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표 원고지'에 해당되는 글 87건

  1. 2011.08.14 별을 쫓는 아이
  2. 2011.08.13 피타고라스의 별과 항공대학교 우리별 가요제
  3. 2011.08.13 2011 별하늘지기 천체사진 전시회
  4. 2011.08.03 별이 되어라, U-17
  5. 2011.07.26 지구라는 행성 2
  6. 2011.07.15 은하레일 853
  7. 2011.07.07 7498 >111209
  8. 2011.06.27 구름을 피하는 법 2
  9. 2011.05.16 1,000 4
  10. 2011.05.16 2011 대한민국 별축제 2

OLYMPUS μ TOUGH-8010


지하철역에서 '별을 쫓는 아이'의 시사회 포스터를 보았다. TV에서 SICAF 2011 개막작으로 소개되어 관심 갖고 있던 참이었는데 볼수록 마음 끌리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별에 얽힌 사연을 가진 아이, 또는 별을 무척 좋아하는 어린이, 아니면 천문학자를 꿈꾸는 소년에 관한 애니메이션일 듯하지만, 상실을 아직 알지 못하는 소녀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찾는 이국의 소년, 그리고 결코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른. 이 세 사람이 깊은 지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라고 한다.
꽤 문학적인 줄거리를 검색해낸 것만으로 메타포로서의 별이 뜻하는 바를 아는 체하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니, 제패니메이션 감독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밖에 모르는 과루함에 젊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한 분을 더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개봉일이 이달 25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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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US μ TOUGH-8010


벌써 1년이 되어 가는 작년 2010년 10월 29일, 항공대학교에 출장을 다녀왔다. 마침 하늘사랑 항공제 기간이어서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행사들에 대한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항공기 탑승, 모형항공기 비행,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 열기구 탑승, 태양광 무인기 X-6 제작 설명회, 항공우주법 모의재판, 항공 소방 시범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것들이 가득했다.
평소 세스나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에 육군 UH-60 헬기들이 착륙하여 조종사들이 오가는 모습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고, 항공우주박물관 옆에서는 위 사진 속의 펼침막이 시선을 끌고 있었다. 과학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이름의 우리별 가요제만큼은 보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펼침막 속의 별을 보자. 피타고라스 학파를 상징하던 정오각형의 대각선들이 2,500 여년의 세월을 넘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눈과 가슴 속에서 빛나고 있음은 그 옛날 피타고라스가 보던 별을 지금의 우리도 보고 있다는 것만큼 멋드러진 일이다.
수학과 과학에서 그들이 남긴 절대적 업적에 보답하는 우리들의 사명 중 한 가지는 공해와 광해에 중독된 밤하늘을 그 시대의 청정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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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선 혜화역 내에 있는 서울메트로미술관 혜화전시관에 다녀왔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토요일이었지만 대학로는 풋풋한 사람들로 넘쳐났다. 장마보다 긴 여름비가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었으니 가랑비쯤이야 우산 없이도 다닐 수 있다는 듯 많은 이들이 매표 호객꾼들 사이를 오가며 웃음을 나누고 있었다.  
네이버 까페 '별하늘지기'의 천체사진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개막일에 맞춰 대학로에 다녀온 것인데, 동호회의 전시답게 서로 다른 작풍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 있어 볼 것, 느낄 것 많은 기회였다. 노출시간으로만 본다면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시간이 걸렸을 작품들이지만, 빛나는 사진 한 장이 벽에 걸리기까지 별하늘지기들이 지새운 밤은 수만 시간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뭇사람들을 별 가까이로 안내하는 네이버 까페 별하늘지기 앞에 별빛 가득한 날들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홍보 전단지



