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anonrumors.com/2013/03/canon-announces-the-development-of-new-high-sensitivity-sensor/
 


 
필자는 요즘 5D Mark Ⅲ를 쓴다. 오두막 후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손꼽아 기다리다 작년 4월 발매 당일 구입했다. 전작에 비해 상향된 감도와 전자 수평계 내장이라는 두 가지 개선점에 이끌렸다. 별풍경 사진은 대부분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므로 1DX와 동일한 AF 모듈을 사용한다는 점은 큰 매력이 아니었다. PC 앞에 앉아 약간의 수고를 더하면 구현 가능한 다중노출과 HDR 기능이 오히려 반가웠다. 
하지만, 정밀한 공산품을 출시 초기에 구매한다는 것은 혹시 모를 문제점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없지 않다. 캐논의 이전 제품들이 블랙 닷, 미러 이탈 등 크고 작은 이상을 보여 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5D Mark Ⅲ도 빛샘 현상이라는 반갑지 않은 문제로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그러나 국제적 이슈로 부각시키고자 했던 소비자들의 노력과는 달리 캐논의, 캐논에 의한, 캐논을 위한 방향으로 마무리되었다. 
말 많았던 1번 시리얼을, 지적되었던 특정 상황에서 주로 사용해 온 필자로서는, 캐논은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고 소비자들은 보다 냉정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용자와 비사용자 모두 현상에는 집착했으나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이는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 까닭은 실 사용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의 태양 사진과 별풍경 사진들이 이를 증명한다. 필자는 차광막 보수를 받지 않았고, 받을 계획도 없다.
다시 감도에 대해 이야기하자. 이 부분 또한 혹평을 받았었다. 니콘 D800[각주:1]의 화소 도약이 불꽃놀이와도 같은 볼거리였기에 5D Mark Ⅲ의 상용 감도 3스탑 상향은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더 많은 상황, 더 다양한 조건에서 어느 쪽이 더 아쉬울까? 1스탑 더 밝은 렌즈를 위해 추가되는 지출을 생각하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그렇게 일 년 전 봄날에 체면을 구긴 캐논이 일 년 후 봄날, 기대되는 소식을 발표하였다. 풀 프레임 규격의 동영상 전용 초고감도 CMOS 센서가 그것으로서 1DX보다 7.5배 큰 화소를 가진다. 따라서 총 화소수는 약 240만 화소로 매우 적지만, 화소당 수광 면적이 크므로 8.5등급 이상의 어두운 별[각주:2]까지 촬영 가능하다고 한다. 쌍둥이 자리 유성우를 촬영한 영상을 3월 5일부터 8일까지 도쿄에서 개최되는 'SECURITY SHOW 2013'에서 시연한다고 하니 그 화질이 궁금하다. 카메라용 고화소 센서의 초고감도화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추적장치 없이도 별이 '쏟아지는'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날이 성큼성큼 오고 있다.  
   
 
 
 

  1. D800도 초점 문제로 고전했다. 이처럼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제품에서 불만이 대두되는 사례를 보면 카메라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정밀을 요하는 기계인지 절감하게 된다. 똑딱이만 뜯어 보아도 그 부품수와 구조가 감탄스럽다. [본문으로]
  2.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한계 등급이 6.5이고, 해왕성이 7.8등급이다. DSLR로는 8.5등급보다 어두운 별들도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동영상 한 프레임당 노광 시간은 1/30초이다. 이 짧은 노출로 노이즈 없이 8.5등급 이상의 별을 찍는다는 건 대단한 감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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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YANG 렌즈의 기세가 힘차다. 2005년, 500mm 반사렌즈로 교환렌즈 시장에서 재기하더니 미러리스와 VDSLR 열풍이라는 모멘텀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렌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일제 렌즈와의 공성전을 알리는 첫 포문은 14mm f2.8 ED AS IF UMC가 열었다. SAMYANG이라는 일곱 글자를 새로이 각인시킨 14mm f2.8 ED AS IF UMC는 본 블로그의 2012년 3월 28일자 글[각주:1]에서 될성부른 나무로 예견되었었다.

