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3) 앵글 레벨과 극축망원경을 사용한다.


뮤직박스 EQ2에는 기본 사양으로 경사계[각주:1]가 장착되어 있다.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의 극축 정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중력에 의해 지면을 향하는 원형 금속편 하나와 지지 볼트 하나로 구성된다. 기계는 부품의 수가 적을수록 고장 가능성이 감소하므로 뮤직박스 EQ2의 경사계는 궁극의 신뢰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형 금속편에 부착된 지침이란 것이 수작업으로 부착한 화살표 스티커에 불과한 까닭에 제품의 심미성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능은 충분하지만, 조작감과 정확성을 중시한다면 아래 사진과 같이 공구점에서 판매하는 앵글 레벨[각주:2]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중력 방향을 지향하는 추를 이용하지만, 눈금이 세밀하고, 지침이 예리하여 뮤직박스 EQ2의 각도를 37.5도[각주:3]로 맞추기 편리하다. 
앵글 레벨 하단에는 철물에 부착할 수 있도록 자석을 끼운 철편 2개가 내장되어 있다. 뮤직박스 EQ2의 외장은 플라스틱이므로 흠집이 생길 수 있다. 철편은 나사 2개를 풀고 검정색 덮개를 양쪽으로 벌리면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뮤직박스 EQ2는 극축망원경까지 필요로 하는 장비가 아니지만, 극축망원경 대용 구멍을 통한 것보다 세밀한 정렬을 원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철물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클램프를 사용하여 다음 사진과 같이 장착하는 것으로, 극축망원경의 가격이 뮤직박스 EQ2의 그것에 육박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조작의 즐거움은 커질 것이다. 사진 속의 극축망원경은 TOAST Pro용으로서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클램프의 규격은 75mm를 사용하였다.

     

 
  1. 매뉴얼에서는 고도계라고 칭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사진 속의 앵글 레벨은 대형이고, 같은 모델로 소형도 판매된다. [본문으로]
  3. 서울 기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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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2) 오르골 철심은 제거하지 않는다.


뮤직박스 EQ2만이 가진 특색이지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불요 기능이기도 한 오르골 멜로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천문우주기획에서 보급하는 한글 매뉴얼에는 오르골 철심을 탈거하여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테잎 등을 부착해 음량을 줄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부언하였다.
불가하다고 쓰여 있지 않음을 응원 삼아 오르골의 덮개를 열었다. 간단히 두 개의 고정 나사를 풀어 철심을 제거함으로써 정숙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기어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작동되는 뮤직박스 EQ2를 손에 들고 흡족해하던 필자의 눈에 매뉴얼의 한 부분이 확대되어 보여졌다.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는 것이 정속이다.   


이 참에 추적 속도도 정확하게 조정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속도 조절기 회전축에 눈금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속도 조절기를 얼마나 올리고 내려야 원하는 속도가 나오는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 태엽을 감고 1분 후부터 태엽 손잡이 축의 1회전 시간을 측정한다 . 
                   2) 부정확하면, 태엽이 멈춘 후 속도 조절기를 위(느려짐) 또는 아래(빨라짐)로 조정한다.
                   3) 위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하도록 조정한다.
  

쉬어 가며 하지 않고는 끝을 보기 어려운 반복 끝에 오차 없는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더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철심을 제거한 후부터는 오르골의 작동 속도가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철심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철심은 오르골 원통에 돋은 요철에 의해 튕겨지며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마찰과 저항을 제공해 정속으로 태엽이 풀리게 하는 중대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다시 철심을 부착하는 것이며, 이 때 요철로부터 철심을 이격하는 간격이 중요하다. 위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으로서, 좁으면 둔탁한 연주와 함께 느리게 연주되고, 넓으면 작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연주된다. 재장착의 핵심은 전형적인 오르골 음색으로 30초 동안 연주되는 위치에 고정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태엽 손잡이 축이 90초에 1회전 하도록 정확히 설정해냈다. 조정된 속도는 본체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다. 언뜻 보면 뮤직박스 EQ2는 문제가 많은 장비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임의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다. 

 
                  1) 고가의 적도의도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작은 드라이버 하나로 교정해가며 쓸 수 있다.
                  2) 1/2배속으로 조정함으로써, 성경(星景)사진 촬영 시 풍경의 흐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기계는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며, 그 과정에서 알아가는 것들은 무형의 자산이 된다. 뮤직박스 EQ2 속에는 사용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슴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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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1) 디지털카메라, 광각렌즈, 디퓨져 필터를 사용한다.


