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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4 스튜디오 앞에서 (2)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에는 누군가의 추억이 서려 있다. 오래된 물건, 굽은 골목길, 유행이 지난 상점들처럼 힘 잃은 존재들에도 남 모르는 웃음과 눈물이 고여 있다.
작지만 단정한 스튜디오 안에서 누군가의 소망을 촬영하던 사진사와 그의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던 이들이 꿈꾸었을 무언가를 생각해 본다. 준비와 시작에 대한 인증이며, 세상사에 이름 한 줄 보태고 있음을 말해 주는 작은 조각이 증명사진이다. 
사양산업이라는 위태로운 눈짓이 등 떠밀지만, 허세에 덮인 대작(大作)을 사양하고, 묵묵히 삶을 기록하는 진실함이 시골 사진관이라는 곳에 스며 있다. 원판에 담겨 있을 많은 이들은 하나의 역사지만, 속도광 21C에게는 작은 일로 치부되기 마련이고, 현대적이라는 무언가가 자리를 요구할 것이다.
길 건너 대단지 아파트 공사장의 기계음이 안개처럼 오후를 덮은 어느 날, 걷는 것이 미덕인 세상을 그려 보며 사진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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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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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GF 2011.11.07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판의 디자인과 벽면에 얼룩져 있는 명암이 사진관과 함께 한 세월을 말해 주네요^^
    매무새, 준비와 인증......
    가을의 끝자락에서 묻혀있던 제 삶의 향수에 젖여봤습니다.

    • 삼각대 2011.11.08 0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린 시절 이런 수수께끼를 읊었던 기억이 납니다. '헌 것인데도 새 것이라고 하는 것은?' 정답은 무엇일까요? ^^
      힌트 : 카메라 장터에선 미개봉이 신품의 기준입니다. 뚜껑만 열어도 헌 것이 된다면, 뚜껑 열리는 소식 많은 이 세상은 골동품이죠~
      저의 글이 FGF님의 가을 아침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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