국산 중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호평 받는 상표들이 있다. 777, ROMANSON, NEXEN과 같은 브랜드들이 그러하며, SAMYANG 렌즈도 오래전부터 같은 길을 걸어왔다. 또, 품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들도 있으며, 여기에도 SAMYANG은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식어들은 머지않아 물정 모르는 이야기가 될 듯하다.

2012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의 earth and space 부문 대상[각주:2]은 일본의 Masahiro Miyasaka가 차지했다. 아래 사진이 영예의 작품 'Star icefall'이며, 그의 감상을 함께 옮긴다.

 

 

 

 

The stars fell from the heavens.

The stars transformed themselves into an icicle.

Stars sleep eternerly here.

 

 

10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인 Pete Lawrence[각주:3]는 다음과 같은 심사평으로 위 작품의 청아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This image grabs you from the word go - the lines of ice naturally draw your eyes skyward towards the rich star fields above. I find there's a great visual balance here between the Earth and the sky and for me, this makes it a perfect picture for the category."

 

 

두 사람의 생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천국과 영원을 이야기하는 완벽한 작품'이라 하겠다. 필자가 찍은 것도 아니면서 이처럼 길게 운을 떼는 까닭은 이 아름다운 사진을 촬영한 렌즈가 바로 'SAMYANG 14mm f2.8 IF ED MC Aspherical'이기 때문이다.[각주:4] 주변부 성상이 왜곡되는 광각렌즈의 특성이 눈에 띄지만,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사진의 본질적 측면을 중시하는 별풍경 사진에서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예술에 있어 완벽함이란 상대적 개념이므로 또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SAMYANG 렌즈는 'Star icefall'을 통해 사진가의 느낌을 담아내는 도구로서 손색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품질에 상응하는' 가격표는 품질만으로 붙일 수 없다. 매력 있는 상표가 되는 길에 기술력은 기본기일 뿐이다. 제조사 국적의 이미지나 구매자의 경험과 결부된 사적 이미지는 물론이거니와 사용자들이 쌓아올린 실적, 선망하고 인정할 만한 역사가 브랜드를 만든다. SAMYANG 렌즈의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올 것이다. 장차, 어쩔 수 없이 일제 광학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타개시킬 유력 후보로 SAMYANG을 지명하며 제2, 제3의 'Star icefall'을 기대한다.

 

 

 

 

  1. http://www.starrynight.pe.kr/189 [본문으로]
  2. winner [본문으로]
  3. 천문학자이자 BBC TV 프로그램 'The Sky at Night'의 진행자 [본문으로]
  4. 카메라는 5D Mark 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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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스캔하러 코스트코에 다녀왔다. 빠르고 저렴[각주:1]하기 때문에 화질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에 애용한다. 그런데, 무척 아쉬운 말을 듣게 되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스캔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디카가 쏟아지는 세상을 살며 필름이 영원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하고 정든 매체의 끝을 보는 경험은 정말이지 하고 싶지 않다.

 

 

 

 

  1. 1롤에 1500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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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국

 

 

 

위 사진은 지난해 10월 11일,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를 기리는 오마주 사진전 '이지적 우아함'의 개막 기자 간담회에서 촬영된 김중만님이다. '캐논인가, 캐논이 아닌가'라는 전설적 카피의 주역이자 다작 작가다운 외양의 1Ds mark Ⅲ가 인상 깊다. 거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 하나를 낡은 카메라가 대변해 주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늘 지니고 다니던 똑딱이 디카를 처분하였다. 보다 밝은 렌즈와 더 높은 감도를 가진 제품으로 교체할 생각이었다. 물망에 오른 기종은 삼성의 EX2F와 소니의 RX100 등이었으나, 줌백을 다시 구입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서브 바디'는 보도, 행사, 천체 사진과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오히려 독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최고의 장비는 가방 속이나 집에 둔 채 '결정적 순간'을 마주하는 안타까운 경험을 다들 해 보았을 것이다. 

