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각주:1]에서 바라본 남산타워의 모습이다. 마치 거대한 해시계 같다. 해시계의 중핵인 그림자는 주체를 객체화하는 무형학적 작용을 통하여 존재와 관계에 대해 묻곤 한다. 문답을 적어 가는 뫼비우스의 띠이자, 내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특별한 그림자가 있다. 세상의 수많은 아들과 딸이 그것이다. 부모 곁에서 시나브로 커 가는 동안 셀 수 없는 질문과 회답의 원천이 되며, 인생의 한낮에는 곁에 머무나 저녁이 되면 홀로 걷는 그림자... 
내일은 그들을 위한 날, 어린이날이다. 모두들 에버랜드[각주:2]로 갔는지 강변북로가 여유롭던 토요일에 남산 케이블카를 탔다. 군악대 공연과 손 아크릴 캐스팅, 얼굴 조각가 또띠 사진관 등을 오가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딸에게 오늘 무엇이 제일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다 재미있었단다. 진시황은 풀이 아니라 불로어(不老語)를 찾았어야 한다.
 
 
 
 

  1. 요즘은 N서울타워로 바뀌었지만, 남산타워가 더 익숙하고 친근하다. [본문으로]
  2. 몇 해 전, 집에서 에버랜드까지 여섯 시간이 걸려 밤에 '입성'했는데, 할인되는 카드를 놓고 가는 바람에 제값 다 주고 들어가 회전목마 하나 타고 나온 적이 있다. [본문으로]

'우주적 Camera Ey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  (0) 2013.05.19
마귀할멈 성운  (0) 2013.05.14
벚꽃자리  (2) 2013.05.01
동네 외계인 오빠들  (0) 2013.04.29
Multiple eclipse의 그림자  (0) 2013.04.18
Posted by TOTM
,

 

 

 

 

.

.

.

 

너의 미소는 마침내

 

갈 수 없는 하늘에

 

별이 되어 박힌다.

 

.

.

.

 

 

 

김춘수님의 '꽃의 소묘' 중에서

 

 

 

 

 

'우주적 Camera Ey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귀할멈 성운  (0) 2013.05.14
5월 5일을 향하는 해시계  (0) 2013.05.04
동네 외계인 오빠들  (0) 2013.04.29
Multiple eclipse의 그림자  (0) 2013.04.18
분홍 외계인들과 두 개의 적색왜성  (0) 2013.04.17
Posted by TOTM
,

대부분의 카메라에는 시간 설정 기능이 있다. 촬영 일시를 기록함으로써 사진의 가치를 높이고 쓰임을 넓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자시계라 한들 오차가 발생하므로 시계의 생명은 교정에 달려 있다.

문제는 카메라 구입 직후 맞춰 놓은 내장시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사진의 성격상 정확한 시각 기록이 필요 없다면 모를까 미처 생각지 못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카메라 가격과 내장시계의 정확성이 늘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1년에 5분 내외로 느려지거나 빨라지는데, 기록으로서의 의의를 갖는 천체사진에서는 대단히 큰 오차이다. 정확한 시간 설정은 천문현상 촬영은 말할 필요도 없고 별풍경 사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본기라 하겠다. 따라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내장 시계를 교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위는 5D Mark Ⅲ 사용 설명서이다. 국내 사용자는 시간대를 '도쿄'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동경 135도 기준의 표준시[각주:1]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조선은 동경 120도를, 대한제국은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두 우리 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며 동경 표준시가 강제되었으나 1954년에 다시 127도 30분으로 수복한다. 하지만 불과 7년 뒤인 1961년 8월 10일, 군정에 의해 다시 동경 표준시로 되돌려진 후 오늘에 이르렀다. 개탄스러운 불합리가 아닐 수 없다.

 

 

 

 

 

  1. 동경 표준시 사용은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으나, 실생활과의 관계만 보아도 확연해진다. 음력은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합삭일을 기준으로 정해져야 맞다. 하지만, 동경 표준시를 쓰니 일본에서 보이는 달의 위상 변화가 음력의 기준이 된다. 한국인의 삶에서 부정확한 음력은 문화적 혼란을 초래한다. [본문으로]

'Homo Faber > 촬영 장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 생겼다, SAMYANG  (0) 2014.03.23
TOAST-Pro Delicious  (0) 2013.04.23
고감도 센서와 별사진  (0) 2013.03.06
유력 후보, SAMYANG  (0) 2013.03.02
Fisheye-Nikkor MF 16mm F2.8용 diffuser 필터의 자작  (0) 2012.08.21
Posted by TO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