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표 원고지'에 해당되는 글 88건

  1. 2011.11.07 Again 2008
  2. 2011.11.04 별을 그리는 마음
  3. 2011.11.04 스튜디오 앞에서 2
  4. 2011.09.26 아디다스 피날레
  5. 2011.09.21 SHW-A250S 9
  6. 2011.09.10 포토 마루 2
  7. 2011.09.10 햇솔잎에 자르르르 쩌낸 달을 먹는다
  8. 2011.08.27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9. 2011.08.26 Hello Goodbye & Hello
  10. 2011.08.14 사진이 나오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Again 2008

별표 원고지 2011. 11. 7. 23:06
11월 3일 02시 47분[각주:1], 대한민국이 잠든 사이 중국의 선저우(神舟) 8호와 텐궁(天宮) 1호[각주:2]가 도킹에 성공하였다. 화약과 나침반을 발명한 나라답게 극한의 기술이 요구되는 우주 개발에서 장족지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내부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바를 향해 힘 있게 나아가는 중국과 이미 발사체 기술을 상용화 해낸 일본을 보며, 지난날 이 땅을 피로 물들였던 두 나라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첫 우주인 배출이라는 국가적 경사가 있었다. 당시 범국민적 경쟁을 거쳐 고산과 이소연 박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고, 두 사람은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30㎞ 거리의 가가린 우주센터에 파견되어 우주인으로서의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소유즈 로켓에 몸을 싣는 영예는 여성 후보에게 주어진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이 극적인 과정이 보여준 교훈은 우주로 가는 길의 험난함이었고, 기술적 고립무원에 처한 국가의 한계였다. 지금까지도 우주인 배출 사업이 가진 가치와 성과를 폄하하는 의견이 다분하다. 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논쟁조차도 훗날을 위한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아래 이미지는 그해 발행된 기념엽서이다. 기념우표는 발행되지 않았다. 이 점은 고무적인 일로 해석된다. 한국인이 우주에 다녀왔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지만, 진정한 축하는 다음을 기약하였다. 원대한 목표를 향한 불가결한 과정으로 우주인 배출 사업을 정의하고 있다. 이소연 박사의 두 손에 담긴 새싹을 보라. 기술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성취를 이루는 어느 날을 위해 남겨둔 기념우표가 어서 보고 싶다.    







위 이미지는 같은 해 발행된 크리스마스 씰이다. 2008년은 우리들에게 성큼 다가온 우주를 볼 수 있었던 의미 깊은 한 해였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되새길 만한 과학적 성취가 많음에도 거리감 있는 대상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점은 아쉽다.          



  1. 우리나라 시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표준시는 일본의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고베와 오사카 사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는 우리 땅 독도에서도 278㎞나 떨어져 있어 대한민국 표준시가 평균태양시보다 30분 빠른 문제가 있다. 자주국가로서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대한제국 시기와 해방 직후 사용하였던 127도 30분을 표준자오선으로 삼아야 하겠다. [본문으로]
  2. 우주정거장 건설 기술 축적을 위한 시험용 정거장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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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처음 시작한 1997년 68㎍/㎥ 이래 2010년 49㎍/㎥까지 낮아졌습니다. 대기오염,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맑은 서울의 밤하늘은 보더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2011 서울시민 공익광고 공모전' 입선을 수상한 이동희님 작품입니다.