탑로더 줌 55 AW는 세로그립이 장착되지 않은 오두막삼을 넣을 수 있는 크기이며, 17-40처럼 후드가 넓은 렌즈도 불편 없이 수납이 된다. 휴대성이 좋아 기동성을 높여 주는 줌백과 함께 하며 최고는 최선의 결과임을 확인하는 계사년, 보다 다작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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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인류학에서는 활이나 투겁창처럼 두 개 이상의 요소가 조합된 도구의 사용 여부로 구인류와 신인류를 구분한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주력 에너지의 종류, 즉 물리력과 전기력의 사용 경험치에 따라 구세대와 신세대로 나눌 수 있겠다. 

코흘리개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들은 태엽을 감아야 작동하는 것들이 많았다. 팽이도 줄을 감아 던져야 했으니 장난감은 감는 것이라는 등식이 머릿 속에 남아 있다. 초등학생이 되니 점차 건전지를 사용하는 물건들이 늘어났는데, 당시의 국산 건전지[각주:1]는 지금의 중국산 초저가 제품과 별 차이가 없었다. 허접한 외양에 누액은 기본이었고 수명도 짧았지만, 국산 브랜드가 있었다는 사실과 우주과학적인 그 이름은 언제 생각해도 흐뭇하다. 중학교 때 친구가 보여준 SONY 워크맨에는 껌처럼 기다란 충전지가 들어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느꼈던 신기함은 지금껏 잊혀지지 않는다.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도착한 2012년은 2차 전지에 사활을 거는 대기업들의 경쟁이 무르익은 가운데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이 뒤쳐지는 판세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70년대 어린이 잡지[각주:2]에서 본 '미래 세계'의 운송 수단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실주행하는 지금, 충전지의 성능은 의식주에 버금가는 비중을 차지하려 한다. 

디지털이 자리 잡은 사진계에 있어서도 고효율 배터리에 대한 갈증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간다. 필자는 LP-E6[각주:3]을 다섯 개 사용하며, LC-E6E[각주:4]는 두 대를 쓰고 있다. 많이 찍어서가 아니라, 주로 외진 곳으로 출사하는 까닭에 쓰고 남을 만큼 지참하는 것이 마음 편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무턱대고 충전지만 챙기는 것이 능사일 수는 없다. 자신의 촬영 스타일에 맞는 준비가 이상적 방법이며, 이를 위한 장비 하나를 소개한다. 자동차는 직류를 사용하며, 가전제품은 교류를 사용한다. 따라서 카메라 충전지를 차에서 충전하려면, 해당 카메라 전용 차량 충전기를 구입해야 한다. 어떤 것이든 '전용'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나, 교체 주기가 짧은 제품일수록 단점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장비가 Inverter로서, 직류를 교류로 변환해 주는 편리한 장치이다. 자동차에 가정용 콘센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라! 출력되는 전류량과 전압에 따라 종류과 가격이 다양하며, 알맞지 않은 기기와의 연결 시 작동되지 않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테슬라와 에디슨의 운명을 가른 두 가지 전류가 디지털 시대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며 장단점을 고수하는 모습은 근래의 갖가지 세대 구분을 E세대[각주:5] 하나로 통합하자는 제안을 구상해 보게 한다. 어쨌거나, Inverter는 노마드족으로서의 자유를 확장시켜 주는 확실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1. 로*트 [본문으로]
  2. 소년중앙과 어깨동무는 어린이 교양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본문으로]
  3. 5D2 및 5D3용 충전지 [본문으로]
  4. LP-E6용 충전기 [본문으로]
  5. Electro-generati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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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져 리그의 겨울을 스토브 리그[각주:1]라고 부른다. 연봉 협상과 계약이 난로를 켜 놓은 실내에서 이루어진 데서 생긴 표현이다. 