홍보 브로셔 속지



별하늘지기 운영자이신 안해도님과도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흰색 상의를 입고 있는 분으로, '디노'라는 닉네임으로는 익숙하지만 대면은 처음이었는데, 열의와 책임감이 느껴졌다. 규모를 떠나 하나의 조직을 이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검정 가방을 맨 동료분의 신발을 보라. 빨간 바탕에 하얀 별들이 빛나는 독특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진정 별을 사랑한다면 저 정도는 신어줘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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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의 어느 날 아침, 신문을 펼쳐 든 필자는 포스터 한 장에 눈길을 빼앗겼다. 미완의 축구 선수를 별자리로 형상화한 그 포스터를 보고 또 보다 몇 군데 전화를 걸었다.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와 축구협회를 거쳐 U-17 월드컵 조직위원회까지 수소문한 끝에 충무로행 지하철을 탔다. 조직위 담당자께서 알려 주신 인쇄소를 찾았고, 2종의 포스터를 '뭉치'로 받았다. 학창 시절 수도 없이 그렸던 포스터가 이다지 달리 다가올 수 있다니...   
필자의 달뜬 마음과 달리, 2007년 U-17[각주:1] 월드컵은 당시에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미적지근한 응원 탓일까? 개최국 한국은 페루, 코스타리카, 토고와의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하였다. 대한민국 축구의 지상 과제는 2002년 이전까지 줄곧 16강이었으나 한일 월드컵에서 일구어 낸 4강 신화로 말미암아 한동안 각급 국가대표 축구팀의 목표는, 아니 관중의 눈높이는 준결승행으로 상향되어 있었다. 그런 터였으니 쉽게 본 상대가 준 패배는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고, 개최국의 부진은 회자되지 않는 옛이야기로 남았다. 
Team Geist! '팀 정신'이란 뜻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의 이름이다. 단체 경기에는 개인 경기와는 비할 수 없이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며, 특별히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 그 가운데 Team Geist를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도전의 역사에서 보았듯 홀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곳까지 인류를 이끌어 준 위대한 동력이다. 하지만 우리말에는 영어의 'team'에 걸맞는 어휘가 없다. '팀장'이란 용어를 접할 때마다 애처롭기 그지없으며 청군, 백군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반, 조, 패, 패거리, 무리, 떼, 모둠, 편, 동아리 중에도 꼽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없었는지, 사라졌는지는 모른다. 어찌 되었든 일정 규모의 사람들, 그이들의 목표와 정신을 하나로 묶어 주는 고유의 단어가 없는데도 한국 축구가 '조직력'으로 설명되는 것은 불가해다. 우리나라가 단체 구기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란다면, 선수들을 바라보기 전에 우리들의 언어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별을 꿈꾸는, 별무리에 들고자 땀 흘리는 수많은 無名들에게 들려 줄 진정한 응원가는 떼창이 아니라 하나의 '낱말'이다.



 

 


 

 

 


 

  1. FIFA는 3년 터울로 4개의 연령별 대회를 운영한다. U-17, U-20, U-23(올림픽), 성인 월드컵이 그것이며, 17세를 시점으로 삼은 것은 유럽 축구의 클럽 시스템에 기인한다. 유럽의 클럽들은 대부분 유소년 팀을 운영하지만, 15세 이하의 선수들은 학교 소속으로 클럽은 연고권을 가질 수 없다. 16세에 클럽과의 정식 계약으로 직업 선수가 된 이들이 본선 1년 전에 실시되는 대륙별 예선을 거친 후, 17세가 된 이듬해에 U-17 월드컵에 출전함으로써 프로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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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YMPUS μ TOUGH-8010



                                                           우리들은 여기에 산다.
                                                           복제된 기계 위에 어둠이 자라고
                                                           생명의 역사가 시나브로 잊혀지는 곳.
                                                           대지는 자존심을 버렸건만
                                                           반환점은 보이지 않는다.

                                                           구름은 잠시 머무나
                                                           문명은 도도히 미래를 삼킨다.
                                                           여섯 자루의 검은 칼이
                                                           근시안을 현혹하는
                                                           군무를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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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레일 853

별표 원고지 2011. 7. 15. 23:56

비 오는 금요일, 월미도에 다녀 왔다. 곳곳에 펼쳐진 현수막들이 낯선 외지인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랜드마크를 꿈꿨던 월미은하레일이 안전상의 중대 결함으로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미쳐 치워지지 않은 대공사의 잔해들이 을씨년스러웠는데, 개통도 이뤄지지 못한 이 모노레일에 투입된 세금이 무려 853억원이라고 한다. 민간에서의 사업이었다면 필히 부도와 실직으로 이어졌을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어린 시절, 필자의 뇌리에 각인된 제패니메이션 은하철도 999가 떠오른다. 철학적인 엔딩 나레이션이 인상 깊었던 이 만화영화는 영원함과 생명을 이야기했었다. 속도와 이윤이 신봉되는 사회에서는 부질없는 호사로 치부할 가치들이다. 사과나무를 심는 스피노자가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다. 


2011년 7월, 월미도, OLYMPUS μ TOUGH-8010




2011년 7월, 월미도, OLYMPUS μ TOUGH-8010



은하철도999 극장판 DVD 커버. 메텔이 그려진 두 장의 DVD가 들어 있다.


