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YANG 렌즈의 기세가 힘차다. 2005년, 500mm 반사렌즈로 교환렌즈 시장에서 재기하더니 미러리스와 VDSLR 열풍이라는 모멘텀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렌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일제 렌즈와의 공성전을 알리는 첫 포문은 14mm f2.8 ED AS IF UMC가 열었다. SAMYANG이라는 일곱 글자를 새로이 각인시킨 14mm f2.8 ED AS IF UMC는 본 블로그의 2012년 3월 28일자 글[각주:1]에서 될성부른 나무로 예견되었었다.

국산 중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호평 받는 상표들이 있다. 777, ROMANSON, NEXEN과 같은 브랜드들이 그러하며, SAMYANG 렌즈도 오래전부터 같은 길을 걸어왔다. 또, 품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들도 있으며, 여기에도 SAMYANG은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식어들은 머지않아 물정 모르는 이야기가 될 듯하다.

2012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의 earth and space 부문 대상[각주:2]은 일본의 Masahiro Miyasaka가 차지했다. 아래 사진이 영예의 작품 'Star icefall'이며, 그의 감상을 함께 옮긴다.

 

 

 

 

The stars fell from the heavens.

The stars transformed themselves into an icicle.

Stars sleep eternerly here.

 

 

10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인 Pete Lawrence[각주:3]는 다음과 같은 심사평으로 위 작품의 청아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This image grabs you from the word go - the lines of ice naturally draw your eyes skyward towards the rich star fields above. I find there's a great visual balance here between the Earth and the sky and for me, this makes it a perfect picture for the category."

 

 

두 사람의 생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천국과 영원을 이야기하는 완벽한 작품'이라 하겠다. 필자가 찍은 것도 아니면서 이처럼 길게 운을 떼는 까닭은 이 아름다운 사진을 촬영한 렌즈가 바로 'SAMYANG 14mm f2.8 IF ED MC Aspherical'이기 때문이다.[각주:4] 주변부 성상이 왜곡되는 광각렌즈의 특성이 눈에 띄지만,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사진의 본질적 측면을 중시하는 별풍경 사진에서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예술에 있어 완벽함이란 상대적 개념이므로 또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SAMYANG 렌즈는 'Star icefall'을 통해 사진가의 느낌을 담아내는 도구로서 손색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품질에 상응하는' 가격표는 품질만으로 붙일 수 없다. 매력 있는 상표가 되는 길에 기술력은 기본기일 뿐이다. 제조사 국적의 이미지나 구매자의 경험과 결부된 사적 이미지는 물론이거니와 사용자들이 쌓아올린 실적, 선망하고 인정할 만한 역사가 브랜드를 만든다. SAMYANG 렌즈의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올 것이다. 장차, 어쩔 수 없이 일제 광학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타개시킬 유력 후보로 SAMYANG을 지명하며 제2, 제3의 'Star icefall'을 기대한다.

 

 

 

 

  1. http://www.starrynight.pe.kr/189 [본문으로]
  2. winner [본문으로]
  3. 천문학자이자 BBC TV 프로그램 'The Sky at Night'의 진행자 [본문으로]
  4. 카메라는 5D Mark 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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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별표 원고지 2013. 2. 27. 22:45

 

http://www.7gift.kr/

 

 

 

http://www.7gift.kr/

 

 

 

천만 관객이 들었다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왔다. 이름난 설렁탕 집 깍두기 같은 오달수의 연기를 기대하고 갔다가 아역 배우 갈소원을 알게 되었다. 개성 강한 배우들의 그늘에 묻히지 않고 부녀간의 사랑을 더할 수 없이 순수하게 그려 내며 영화를 이끌어 간다. SBS의 '부탁해요 캡틴'이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는데, 솜사탕 말고 소금으로 자라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위 갈무리 화면은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이다. 7번방 형광등 덮개에서 투영된 별빛과 달빛이 용구와 예승이의 짧은 행복을 비추고 있다.[각주:1] 햇빛은 생명을 유지시키고, 달빛은 생명 현상에 리듬을 부여하며, 별빛은 생명 의지를 북돋운다. 어둠을 비추는 빛은 위안이며 치유이다. 영화와 연극은 물론이고 방송, 인쇄 등 대다수 매체에서 별빛 형형한 밤하늘과 달빛 은은한 들녘이 평온과 행복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유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릴없는 아픔을 가슴 한 켠에 품은 채 살아가게 된다. 이 영화는 본능적으로 빛을 갈구하는 7번방 사람들과 그들을 보듬어 주는 별빛과 달빛을 매개로 사람과 사랑, 그 둘이 얽혀야 건강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스치듯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며 오늘처럼 많은 눈물을 흘려 보긴 처음이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어쩌면, 필자와 딸의 이름이 영화 속 부녀의 그것과 한 자씩 같다는 우연으로 인해 남달리 깊은 이입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신 눈가에 손을 올리던 많은 이들을 볼 때 '7번방의 선물'은 '공감'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1. 사족이지만,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조명이다. 이불 위에 비친 모습처럼 좁게 투영되려면 형광등을 상당히 낮춰 달아야 한다. 소품은 소품 역할을 할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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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관대하라.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각주:1]가 남긴 말이다. 별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마침, 한참 아랫사람들에게 케잌을 선물 받았다. 필자의 취향에 맞춰 별 열 개로 장식된 초코 케잌을 골라 왔다. 가끔은 어떤 예정된 사건 속에 던져진 듯한 날이 있다. 자정을 넘긴 지금도 '세대'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Decimus Junius Juvenal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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