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3.16 바다거북이와 조오련, Pan-STARRS와 혜성 사냥꾼
  2. 2013.03.13 Pan-STARRS 혜성 촬영 실패기
  3. 2011.05.15 혜성처럼

 

 

 

 

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home.html

 

 

 

 앞으로는 하쿠타케, 맥홀츠, 이케야-세키, 헤일-밥, 이대암[각주:1]님의 Yi-SWAN과 같이 아마추어 천문인의 이름을 붙인 혜성은 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지구를 방문 중인 Pan-STARRS 혜성을 발견한 주인공은 Pan-STARRS[각주:2] 프로젝트의 핵심 장비인 PS1[각주:3] 광시야 망원경이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과 혜성을 탐색하고 면밀히 분석하여 지구에 미칠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졌다. 하와이 할레아칼라 산 정상에 14억 화소 카메라를 달고 서 있다.

 

 

 

 

 

 

 

 

http://pan-starrs.ifa.hawaii.edu/public/design-features/camera-small.htm

 

 

 

600×600 화소의 CCD 4,096개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38,000×38,000 픽셀 센서

 

 

 

 

 

 

 

http://www.staradvertiser.com/news/20110225_Maui_telescope_spots_19_near-Earth_asteroids.html

 

 

 

2011년 1월 29일 하룻밤 새 19개의 소행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상 유례 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Pan-STARRS가 일구어 낸 성과가 훌륭하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과학자들의 노력 또한 존경스럽다. 하지만, 혜성 사냥꾼의 열정은 설 자리를 잃어 갈 것이다. 크게 히트한 한국 영화 '친구'에는 '조오련이하고 바다거북이하고 수영 시합하모 누가 이기겠노?'라는 물음이 나온다. 필자는 이를 태생이 건달인 자와 건달이 되고 싶은 자를 비교하는 은유라고 해석한다. 바다거북이 유오성과 조오련 장동건의 대결이 결국 장동건의 죽음을 부르듯, 오로지 혜성 탐색을 위해 태어난 시스템과 '별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인 사이에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능력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인하여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21세기이다. 수많은 무명씨들의 땀과 희생으로 문명을 일궈낸 인류가 위려마도[각주:4]의 어리석음에 빠져 가는 건 아닌지 새김질해 보아야 하겠다.

 

 

 

 

 

 

 

 

 

하쿠타케와 그의 FUJINON 25×150 쌍안경[각주:5]. 직시형 접안부를 수없이 들여다보았을 인고의 시간이 느껴진다.

 

 

 

 

 

 

 

  1. 2009년 한국인 최초로 혜성을 발견하였다. 이 분의 성씨를 따 Yi-SWAN으로 명명되었다. [본문으로]
  2. the Panoramic Survey Telescope & Rapid Response System [본문으로]
  3. 2013년부터는 PS2도 가동된다. [본문으로]
  4. 숫돌을 위해 칼을 갈다. [본문으로]
  5. 조상호, 혜성관측 가이드, 가람기획, 106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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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을 촬영하고 싶었다. 헤일밥이나 하쿠타케와 같이 경이로운 대상을 그냥 보낸 것이 지금껏 아쉬웠기에 마음에 드는 혜성 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바라 왔다. 기회가 온다고 하여 늘 다가갈 수는 없는 법이지만, 두 번이나 펼쳐지는 2013년의 장관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먼저 찾아온 Pan-STARRS[각주:1]의 근일점에 맞춰 10일, 11일 연이틀 등산을 했다. '유사 혜성' 하나 담는데 그치고 말았지만, 필자의 사진 지평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아는 것도 부족하고 노하우도 없었지만, 나름의 방법들을 동원했다. 혜성이 육안으로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허블망원경이 HUDF를 찍은 것처럼 지평선 따라 '허공'을 촬영하거나, 망원렌즈를 망원경 삼아 5배율, 10배율 라이브뷰로 예상 지점을 훑어보는 식이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지평선 가까이 옅은 구름층이 없고 산이 더 낮았다면 Pan-STARRS를 포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5D Mark Ⅲ, EF 70-300mm F4-5.6L IS USM

 

 

 

 

@ 300mm

 

 

혜성인가?! 일몰 후 희뿌연 무언가가 카메라에 잡혔다.

 

 

 

 

부분 확대

 

 

 

태양 반대 방향으로 뻗은 꼬리, 부채꼴, 출현 시각 등 혜성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혜성을 찍는구나! 별들을 상대할 때와는 또 다른 희열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나니 예정된 고도보다 높은 위치와 확연하게 갈라진 형태로 보아 비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화각을 조절해 가며 몇 장 더 촬영하는 사이 조금씩 멀어지던 혜성은 끝내 호를 그리며 방향을 틀었다. 음... 긴장감이 아쉬움으로 바뀌며 Pan-STARRS에게 바친 이틀도 막을 내렸다. 오르트 구름에서 지구 가까이 날아오는 기나긴 세월에 비하면 순간에 불과하지만, 오래도록 추억될 시간을 만들었다. 다음 달 초에는 안드로메다 은하에 근접한다니 진한 인연 이어 가고 싶다.

 

 

 

 

  1. 공식명은 C/2011 L4이다. 2011년 발견된 비주기 혜성이다. 하와이 마우이 섬 할레아칼라 산의 Pan-STARRS 망원경으로 발견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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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우주적 Camera Eye 2011. 5. 15. 14:18

 

OLYMPUS μ TOUGH-8010

 



하얀 꼬리를 길게 늘이며 결승점을 통과한 소년이 있다. 카메라를 내려놓는 순간 펼쳐진 장면이라 구도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셔터를 눌렀다. 사실, 저 학생은 마지막에 들어왔다.

 

  

꼴찌를 위하여


             한돌


지금도 달리고 있지
하지만 꼴찌인 것을
그래도 내가 가는 이 길은 가야 되겠지
일등을 하는 것보다 꼴찌가 더욱 힘들다
바쁘게 달려가는 친구들아 손 잡고 같이 가보자
보고픈 책들을 실컷 보고 밤하늘에 별님도 보고
이 산 저 들판 거닐면서 내 꿈도 지키고 싶다
어설픈 일등보다는 자랑스런 꼴찌가 좋다
가는 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꼴찌도 괜찮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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