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24 Last Launch
  2. 2011.12.06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Last Launch

별꽂이 2013. 1. 24. 23:28

 

'Last Launch'[각주:1]의 표지를 장식한 Endeavour호

 

 

 

로켓이란 용어는 1379년 이탈리아의 무라토리가 화약무기를 발명한 후 '로케타'라 명명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유희를 위한 소도구나 무기로만 쓰여 온 로켓이 우주 개발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해저 2만 리'로 유명한 프랑스의 쥘 베른은 1865년에 발표한 공상과학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통해 우주 여행이라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로켓 기술은 소수 국가들에 의해 통제되는 미완성 분야로 남아 있다. 막대한 소요 비용에 비하여 낮은 효율성과 불안한 성공률은 '가까운 우주'를 가로막고 있으며 괄목할 대중화는 아쉽게도 요원하다.

3차 발사를 앞둔 나로호에 관한 기사들이 눈에 띄는 띄는 요즘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절박함과 아쉬움이 스며 있지만 결실과 성과에 대한 기대 또한 곁들어 있다. 성패를 떠나 세 번째 도전을 끝으로 역사적 소임을 매듭짓는 나로호 앞에 갈구해 온 궤도가 순탄히 열리길 바란다.

마음 같아선 고흥까지 찾아가 나로호의 비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만, 유동적인 발사 일정과 촬영 장소의 제약 등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분들의 멋진 사진을 기대한다. 로켓 발사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좋은 촬영 기회도 많을 것이다. 다양한 앵글에 잡힌 감탄스러운 발사 장면들을 접할 때면 부럽기 그지없다.    

'Last Launch'는 우주왕복선 Discovery, Endeavour, Atlantis호를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저자 Dan Winters는 TIME지에 기고하는 사진작가로서 Endeavour호가 구름을 뚫고 우주로 향하는 장관을 촬영한 장본인이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로운 그 사진을 만들어 낸 우주왕복선 프로젝트에는 아홉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당연히 AF로 촬영하리라 생각했지만, 일명 대포라 불리는 초망원렌즈들의 초점을 수동으로 조절한 후 테잎으로 고정시킨다는 설명은 뜻밖이었다. 별 사진과 로켓 사진에 방법적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나로호 다음은 2021년께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 사진집과 같은 동시대 우주선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오려면 '기다려 늑대'의 가사처럼 '꾹꾹 참고 기다려'야 한다. 다음 세대에서는 가능하길 염원한다. 

 

 

 

 

 

  1. Dan Winters, University of Texas Press, 2012 [본문으로]

'별꽂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ON LANDING  (0) 2013.05.10
밤이 무서운 아기 올빼미  (0) 2013.02.02
라이카의 별  (0) 2012.08.21
달팽이의 별  (0) 2012.04.22
별을 보는 사람들  (2) 2011.12.16
Posted by TOTM
,

까마득한 초등학생 시절, 필자는 로켓을 만들어 발사하곤 했다. 요즘은 물로켓이나 에어로켓과 같이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없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자작이었다. 용돈이라는 천 자릿수 예산, 뉴턴의 제3법칙[각주:1]을 주워들은 기술력, 화약 좀 만져 봤다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제작했던 로켓은 신호총 화약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고체 로켓이었다. 설계와 재료는 물론이고 제작, 발사, 회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은 지금껏 유효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왕개미나 한 마리 태우는 적하능력에, 1m쯤 솟아오르는 보잘 것 없는 추력을 지녔지만, 추진체를 1개 사용하는 1단 로켓에서 추진체 4개[각주:2]를 동시에 사용하는 후기형까지 개량을 거듭해 갔던 추억은 방시레 웃기에 충분하다.
세월이 지나 미국 ESTES사[각주:3]의 모델 로켓을 접한 후 선진국의 소년 소녀들이 누리는 과학적 풍요로움에 적잖이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였고, 먹고 사는 것에 득 되는 것이 아니면 부질없는 짓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근시안적 가치관이 안타깝기도 하였다.
필자는 초등학교 이후로는 더 이상의 고체 로켓을 자작하지 않았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헌신과 같은 말이다. 어려운 일이며, 고독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곧 한 가지 일에 천착하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오오히라 타카유키!

주어진 삶에 단 하나를 바치기로 마음 굳힌 남자다. 자본이 아닌 열정으로 플라네타륨 기술을 선도하는 실천가다. 그의 저서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안에는 즐거움과 융합된 극기와 사명감이 스며 있다.
신묘년이 저물어 간다. 새로운 포부를 되뇌기 보다 방법적 변화를 찾아야 하는 시기다. 카메라는 들고 다녔으나 사진이 없는 기이함에 고민하는 아마추어들에게, 과정이라 일컫는 외롭고도 행복한 동굴의 내부를 이 책은 속속들이 보여 준다.



 




 




 




  1. 작용 반작용의 법칙 [본문으로]
  2. 추진제 4개를 동시에 점화하지 못하면, 로켓이 지상에서 솟구친 이후 점화되는 나머지 추진제로 인해 땅으로 곤두박질치곤 했다. [본문으로]
  3. http://www.estesrockets.com [본문으로]

'별꽂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팽이의 별  (0) 2012.04.22
별을 보는 사람들  (2) 2011.12.16
NATIONAL GEOGRAPHIC  (0) 2011.10.11
PAPER, 달을 탐하다  (0) 2011.09.29
The Endurence  (0) 2011.09.20
Posted by TO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