지하철 출입문에 부착된 공익광고이다. 오염시키기에 비해 정화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지 보여 준다. 별을 본다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면 그 나라는 멋진 곳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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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에는 누군가의 추억이 서려 있다. 오래된 물건, 굽은 골목길, 유행이 지난 상점들처럼 힘 잃은 존재들에도 남 모르는 웃음과 눈물이 고여 있다.
작지만 단정한 스튜디오 안에서 누군가의 소망을 촬영하던 사진사와 그의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던 이들이 꿈꾸었을 무언가를 생각해 본다. 준비와 시작에 대한 인증이며, 세상사에 이름 한 줄 보태고 있음을 말해 주는 작은 조각이 증명사진이다. 
사양산업이라는 위태로운 눈짓이 등 떠밀지만, 허세에 덮인 대작(大作)을 사양하고, 묵묵히 삶을 기록하는 진실함이 시골 사진관이라는 곳에 스며 있다. 원판에 담겨 있을 많은 이들은 하나의 역사지만, 속도광 21C에게는 작은 일로 치부되기 마련이고, 현대적이라는 무언가가 자리를 요구할 것이다.
길 건너 대단지 아파트 공사장의 기계음이 안개처럼 오후를 덮은 어느 날, 걷는 것이 미덕인 세상을 그려 보며 사진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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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은 패널의 형상과 갯수, 재질에 따라 탄성, 회전력, 직진성 등에 차이를 갖게 된다. 메이커들은 기술력을 과시하고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고자 독자적인 패널 디자인을 개발하고 특별한 명칭을 부여하여 왔다. 흑색 오각형과 백색 육각형의 단순한 조합으로 축구공의 대명사가 된 TELSTAR[각주:1], 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삼십 여년 간 많은 아류들로 이어지며 절대적 지위를 유지한 TANGO[각주:2], 2002년 월드컵에서 화제를 모았던 FEVERNOVA가 그렇다.
하지만 한일 월드컵까지 사용된 축구공들의 패널은 32개로, 모두 TELSTAR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혁신적인 변화는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나타났는데, 이 대회의 공인구 TEAM GEIST는 패널 수를 12개로 줄임으로써 더욱 구에 가까운 형상을 갖게 되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용된 JABULANI는 8개로 진화했으니 점점 더 상식 밖의 형상을 가진 축구공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UEFA[각주:3]에서는 ADIDAS사의 FINALE를 공인구로 사용하고 있다. FINALE는 별 모양의 패널을 가진 최초의 축구공으로서, 아래 사진과 같이 패널 자체가 별 모양인 것과 TELSTAR나 JABULANI형 패널에 별 문양을 프린팅한 것 등으로 나뉜다. 인간의 서정적 고향이자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Goal로서의 별을 아로새긴 FINALE는 축구공을 위한 궁극의 디자인으로 여겨지며, 더 이상의 것은 필자의 눈에 차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1. TV 속의 별이란 뜻을 가진다. 천연 가죽으로 만들어져 비에 약하고 무거웠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다. [본문으로]
  2. 방수성의 강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본문으로]
  3. 유럽축구연맹, 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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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250S

별표 원고지 2011. 9. 21. 00:39



 
큰 별
작은 별
말없이
밤하늘에 별이 반짝



필자는 애니콜 SHW-A250S을 쓰고 있다. 걸을 때는 대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어떤 날은 꺼내 보면 알 수 없는 말들이 입력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아무 번호나 눌려서 엉뚱한 통화가 연결되기도 한다. 화면 잠금 방법을 몰라서 그대로 두고 있는데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위 화면은 9월 17일에 바지 속에서 저절로 입력된 MMS이고 그 아래는 필자의 해석이다. 정말 저절로 저렇게 되었다. 어떤 대상을 늘 생각하면 이런 일도 생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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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마루

별표 원고지 2011. 9. 10. 01:30



작년의 일이다. 새로 구입할 카메라의 선택을 위해 이루님과 통화를 했었다. 카메라를 들 때면 늘 인화를 염두에 두기에 이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다. 2권까지 출판된 '이루의 필름으로 찍는 사진'의 저자로, 책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친절하게 조언해 주시어 큰 도움이 되었다.
오늘 이루님이 운영하시는 포토 마루에 들린 김에 '사람이 있는 현상소'라는 모토가 적힌 간판을 사진에 담았다. 좋은 사진의 산실로 남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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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스치는 맑은 기운이 가을이라 하더니 어느새 추석이 모레 앞에 와 있다. 회현사거리 신호 대기 중 차에서 내려 촬영한 위 사진 속에는 송편 이야기 한 편이 시처럼 쓰여 있다. 모 은행의 이미지 광고로만 보기에는 뜻이 깊은 글이 아닐 수 없다. 송편은 반달[각주:1]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곧 기울어 갈 보름달보다 점점 차오를 반달에 의미를 둔 선조들의 기원이 담겨 있다. 보름달 모양의 맵쌀 반죽에 소를 채워 반달로 완성되는 송편처럼, 우주를 담은 음식을 즐기는 우리들에겐 멋스러운 전통이 흐른다.




  1. 중국의 월병은 보름달을 상징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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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많은 제주의 현무암 대지 위에 스스로를 녹여낸 사진가 김영갑. 그의 숨결과 손길이 남아있는 갤러리 두모악에 다녀왔다. 22일부터 24일까지의 여정 동안 필자의 겉과 속을 적시며 내리던 빗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제주를 찾았던 수많은 사진가들은 눈여겨보지 못했던 거대한 지질학적 아름다움을 6:17 비율의 2차원적 시각으로 극대화한 김영갑은 사진의 시대인 지금, 카메라를 손에 드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홀로 한다는 것의 고독, 눈과 마음의 이야기를 오롯하게 사진으로 옮기는 창작의 고통을 지나온 사진가 김영갑은 제주에 오르고, 풍경을 논하며, 사진을 말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 아래의 사진들은 모두 OLYMPUS μ TOUGH-8010을 사용하였으며, 갤러리의 양해 하에 촬영하였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의 작은 길가에서 주홍 간판이 손짓한다.