어떤 활동이든지 행하기 좋은 시기가 있다. 화려하고 선명한 은하수는 여름 밤의 자랑이지만, 요즘은 비 오는 날이 많다. 개콘 정여사식으로 하자면 많아도 너~무 많다.
무언가를 바꿀 수 없다면 그것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발전적 순응'이어야 한다. 여름은 발전적 순응기이다.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 시기는 카드 리그[각주:2]이기도 하다. 지난 촬영 과정에서 소요되었던 소품이나 장비의 자작에는 재료가 필요하고, 구입에는 재정이 요구되니 여름은 결제의 계절이 되곤 한다. 고난의 행군이 기다리지만...  

필자는 평소 안경을 끼지 않는다. 눈이 좋지는 않으나 나쁘지도 않기에 운전할 때만 의도적으로 착용한다. 잡광이 많던 어느 날 밤, 완전 교정 도수의 안경이 있으면 '다른' 밤하늘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별 감상 전용 안경을 맞추었다.[각주:3] 

무광 흑색 테에 목걸이 연결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한 후, 별 문양이 날염된 운동화 끈[각주:4]을 달아 주었다. 강남 스타일은 아니지만, 하늘을 보는 눈[각주:5]을 마련해 두니 자족감은 충분하다. 80년대 중국의 대외정책인 도광양회에 비견되는 여름을 나고 있다고 최면을 걸어 본다.

 

 

 

  1. Stove league [본문으로]
  2. credit card league [본문으로]
  3. 카메라 렌즈와 격을 맞추기 위해 HOYA 비구면 렌즈를 장착하였다. [본문으로]
  4. ABC마트에서 구입 [본문으로]
  5. Govert Schilling의 저서, '하늘을 보는 눈'(원제 : Eyes on the skies)을 참고한 표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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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촬영하다 보면 보다 넓은 화각의 렌즈가 아쉬울 때가 있다. 광대한 하늘에 지상 풍경까지 곁들이자면 24mm는 기본이며 그 아래 화각이 필수적이다. 광광익선(廣廣益善)이라 하겠다.

광각의 끝에는 어안렌즈가 있다. 강렬한 왜곡으로 인해 사용 빈도가 낮으나, 천체사진에서 180도 이상의 화각을 담아내는 박력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으니 바로 필터 사용의 제약이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돌출된 렌즈로 인해 전면이 아닌 후면에 필터를 장착해야 하며, 요즘 시판되는 어안렌즈는 젤라틴 필터를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Fisheye-Nikkor MF 16mm F2.8과 같이 bayonet 방식의 렌즈도 있지만, 전자와 후자 모두 구할 수 있는 필터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

점상으로 촬영하는 별풍경 사진에서는 diffuser 필터의 사용 여부가 시각적으로 확연한 차이를 만들어 내므로, 어안렌즈에 장착 가능한 diffuser 필터의 자작은 어안렌즈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된다. 

 

    

 

 

Fisheye-Nikkor MF 16mm F2.8에는 4종의 bayonet 필터가 기본 제공된다. 맨 왼쪽의 필터가 개조를 마친 diffuser 필터이며, 링 없이 놓여 있는 필터는 탈거[각주:1]된 A2 필터이다.

diffuser 필터는 가공이 용이한 COKIN P830을 사용하였다. 원형으로 연마 후 bayonet에 장착하는 과정은 안경점에 아웃소싱하였다. 순정 필터보다 COKIN 필터가 더 두꺼워서 링 밖으로 돌출되게 되지만,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Fisheye-Nikkor MF 16mm F2.8의 bayonet

 

 

 

 

니콘과 달리 젤라틴 필터를 삽입하는 방식의 캐논 렌즈[각주:2]

 

 

 

 

자작 diffuser 필터를 장착한 Fisheye-Nikkor MF 16mm F2.8

 

 

 

 

자작 diffuser 필터와 F→EF 컨버터를 장착한 Fisheye-Nikkor MF 16mm F2.8

 

 

 

 

어안렌즈 최초의 줌 렌즈인 EF 8-15mm F4L USM과 Fisheye-Nikkor MF 16mm F2.8의 외양 비교

 

 

EF 8-15mm F4L USM은 8mm에서 원상으로 촬영되므로, 135 포맷에 장착하면 전천(全天) 카메라가 된다. 하지만, Fisheye-Nikkor MF 16mm F2.8은 대각선 어안이므로 전천을 촬영하려면 120 포맷에 장착하는 개조를 거쳐야만 한다. 사진 속의 Fisheye-Nikkor MF 16mm F2.8은 전천 촬영 시의 비네팅 방지를 위해 붙박이 후드를 제거하였다. 이 경우, 렌즈 캡 또한 개조하여야 한다.