열차가 우주 공간을 운행한다는 역발상은 언제 생각해도 획기적이다. 관심과 상상의 영역이 무한에 가까운 제패니메이션은 문화적인 매력과 저력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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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8 >111209

별표 원고지 2011. 7. 7. 13:58

참 많은 블로그가 있다. 아니 블로거라고 해야겠다. 모두들 다채로운 주제와 관심사로 가상의 공간을 채우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방문자와 hit의 다소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외와 권력이 발생하는 또 다른 사회, 그곳에서 보게 되는 군상들의 모습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쏟아부은 노력의 경중을 떠나, 자신의 내면에서 생산된 사상을 담는 사람들과 '퍼온' 글로 손쉽게 채우는 사람들이 그것이다.
오전에 두 곳의 블로그를 방문하였다. 한 곳은 TODAY 7 / TOTAL 7498, 다른 한 곳은 TODAY 29 / TOTAL 111209라는 대조적인 문패를 달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방문자 수를 자랑하는 후자의 블로그에는 온통 남들의 고상한 글이 걸려 있을 뿐 정작 운영자의 것은 찾기 어려웠다. 전자의 블로그는 홈페이지에서 개편된 이후 다녀간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한결같은 마음이 흐르고, 빛나는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더군다나 블로거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이에 고인이 되신 지 오래이다.
별이 된 블로거, 박승철님의 이름은 곳곳에 남아 있다. 대한민국 천체사진의 수준을 끌어올린 사진가로서, 오퍼레이터, 천문대장, 편집자, 저자, 연구원, 회장이라는 직함들보다 '거인'으로 불렸던 분이다. 필자에게는 박승철님의 저서 두 권이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추모의 정으로 운영되는 블로그가 어디 또 있을까? 다시 보는 사진들만으로도 눈을 씻기에 충분한 고 박승철님과 그를 기리는 분들의 너른 둥지에 잠시 앉아 별이 스치는 소리 귀담아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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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MTSAT-2 위성[각주:1]이 오늘 오전 11시에 촬영한 적외선 사진이다. 수도권 북서부를 덮고 있는 반달 구름이 인상적이며,[각주:2] 남해와 동해를 에워싼 장마전선에도 눈길이 간다.
DCM 2011년 6월호에 소개된 일본의 풍경사진가 요네 미치코는 기상 조건이 맞는 촬영지를 찾아 2,000km 넘게 이동할 때도 있다고 한다. 구름을 피해 또 다시 수백 km를 옮기기도 한다니, 열정에 대한 정의에 더하여 원치 않는 구름이 어떤 존재인지 말해 준다. 매일 맑으면 사막이 된다는 격언이 세상을 겸손하게 하지만, 먹다 남긴 국수처럼 불어 터진 밤하늘을 보노라면 장마철만큼은 무정차 통과하고 싶기도 하다.  

 

 

  1. 기상청은 2011년 4월 1일부터 정지궤도 위성인 COMS(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가 보내오는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COMS를 띄움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7번째 국산 기상관측위성 보유국이 되었으며,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을 개발, 운용하는 최초의 국가로 자리하게 되었다. [본문으로]
  2. 기상청이 MTSAT-2로부터 수신하는 신호는 적외선을 촬영한 영상이지만, 예보용 자료는 기상 정보 이용의 편의를 위해 육지와 바다에 색상을 입혀 공개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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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별표 원고지 2011. 5. 16. 17:06
2011년 5월 16일 17시, 누적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되었다. 
상당수는 필자의 접속이었을 미미한 성적이지만, 그래도 기쁘다. 사진가 Alfred Stieglitz의 말을 인용하며 앞날을 다짐한다.  


                                    촛점이 맞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은 실수이고,
                                    촛점이 맞지 않은 열 장의 사진은 실험이며,
                                    촛점이 맞지 않은 백 장의 사진은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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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밝던 지난 14일 올림픽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한 2011 대한민국 별축제가 개최되었다. 골든별, 음악회, 강연, 관측회 등 별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고, 많은 아마추어 천문인, 동아리, 동호회가 참가하여 밤하늘에 관한 열정을 공유하였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외로움과 어려움을 감내해야 주어지는 성취를 향한 발걸음이다. 저마다의 관심사를 깊이 있게 다듬어 가는 아마추어가 존경받는 나라가 선진국이며, 사진 속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그곳으로 이끌고 있다.  



 2011년 5월, 올림픽공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2011년 5월, 올림픽공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2011년 5월, 올림픽공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2011년 5월, 올림픽공원, 5D Mark Ⅱ, EF 24-105mm F4L IS USM

망원경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전에 신청순으로 45대까지만 참가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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