우중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사진으로 남은 작가를 찾아왔다. 정문에서부터 지난날 작은 분교였던 이곳의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방문객을 맞는 철제 인형이 비에 젖은 인사를 건넨다. 



소박하게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하다.



아이들 웃음 소리 스민 정원은 제주의 돌과 나무로 가득하다.



현대적인 느낌의 서체가 돋아 있는 현관   



현관을 들어서면 김영갑 선생님이 쓰시던 사진기들이 유품 전시실 안에 놓여 있다. 우측 삼각대에 거치된 FUJI 617은 필자도 선망하는 기종이다. 출입할 수는 없으며, 유리 창문을 사이에 두고 찰영하였다. 



두모악 전시실 초입의 커다란 유리문 너머로 본 유품 전시실. 뜰을 향한 창문은 볕이 좋을 것이다.



제주의 자연에는 장엄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그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사진들.



남도의 낯선 나무와 풀들이 지난날 교정이었던 정원에 가득하다. 사진가의 애정 어린 손길이 곳곳에 녹아 있다.





필자의 3일 여행을 기념하며, 사진가 김영갑의 오랜 말벗이었을 제주의 바다와 하늘을 사진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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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가는 하늘이 펼쳐진 오늘 아침에 '별을 쫓는 아이'를 관람하였다.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본 것은 중학 시절 이후 처음이라 사람 없는 극장은 가벼운 감회를 자아냈다.
제목에 걸맞게 Kagaya의 일러스트가 떠오르는 밤하늘이 장면 장면 속에 펼쳐지지만, 천체로서의 별은 이야기의 여백을 채우는 장치이자 은유로서만 반짝인다.
영문 제목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에서 느껴지듯, 미지에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품은 소녀 아스나는 아가르타에서 온 소년 슌의 죽음과 그의 동생 신을 통해 자각하게 되는 자신의 마음, 그리고 모리사키 선생님의 알 수 없는 간절함 속에서 깊은 지하세계를 향한 험난한 동행을 시작한다.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은 까닭에, 줄거리는 인상 깊었던 대사 몇 대목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나는 분명 너를 만나러 온 거야.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별이 없는 하늘은 왠지 불안하구나. 인간이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지 사무치게 만들어.


상실을 안고 살아가라는 소리가 들렸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등에 업고 아가르타를 떠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끝으로 Kumaki Anri
의 'Hello Goodbye & Hello'가 흐른다. 슬프면서도 명정한 그녀의 노랫말은 아스나의 별이 뜻하는 은유를 비로소 알려준다.

.
.
.

전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아.
.
.
.

그대를 사랑하게 된 후부터 이 여행은 시작되었지.
.
.
.

그대가 없는 이 세상에 안녕.
.
.
.


인연이라는 소략한 그물 속에 Hello의 설레임과 기쁨만 있는 세상, Goodbye라는 이별의 언사가 필요치 않은 세상은 어디일까?




극장판 홍보 전단지 앞면



극장판 홍보 전단지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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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사진관을 향해 돌을 던지는 다림




사진관을 축으로 두 남녀의 인연이 전개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사랑의 정의에 대해 묻는다.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사진관에서 시작된 만남이 이별에 다다르는 동안, 말할 수 없는 남자와 듣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 영화 속에 차오른다. '사자자리죠?'라고 묻는 다림과 그녀를 사진에 담는 정원의 모습은 심은하의 미소처럼 환한 결말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계절을 보내며 인연의 매듭을 풀어야 하는 정원과 다가서고만 싶은 다림의 애틋함을 찬찬히 펼쳐 간다. 함께 놀이공원에 다녀온 후 까닭도 모른 채 만날 수 없는 정원에 대한 원망으로 사진관을 향해 돌을 던지지는 다림, 자신의 영정을 촬영하며 작아져 가는 정원, 두 사람의 사랑에는 쉬운 유희가 넘치는 세상을 씻기는 순수가 담겨 있다. 여러 날 지나 하얀 눈 소복히 쌓인 사진관 앞에 선 다림은 자신의 사진이 걸린 진열대를 보며 미소 짓는다. 홀로 서성일 뿐 둘이 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정원의 고백이 나지막이 들려온다. 


내 기억 속이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한다는 것은 입이 할 수 없고, 귀가 들을 수 없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하는 대화이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았던 다림, 그녀를 소망했던 정원의 마음을 헤아리는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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