 

 

 

 

  1. 필터의 bayonet이 하늘 방향으로 가도록 필름통 위에 올린 후, 나무 젓가락을 유리면에 대고 망치로 치면 탈거된다. [본문으로]
  2. 홀더를 고정한 3개의 볼트는 너트로 체결되는 방식이 아니기에 풀거나 제거해도 렌즈 내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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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하는 물건이 많으면 그만큼 분실할 위험도 커진다.[각주:1] 더욱이 출사 시에는 크고 작은 장비들을 지참하게 된다. 렌즈 캡, 릴리즈, 헤드랜턴, 충전지, 안경, 주머니 난로, 필터, 수준기 등 생각보다 다양한 악세사리를 수시로 사용하는데, 이것들을 가방이나 배낭에 넣었다 빼려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철야 촬영의 수월성은 체감 피로와도 상관 있으므로 가급적 안락하게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도와 주는 장비 중의 하나가 촬영 조끼이다. 수많은 주머니가 주는 수납성과 어떤 옷 위에도 착용 가능하다는 실용성이 장점이다. 필자는 그동안 MATIN 촬영조끼 13(베이지)을 L과 XXL 두 사이즈로 구비하여 사용해 왔다. L은 봄부터 가을까지, XXL은 겨울철 다운 파카 위에 입었다. 하지만, XXL 조차도 다운량이 많은 파카에는 역부족이므로 혹한기에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촬영 조끼를 대체할 제품이 없을까 궁리하던 중 2012 P&I에서 빛을 보게 된다. 사진종합상사 부스에서 NEWSWEAR사의 Foul Weather Chestvest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엔 마음에만 담았다가, 지난 7월 사진종합상사를 방문[각주:2], P&I에서의 인연에 힘입어 이벤트 가격으로 구입하였다.

서양인 체구를 기준으로 제작되어 어깨끈이 긴 편인데, 벨크로를 제거하면 길이 조절이 자유로워져 몸에 맞추기 편리하다. 체구에 관계 없이 착용할 수 있으며, 여름엔 촬영조끼보다 시원하고, 겨울엔 옷의 두께를 불문하고 걸칠 수 있으므로 매우 편리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MATIN 촬영조끼 13

(사진 출처 : 필름나라)

 

 

 

 

   NEWSWEAR Foul Weather Chestvest

 

카메라 바디를 감싸고 있는 방수용 연장부는 평상 시 내부에 넣은 후 사방으로 밀착시키면 없는 듯이 쓸 수 있다.

(사진 출처 : 사진종합상사)

 

 

 

 

위 사진과 같이 옆으로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사진 출처 : 사진종합상사)

 

 

 

  1. 어제는 딸아이와 함께 교보문고에 갔다 노스페이스 보냉 백을 두고 왔다. 챙길 것이 많았는데 용케도 카메라는 들고 왔다. ㅜㅜ [본문으로]
  2. 충무로 월포와 매장을 공유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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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와 P&I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동차나 사진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쉽게 떠올리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근사한 전시물을 벗어난 군상의 시선과 카메라가 온종일 일관되게 향하는 또 다른 대상은 모델들이다. 우아미, 세련미, 개성미 등 기업이 선택한 이미지를 대변하는 여성들은 태양으로 높이 뜨고, 육중한 장비에 묶인 아마추어들은 해바라기를 자처하는 진풍경이 부스마다 펼쳐지는 곳이 모터쇼와 P&I이다. 

