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코타키나 발루의 Klias 강에서 촬영한 반딧불이들이다. 그곳에 가기 전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여행객이 직접 찍은 반딧불이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반딧불이의 빛이 약해 사진에 담지 못하였다는 글만 무성하였다. 심지어 어떤 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가 와도 불가능하다'라고 넉살을 떨었다. 하지만, 더 희미한 별들도 찍히므로 반딧불이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였다. 다만, 밝은 렌즈가 필요할 듯하여 이사벨 2를 지참 장비에 추가하였다.
현지인이 모는 배를 타고 발광량이 많은 나무를 찾기 위해 수시로 이동하며, 머리 위로는 차양막용 프레임이 덮혀 있어 원하는 구도로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위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솜털 날리듯 날아다니는 우리나라 반딧불이와 달리, Klias 강가에 사는 녀석들은 주로 나무에 붙어 반짝거린다. 그래서 살아 있는 생명체라기보다 별빛 같은 느낌이 강하다.
바람 쐬러 가끔 가는 강가에도 반딧불이가 산다. 여름이 오면, 별과 함께 노니는 그들의 궤적을 담고 싶다. 신문을 보니 준설 사업을 앞두고 있어 뜻있는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대 운동을 펼치는 중이란다. 씁쓸하다. 아래 사진들은 Klias 강가의 생명체들이다. 파괴에 익숙한 우리가 부끄럽다.
그 유명한 긴코원숭이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더 또렷하게, 더 생동감 있는 표정을 담은 사진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나뭇잎에 코만 '완벽히' 가려져 앙꼬 없는 찐빵이 되었다. 또 다른 긴코원숭이는 배가 멀어질 때까지 돌아 앉아 있었고... 개그콘서트 '속상해' 꼭지의 '내 맘 같지 않네'라는 대사가 떠올랐다.
긴꼬리원숭이
모니터 도마뱀의 한 종류
쉬는 새와 나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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