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12.17 Lights show growth in China 2
  2. 2011.12.16 별을 보는 사람들 2
  3. 2011.12.13 삼각대와 함께 한 개기월식 2
  4. 2011.12.06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5. 2011.12.03 별을 지키는 호두까기 인형 2

지난 12월 7일, 와이어드닷컴[각주:1]에는 주목할 만한 기사가 소개되었다. 중국의 산업화와 개발로 인한 광해 심화를 1992년부터 2010년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엮은 영상이다.  
서부와 중부에 걸친 사막 지대를 제외하고 동부 전체가 광해로 덮여 가는 모습은 성장의 열매가 아닌 파괴의 증거로 다가온다. 그 안에서 소리 없이, 까닭도 모른 체 사라졌을 생명들의 몸값만큼 저가로 무장한 마데[각주:2] 인 차이나는 지구 점령군이 되었으니, 한 걸음 옆에서 단물을 받아먹은 우리도 큰 빚을 졌음에 분명하다. 
기사를 보며, 밤이 사라져 가는 중국과 전구처럼 빛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비단 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 먹먹해졌다. 


http://www.wired.com/video/lights-show-growth-in-china/1315134164001



  1. 미국의 IT 매체 [본문으로]
  2. 개그맨 안상태가 보고 싶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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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는 사람들

별꽂이 2011. 12. 16. 18:41

 

 



 

 

 



배우 김혜수는 2010년, 영화 '타짜'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명대사를 회자시키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굵은 획을 그었다. 개인과 집단은 정체성을 기반으로 존립하며, 존재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로 인도하는 이해와 인식이 정체성임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크게는 기후, 음식, 복식, 문자, 언어 등이, 작게는 거주지, 직업, 가족 등이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주요한 요소로 언급된다. 오늘날에는 여가 생활로서의 취미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인자로 중시되며, 수집광, 낚시꾼, 드라마 폐인, 밀리터리 오타쿠, 자동차 마니아, 훌리건과 같이 취미가 삶을 좌우하는 사례를 통해 설명된다.
개인은 집단 내에서의 익명성에 안주하기도 하지만, 남다른 존재로 부각되고자 하는 양면성을 갖는다. 고등학생들의 눕시 자켓 광풍과 성인들의 DSLR 열풍에는 차별화와 동일시에 대한 갈망이 혼재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각주:1] 하지만, 외적인 화려함에서 내적인 충실로 눈길이 가게 되면 다양한 준거집단을 원하고, 그 안에 속하며, 그것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조상호님이 쓰신 '별을 보는 사람들'에는 밤하늘의 매력에 빠진 아마추어 천문인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들이 사는 법, 별을 가까이 하는 마음과 방법을 찬찬히 들려주는 이 작은 책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각주:2]이 남긴 말을 되뇌게 만든다. 그는 사물의 중요한 측면을 보지 못하게 하는 동기로 단순성과 일상성을 들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점점이 빛나는 별들의 단순성과 오늘이 아니어도 다시 볼 수 있다는 밤하늘의 일상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우주의 한없는 아름다움에 눈감게 하는 것은 아닐까?  
밤을 감싸는 추위와 피로, 불편리와 외로움이라는 작지 않은 제약을 넘어서야 하는 건 즐거움이 아니라 고행일 수 있기에 취미의 수준을 넘어서는 천문 아마추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별을 보고 즐기는 것에 유별나고 대단한 무엇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별이라는 순수함의 준거를 공감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이미 '별을 보는 사람들'이며, 공동체를 이루는 저변이 된다.
'나, 별 보는 사람이야!' 라며 자긍하는 무명의 구성원이 많은 준거집단. 그 곳이 대한민국의 다른 이름이기를 바란다. 지금 창 밖에는 반짝이는 금성이 저물어 간다.

 




 

  1. 결국 NONOS(No Logo, No Design)족이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보게 된다. [본문으로]
  2. Ludwig Wittgenstei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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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시험한 날이었다. 12월 10일 21시부터 11일 02시까지 반영식을 제외한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221장에 걸쳐 촬영하였다. 2분 간격을 기본으로 모든 컷의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수동으로 조정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노출을 맞추느라 삼각대 곁을 잠시도 떠날 수 없었다.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 하고 급히 나간 참이라 고생스럽기도 했고, 미흡한 점이 많다. 하지만, 필자로서는 최선을 다 하였고, 구름을 피하는 커다란 행운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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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초등학생 시절, 필자는 로켓을 만들어 발사하곤 했다. 요즘은 물로켓이나 에어로켓과 같이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없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자작이었다. 용돈이라는 천 자릿수 예산, 뉴턴의 제3법칙[각주:1]을 주워들은 기술력, 화약 좀 만져 봤다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제작했던 로켓은 신호총 화약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고체 로켓이었다. 설계와 재료는 물론이고 제작, 발사, 회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은 지금껏 유효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왕개미나 한 마리 태우는 적하능력에, 1m쯤 솟아오르는 보잘 것 없는 추력을 지녔지만, 추진체를 1개 사용하는 1단 로켓에서 추진체 4개[각주:2]를 동시에 사용하는 후기형까지 개량을 거듭해 갔던 추억은 방시레 웃기에 충분하다.
세월이 지나 미국 ESTES사[각주:3]의 모델 로켓을 접한 후 선진국의 소년 소녀들이 누리는 과학적 풍요로움에 적잖이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였고, 먹고 사는 것에 득 되는 것이 아니면 부질없는 짓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근시안적 가치관이 안타깝기도 하였다.
필자는 초등학교 이후로는 더 이상의 고체 로켓을 자작하지 않았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헌신과 같은 말이다. 어려운 일이며, 고독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곧 한 가지 일에 천착하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오오히라 타카유키!

주어진 삶에 단 하나를 바치기로 마음 굳힌 남자다. 자본이 아닌 열정으로 플라네타륨 기술을 선도하는 실천가다. 그의 저서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안에는 즐거움과 융합된 극기와 사명감이 스며 있다.
신묘년이 저물어 간다. 새로운 포부를 되뇌기 보다 방법적 변화를 찾아야 하는 시기다. 카메라는 들고 다녔으나 사진이 없는 기이함에 고민하는 아마추어들에게, 과정이라 일컫는 외롭고도 행복한 동굴의 내부를 이 책은 속속들이 보여 준다.



 




 




 




  1. 작용 반작용의 법칙 [본문으로]
  2. 추진제 4개를 동시에 점화하지 못하면, 로켓이 지상에서 솟구친 이후 점화되는 나머지 추진제로 인해 땅으로 곤두박질치곤 했다. [본문으로]
  3. http://www.estesrockets.co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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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 백화점의 세밑 주제는 호두까기 인형이다.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린 날 호프만의 동화에서 느꼈던 정서가 포근함으로 되살아났다. 인형들만 진열하였다면 자칫 외로울 수 있음에 별이라는 예쁜 보물을 선사하여 서로를 하나로 묶어준 공간 디자이너의 마음결 또한 따뜻하다.
인형은 사람을 구분짓거나 거스르지 않으며, 기쁨과 슬픔, 외로움을 함께 하는 소통과 이입의 존재로서 우리 곁에 머문다. 사진 속의 호두까기 인형들처럼 별을 지키고 선물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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