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ry Night/달'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2.06.16 달은 붉고, 갈대는 검다
  2. 2012.05.17 강촌이발관 위로 뜨는 달
  3. 2012.02.06 입춘의 달무리 4
  4. 2011.12.13 삼각대와 함께 한 개기월식 2
  5. 2011.10.15
  6. 2011.10.12 INSTAX 210으로 담은 보름달 2
  7. 2010.11.23 창어 2호가 보이나요?

 

 

부분월식, 2012년 6월 4일

 

5D mark 3, 펜탁스67 SMC 500mm f5.6, 67→EOS 컨버터

 

 

 

 

한 가지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일은, 그것이 파스퇴르의 세균만큼 작든 아인슈타인의 우주만큼 거대하든 요즘 들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컴퓨터와 TV 앞에 달라붙은 우리는, 아주 작은 것들까지 호기심을 갖게 하는 원동력인 자연을 보는 방법은 정작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Jennifer New[각주:1]

 

 

 

 

 

  1. 미국의 작가이자 편집자. 소말리아 내전 취재 중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로이터통신 기자 Dan Eldon의 전기 'Dan Eldon : The art of life'의 저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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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7일,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OLYMPUS μ TOUGH-8010


지난 겨울, 절친한 선배와 검봉산에 올랐다. 기차가 들르던 강촌역과 전철이 오가는 강촌역 사이에 자리하며, 검봉이라고도 부른다. 수수한 산세에도 불구하고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조망 덕에 이름이 알려진 산이다. 
시간 맞출 일 없이 올라탄 하행 전철 안에서는 쉬이 달라지는 세상을 이야기했지만, 볼수록 낯설어지는 강촌을 떠나올 때는 오히려 할 말이 없었다. 강촌에 처음 가 본 건 고교 2학년 겨울방학 때의 일이다. 불현듯 기차가 타고 싶었고, 성북역과 경춘선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학교 체육복 바지에 이랜드 잠바 차림으로 홀로 다녀왔었다. 강촌이란 낯선 곳을 그저 한 바퀴 돌아보며 '시골이구나' 생각한 것이 전부였던 당일치기 여행이지만, 추억으로 남았다.
학부생에게는 통과 의례였던 강촌행 MT와 '람보 민박'[각주:1], 그리고 강촌역 아래 라이브 까페 '윌'을 떠올려 본다. 그곳들이야 태생이 외지인들을 위한 공간이었으니 화려함을 쫓는 시류를 거스르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사진 속의 이발관처럼 강촌을 터전으로 삼아 온 이들의 자리조차 떠밀리는 모습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들도 다를 수 없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발관도, 강가의 마을도 그 이름이 가엾다. 강촌, 자본의 입맛에 따라 이마저 RIVER TOWN류의 경박을 분칠하는 패착은 두고두고 없기를 바란다.   


  

  1. 온통 분홍색 페인트로 칠해 놓은 모르타르 외벽이 촌스럽기도 하고 도발적이기도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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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4일 22시 48분, 5D Mark Ⅱ, Nikkor MF 16mm f2.8,


봄이 시작되던 날 밤, 남중을 지나 하강 중인 달 가장자리로 달무리가 졌다. 태극기의 사괘와 태극을 모티브로 하여, 네 귀퉁이에는 아파트를 두고, 가운데에 달무리가 오도록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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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시험한 날이었다. 12월 10일 21시부터 11일 02시까지 반영식을 제외한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221장에 걸쳐 촬영하였다. 2분 간격을 기본으로 모든 컷의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수동으로 조정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노출을 맞추느라 삼각대 곁을 잠시도 떠날 수 없었다.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 하고 급히 나간 참이라 고생스럽기도 했고, 미흡한 점이 많다. 하지만, 필자로서는 최선을 다 하였고, 구름을 피하는 커다란 행운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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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 Night/달 2011. 10. 15. 10:36



                                                                 날지 마라
                                                                 혼자서는
                                                                 그 차가운 하늘을 
                                                                 외롭거든 달을 삼켜라
                                                                 찰나의 삶 지우는 날에도
                                                                 그 빛은 온기를 주리니
 
                                                                 울지 마라
                                                                 움츠린 새여 
                                                                 몹시 허망하거든
                                                                 앞서 가는 시간을 쫓아라
                                                                 더딘 날갯짓이 슬픔을 키우면
                                                                 기억이 살아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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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INSTAX 210, INSTAX WIDE FILM
 

가을 나무를 비추는 시월의 보름달을 즉석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달을 촬영할 때는 삼각대를 사용해야 하지만 INSTAX 210은 스냅 사진을 위한 카메라인 까닭에 중형카메라만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삼각대 소켓이 없다. 하지만, 전용 필름인 INSTAX WIDE FILM의 감도가 ISO 800으로 높고, 가까이 서 있던 가로등의 불빛을 빌려 고즈넉한 분위기의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뒷쪽의 많은 나무들이 어둠에 묻혀 숲의 느낌이 약하고 달도 작게 나왔지만, 복제의 시대에 오직 한 장 뿐인 사진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상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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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Ⅱ, PENTAX SMC 67 500mm f5.6, 67-F 컨버터 + F-EF 컨버터, 2010년 11월



중국이 두 번째 달 탐사 위성의 발사에 성공한 것은 2010년 10월 1일의 일로서, 창어(嫦娥) 1호에 이어 중국 우주 기술의 위치와 지향점을 여실히 보여준 웅비라 할 수 있다. 더욱이 2호는 2013년에 발사될 3호를 위하여 착륙 지점을 탐색하는 의미심장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으니 우리와 그들 사이의 좁지 않은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창어 2호는 내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달 궤도를 선회하면서 여러 가지 과학적 임무를 맡게 되는데, 지구로 전송한 영상 등의 자료는 중국과학원 홈페이지(http://moon.bao.ac.cn/)를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로그인 없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필자가 촬영한 위 월면 사진에는 검고 넓은 바다들과 수많은 크레이터가 보이는데, 이 중 우측 하단에서 거대한 방사선을 그리고 있는 크레이터가 '티코'[각주:1]이고, 이로부터 10시 방향 좌측 상단, 폭풍의 바다에 위치한 것은 코페르니쿠스 크레이터이다. 티코의 지름은 약 85km, 코페르니쿠스는 93km 정도라 하니 달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으며, 지금 이 순간 탐사선이 궤도를 돌고 있다 하여도 그 작은 입체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본문의 제목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오라버니를 떠올리는 우리네의 정감 어린 달조차 인류 문명의 왕래로 인해 차갑게 다가오고 있음을 반어적으로 표현해본 것이다.
다음 사진은 전술한 사이트에서 인용한 사진으로서 창어 2호가 촬영한 부분들을 합성하여 전면도( )로 구성한 것이다.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에는 공교롭게도 바다가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





  1. Tycho crater, 16세기 덴마크의 천문학자 Tycho Brahe(1546-1601)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으며, 약 1억년 전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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