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에 가려 대접 못 받는 홍게들이다. 하지만, 가격 대비 실속은 갑각류 중 최고라 할 만하다. 깊은 바다에서 끌려 나와 택배로 부쳐진 홍게들이 성깔 있는 외계인 같아 사진으로 남겼다. 그제는 놀이터에서 안드로메다인을 촬영하더니 오늘은 외계인 타령인 필자 탓에 소재 고갈된 연속극이 떠오르겠으나, 영국의 인물사진 작가 John Rankin Waddell의 한마디로 핑계를 대신한다.
'영화가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이라면, 사진은 농담을 던지는 것이다.'
바다는 생명체들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담고 추억을 틔우는 둥지이기도 하다. 하얀 포말로 마음을 감싸 주는 바다는 그리운 양수이자 아낌 없이 주는 한 그루 나무다. 우주는 어떤 곳인가? 뜨겁거나 차가우며, 어둡거나 눈이 부시다. 하지만, 파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곳 어딘가에도 바다로 이뤄진 행성이 있다고 한다.
깊이가 수백 km나 되는 바다로 덮인 행성의 이름을 인류는 Gliese 581d로 명명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머나 먼 1 바다 행성 2에 존재할지도 모를 해양 세력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 2008년 NSAU 3의 RT-70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보낸 '지구로부터의 메시지'가 2029년경 지성을 가진 존재에 의해 수신된다면 2049년에는 회신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다. 소상한 경과는 다음 사이트를 통해 안내된다. 4
http://www.hellofromearth.net/
바다 행성이 있다면 모래 행성도 있을 것이고, 점토 행성, 암석 행성 등 다양한 형태의 땅덩이가 있겠다. 오래전, 어린왕자는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에게 자신이 여행했던 일곱 개의 별들에 대해 들려 주었다.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들을 풍자하던 갖가지 세상 즉, 오만, 위선, 허무, 물질 만능, 권위주의, 상실, 무의지의 행성들은 애오라지 반면교사로서만 우주의 구석 어딘가에 떠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