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에는 명제가 부여된다. 김춘수님의 '꽃'이 꽃만을 뜻하지 않듯 명제는 창작물의 이름이자 상징인 동시에 함축이기도 하다. '무제'[각주:1]라는 표현과 같이 명제의 의미보다는 감상을 중시하고 작품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명제가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름만으로 경계를 이탈하는 긴박함과 극한의 환경을 떠올리게 하는 팝아트 작품이 있다. 앤디 워홀[각주:2]이 1983년 발표한 'Moon explorer' 시리즈이다. 친숙한 로봇 장난감을 소재로 하여 대량 생산, 대량 소비사회를 풍자하는 토이 페인팅 연작이다.  
아래 작품의 'LOT 162'는 경매 번호, 'SALE 7706[각주:3]'는 카테고리 분류로서 크리스티스가 경매품 관리를 위해 부여하는 체계이다. 경매는 아래의 링크에서 진행 중이다. 실크스크린임에도 앤디 워홀 작품다운 호가에 눈길이 간다. 


http://www.christies.com/LotFinder/lot_details.aspx?intObjectID=5173936


 

 


다음은 브루노 비숍벨거[각주:4]가 전하는 'Moon explorer'에 얽힌 일화로서,[각주:5] 토이 페인팅이라는 범주에 걸맞는 마음씨들이 와 닿는다. 


"In 1982, I asked him to create a group of small works for children. Andy responded with the Toy paintings, which I showed in my gallery in Zurich in 1983. Warhol designed wallpaper of silver fish swimming on a blue background with made the gallery look like an aquarium, and the paintings were hung at eye level for three to five years old children. Adults had to squat to examine the paintings closely, the opposite of me having to lift up my little children when looking at paintings in museums. We even went so far as to charge an entry fee for adults not accompanied by children under six, the proceeds being donated to a Swiss children's charity."

 


필자는 명제로 인해 'Moon explorer'에 관심 가지게 되었다. 본 블로그의 주제와 통하는 면이 있다. 


 

35.6×28.2cm, Acrylic, Silk screen on canvas, 1983

 




  1. '회화-○○', '작품-○○' 등도 같은 예이다. [본문으로]
  2. Andy Warhol(1928~1987, 미국), 팝아트를 정립한 전설적인 현대미술가로서, 대표작으로 Campbell's soup(캠벨 수프 깡통, 1962)를 들 수 있다. [본문으로]
  3. 7706은 Post-War & Contemporary Art 카테고리이다. [본문으로]
  4. Bruno Bischofberger, 앤디 워홀과 친분이 깊었던 스위스 쮜리히의 화랑 운영자로서, 팝아트 딜러로서의 위치가 공고하였다. [본문으로]
  5. http://www.seoulauction.com/auction/aworkdetail.asp?page=6&pd_acode=MA011500&lotnum=52&adwuid=19524&sort=lot&ref=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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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조 마크[각주:1]가 있어도 좋을 것이다. 2010년 10월
 

 

  1. réseau mark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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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우주'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0년 여름의 일이었다.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아마추어 천문동호회 '별만세'의 오성진님이 진행하시는 강의를 듣게 되었고, 상품으로 마련하신 창간호가 필자에게 수여됨으로써 '별과 우주'와의 짧지 않은 인연이 시작되었다.
'별과 우주'는 1999년 7월호로 창간되었으나 2005년 2월에 발행된 2005년호[각주:1]를 끝으로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소행성 '통일'을 발견한 이태형 박사가 아마추어 천문의 발전과 국격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독자층 확보라는 벽에 막힘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결과이다. 필자가 지켜보아 온 '별과 우주'의 걸음은 순탄하지 못했다. 모조지 컬러 인쇄에서 신문용지 흑백 인쇄로, 월간에서 계간으로... 틀을 바꿔가면서까지 견뎌 왔던 노력은 폐간 아닌 휴간으로 아쉬운 마침표를 찍은 상태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우주 문화가 어디쯤에, 어떤 모양새로 자리 잡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星ナビ(호시나비)'[각주:2] 미국의 'Sky & Telescope'[각주:3]는 두 나라의 튼튼한 우주 기술 만큼이나 두텁고 안정적인 독자층을 발판으로 건실히 발행되고 있음을 볼 때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별과 우주'에 아쉬움 어린 인사를 보낸다. 또한 사명감이 아니고는 설명되기 어려운 노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별과 우주' 편집부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한다.
  


 

 

창간호 표지. M20 삼렬성운의 강렬한 모습을 담았다.




 

휴간호 표지




 

휴간호 인사말




 

아마추어 천문인들의 교과서로 복귀하길 기대한다.




 

붙임쪽지(Post-it)로 자신을 알리며 서가를 채우고 있는 필자의 별과 우주들. 그들의 처음과 마지막이 저 안에 있다.[각주:4]





 

  1. 통권 55호 [본문으로]
  2. http://www.astroarts.co.jp/hoshinavi/index-j.shtml [본문으로]
  3. http://www.skyandtelescope.com/ [본문으로]
  4. 과월호는 http://www.stareshop.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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