뮤직박스 EQ2는 비교적 저렴하고, 매우 가벼우며, 사용 방법이 간단한 초소형 추적장치이다. 더욱이 축전지나 건전지가 아닌 오르골을 동력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대개 장식용 소품으로 오르골을 접했던 까닭에 추적 성능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며, 타사 제품들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인해 근거 없는 저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장비의 성능은 사진으로 말해야 하는 법! 뮤직박스 EQ2에 5D mark2와 EF 17-40mm F4L USM을 올리고 2분간 추적하여 얻어낸 사진들은 판매처의 홍보 문구에 과장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노출을 더 길게 주려면 보다 정밀한 극축 정렬이 필요하겠지만, 뮤직박스 EQ2는 6분으로 설계된 오르골을 장착하고 있으며, 작동이 안정적이지 않은 초반과 종반의 각 1분을 뺀 4분 이내의 노출을 권장한다. 따라서 감도를 높이고[각주:1] 광각 렌즈[각주:2]를 사용하는 경우, 본체에 뚫려 있는 극축망원경 대용 구멍 이상의 장치는 필요하지 않다. 하물며 밝은 렌즈를 사용한다면 대부분의 밤하늘을 구상하는 대로 담아낼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별들의 자태를 영롱하게 담으려면 필터가 필요하다. 별빛은 점광원이기에 노출을 오래 주어도 센서 상에는 밝기가 다른 점들이 나타날 뿐 별들의 시직경에는 별 차이가 없다. 뮤직박스 EQ2와 함께 Soft 필터나 Diffuser 필터를 사용하면 밝은 별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나므로 밤하늘의 빛나는 느낌을 짧은 노출만으로도 리듬감 있게 살려낼 수 있다. 


★ 뮤직박스 EQ2를 사용하여 촬영한 사진은 하단의 트랙백(삼각형과 육각형)을 따라 가면 볼 수 있다.



 

전설적인 접사용 삼각대 VELBON mini-F에 뮤직박스 EQ2를 연결한 모습. 에밀레 헤드는 파노라마 인덱스의 직경이 뮤직박스의 볼헤드 마운트 직경보다 크므로 체결하고 해제하기가 수월하다. 포토클램 제품으로는 PC-33보다 큰 모델을 사용해야 편리하다.


 

  1. 1600 이하 권장 [본문으로]
  2. 50mm 이하 권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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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US μ TOUGH-8010


김카메라에서 제작했던 67 렌즈 → F 바디 변환 어댑터를 67 → EF로 개조하기 위해 충무로에 다녀왔다. 위 사진에 보이는 회색 건물의 1층에는 커피숍 AMIGO[각주:1]가 있고, 그 왼쪽의 좁고 컴컴한 계단을 통해 4층까지 오르면 김카메라가 나온다. 
출입문에 부착되어 있던 인상적인 김카메라 로고는 어찌 된 일인지 보이지 않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펼쳐지는 갖가지 공작기계들과 카메라 부속들의 모습은 여전히 이곳이 수제 카메라 제작의 본산임을 알려주었다. 신제품이여서가 아니라 하나 밖에 없어서 처음 보는 카메라가 있는 곳이 바로 김카메라다.
남자 아이들의 어린 날에는 본능적으로 이것저것 분해하고 망가뜨리는 시기가 있다. 그 시절의 호기심과 과감성이 커서도 남아 있다면 인류의 성취는 여러 면에서 더욱 대단할 것이지만, 어른으로의 성장이 데려다 주는 현실 속에서 모두들 생활인이 되어 갈 뿐 도전자는 사라져 간다. 
기존의 것에 안주하는 이를 생활인으로, 변화와 개선, 독창과 융합을 추구하는 사람을 도전자라 부른다면 김카메라는 사진 도구의 다양성을 선물하는 소중한 도전자다.




Nikkor MF 16mm f2.8 + F→EF 변환 어댑터 + 5D Mark Ⅱ



Nikkor MF 16mm f2.8 + F→EF 변환 어댑터 + 5D Mark Ⅱ


작업대 위에 필자의 의뢰품이 놓여 있다. 사장님께서 뜻밖에도 니콘과 캐논, 두 가지 마운트로 쓸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단다. 세상에 단 하나였던 어댑터가 지구상에 하나뿐인 Hybrid 어댑터로 진화하게 되었다. 역시, 얼굴 맞대고 진행하는 일에는 덤이라는 게 있다. 





  1. amigo는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사진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라이프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개인업소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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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첫 디카는 OLYMPUS의 E-10이다. 2000년대 초 발매된 저가형 DSLR로서 SLR클럽의 모태가 된 기종이기도하다. 지금껏 기념품으로 남겨 두었던 E-10을 어찌 할까 궁리하다 적외선[각주:1] 카메라에 생각이 닿았다. 비용을 들이면 못 할 게 없는 세상이지만, DIY가 가진 매력은 또 다른 길로 사람을 이끈다. 손수 분해하여 IR cut-off 필터를 제거하려 하였으나 프레임을 여는 단계에서 막혀 버렸다. 골동품에서 부품으로 전락해 가는 카메라가 안쓰러워 인터넷을 뒤지니 PDF로 된 E-10 분해도가 나왔다. 주인에게 헌신했던 낡은 카메라를 해체하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음을 다시 배운다.

 


 

 

 





 



 

 



 

 

  1. 빛은 파장이 짧은 것부터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라디오파의 순으로 분류한다. 사람은 380~760nm 사이의 파장을 볼 수 있다. 이 범위 바깥의 파장을 인식할 수 있는 동물로는 나비와 벌 같은 곤충과 뱀으로 대표되는 파충류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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