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의 에너지 효율은 약 5%이다. 투입된 전기의 5%만이 빛으로 변환된다는 뜻이다. 대부분 열로 손실되기에 조명기구라는 본래의 용도를 전열기구로 변경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자주 다녔던 어느 식당은 야자수가 그려진 아이스박스와 백열전구로 공깃밥을 보온했는데, 갓 꺼낸 밥공기는 뜨거워서 만질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백열전구는 전압이 10% 올라가면 수명이 75% 줄어드는 등 이래저래 단점투성이다. 급기야 2014년부터는 생산과 수입이 금지되었으므로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골동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단순한 구조 덕에 소량의 자원과 에너지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기억해 주고 싶다.

 언제 열렸었는지 모를 서랍 속에서 발굴된 사진 속의 백열전구는 '우주'라는 이름과 '우주 라이팅'이라는 탄생지가 가진 매력 탓에 필자의 수집품이 되었다. 꽤 오래 묵은 것으로서 20년도 더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그 시간 동안 우주는 여전하나 세상은 변했다. 또 다시 20년이 지나도 우주는 여전하나 세상은 변했을 것이다.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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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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