두 행사 모두 규모와 내용면에서 최신의, 그리고 최대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품 홍보와 수요 창출이라는 단기적 목표는 물론, 기업정체성을 전달하고 소비의 방향과 기술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많은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관심거리를 찾아 다니는 모습에서는 취향과 취미, 필수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인상적이어야 하기에 때론 파격도 마다 않는 'SHOW'는 흔하다. 사진기라는 흔하디 흔한 도구로 흔하지 않은 사진을 남기려면 행간을 읽고자 하는 눈을 가져야 하며, 같은 곳에서 다른 것을 보고자 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그림이나 사진을 액자라는 틀에 넣었을 때 작품에는 담기지 않은 작가의 목소리가 속삭이듯이, 전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이 선택하는 방법과 형식 속에는 은연중에 그들의 가치관이 스며 있다. 따라서 전시장 어딘가에는 간판과 제품에 가려진 기업의 속내를 보여 주는 특별부록이 놓여 있기 마련이다.

 

 

 

 

2012 P&I에 참가한 모 메이커의 홍보관이다. 방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열대어를 가둬 둔 수족관에 카메라를 담궈 보는 이벤트를 열고 있었다. 형광 도료까지 덧칠된 생명체를 촬영하는 '많지 않은' 관람객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했음이 안타까웠다. 

 

 

 

 

동종의 기능을 추구하는 타 메이커의 부스이다. 어항 속에 물고기가 없다. 대신 모니터 속의 잠수부가 제품을 홍보한다. 해저를 즐기는 다이버는 동일시의 대상으로 삼기에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환경을 이야기하는 기업은 인상 깊게도 단 한 곳이 있었다. 소비자로서도 LOHAS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유행어가 아닌 생존 기호가 되어야 한다. 동물행동학자 최재천님의 저서「인간과 동물」마지막 쪽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씌어 있다.

 

 

우리는 다른 동물과 다르지만, 그동안 생각해 온 것처럼 그렇게 많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긴 지구의 역사를 통해서 살아남은 하나의 생물일 뿐입니다. 이 지구가 우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존재했던 건 절대 아닙니다. 기나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 어쩌다 보니 우리처럼 신기한 동물이 탄생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 하버드대학의 고생물학자 Stephen Jay Gould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의 역사를 기록 영화로 만들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만들기로 했을 때 맨 마지막 장면에 인간이 주인공으로 다시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는 단호하게 0이라고 답합니다.

이렇듯 우리 삶은 우연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쩌다 우연히 태어난 존재일 뿐입니다. 그것도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본다면 태어난 지 몇 초밖에 안 되는 동물입니다. 게다가 몇 초만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 많은 생물학자들의 생각입니다. 가장 짧고 굵게 살다간 종으로 기록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본질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고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기획의 초청장으로 교부 받은 입장권에 일반 관람객임을 알리는 'VISITOR'가 인쇄되어 있다. '인간'을 뜻하는 단어로도 손색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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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쌈지길에 있는 소품 가게,「예술로 만든 선물」

 

 

 

별을 따다, 달을 따다, 꽃을 따다... 발상이 예쁘다.

 

 

 

오월의 첫째 일요일에는 인사동 좋아하는 친구와 쌈지길부터 황학동 도깨비시장까지 봄볕 실컷 쬐고 돌아왔다. 한가로움이 물결처럼 흐르는 거리가 참 좋았다.

사진 속 금속 글자들은 쌈지길 2층에 있는「예술로 만든 선물」에서 본 병따개이다. 병마개를 따는 일상과 별, 달, 꽃을 맺어 주는 도구가 있다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곳은 소품화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이철수님의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이철수님은 손끝이 거름이라는 농사일 틈틈이 찍으신 목판화를 '나뭇잎편지[각주:1]'로 함께 나누는 행동가이기도 하다. 스마트폰과 키보드를 놓지 못 하는 모자이크족들에게 점, 선, 면이 들려주는 생명의 이야기들은 우산 위에 듣는 빗방울 같은 울림이 있다.  

 

 

 

이철수의 집 초기 화면

 

http://www.mokpan.com

 

 

 

 

20일부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 '이철수의 집' 회원으로 가입하면 하루 한 통의 판화가 배달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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