우주인들이기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유리 가가린, 최초로 달에 내린 우주인은 닐 암스트롱, 첫 우주 관광객은 데니스 티토로 모두 서양인들이다. 그렇다면 동양에서는 어느 나라의 누가 처음으로 우주에 나갔을까? 43년 전인 1970년, 일본과 중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렸으니 두 나라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하며 검색해 보았다. 위키피디아에 Pham Tuan이라는 낯선 이름이 나왔다. 베트남 공군 장교였던 그는 1980년 7월에 소유즈를 탔다. 베트남에 우주 개발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겠지만 베트남을 다시 보게 하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국가 브랜드라는 무형의 자산에 우주 탐험 역사가 주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조잡함을 상징하는 '중국산'의 이미지가 선저우 로켓 하나로 얼마나 씻겨졌는지를 보면 분명해진다. 우리끼리조차 말이 많은 나로호지만, 이를 통해 세 번씩이나 보여 준 대한민국의 의지는 훗날 더 큰 빛으로 이 땅을 비추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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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Launch

별꽂이 2013. 1. 24. 23:28

 

'Last Launch'[각주:1]의 표지를 장식한 Endeavour호

 

 

 

로켓이란 용어는 1379년 이탈리아의 무라토리가 화약무기를 발명한 후 '로케타'라 명명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유희를 위한 소도구나 무기로만 쓰여 온 로켓이 우주 개발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해저 2만 리'로 유명한 프랑스의 쥘 베른은 1865년에 발표한 공상과학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통해 우주 여행이라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로켓 기술은 소수 국가들에 의해 통제되는 미완성 분야로 남아 있다. 막대한 소요 비용에 비하여 낮은 효율성과 불안한 성공률은 '가까운 우주'를 가로막고 있으며 괄목할 대중화는 아쉽게도 요원하다.

3차 발사를 앞둔 나로호에 관한 기사들이 눈에 띄는 띄는 요즘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절박함과 아쉬움이 스며 있지만 결실과 성과에 대한 기대 또한 곁들어 있다. 성패를 떠나 세 번째 도전을 끝으로 역사적 소임을 매듭짓는 나로호 앞에 갈구해 온 궤도가 순탄히 열리길 바란다.

마음 같아선 고흥까지 찾아가 나로호의 비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만, 유동적인 발사 일정과 촬영 장소의 제약 등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분들의 멋진 사진을 기대한다. 로켓 발사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좋은 촬영 기회도 많을 것이다. 다양한 앵글에 잡힌 감탄스러운 발사 장면들을 접할 때면 부럽기 그지없다.    

'Last Launch'는 우주왕복선 Discovery, Endeavour, Atlantis호를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저자 Dan Winters는 TIME지에 기고하는 사진작가로서 Endeavour호가 구름을 뚫고 우주로 향하는 장관을 촬영한 장본인이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로운 그 사진을 만들어 낸 우주왕복선 프로젝트에는 아홉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당연히 AF로 촬영하리라 생각했지만, 일명 대포라 불리는 초망원렌즈들의 초점을 수동으로 조절한 후 테잎으로 고정시킨다는 설명은 뜻밖이었다. 별 사진과 로켓 사진에 방법적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나로호 다음은 2021년께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 사진집과 같은 동시대 우주선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오려면 '기다려 늑대'의 가사처럼 '꾹꾹 참고 기다려'야 한다. 다음 세대에서는 가능하길 염원한다. 

 

 

 

 

 

  1. Dan Winters, University of Texas Press, 20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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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Ⅲ, EF 17-40mm F4L USM @ 24mm, KENKO PRO 1D PRO SOFTON-A(W)

 

 

 

 

Guam은 12월부터 6월까지가 건기라서 습도가 높지 않고 맑은 공기가 기분 좋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 하늘과 같은 적운이 늘 피어 있으며, 수시로 스콜이 내려 별사진을 촬영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위 사진은 여행 닷새째, 04시발 귀국 비행기를 타기 다섯 시간 전에 어렵게 촬영한 사진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꽃이 핀다는 말처럼 여행 내내 맑은 밤하늘을 고대한 끝에 처음으로 맞이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혹시 몰라 삼각대에 우산을 걸어 둔 채 촬영하였으며 잠시 후 하얀 뭉게구름들이 몰려왔다.

구조물 위에 올라 목성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향하여 손을 뻗는 실루엣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늘 구상하는 대로 찍을 수 있다면 사진은 매력 없는 예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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