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마주친 포스터이다. 붙은 자리가 절묘하다. 도시공학과 환경학... 반비례 그래프를 떠오르게 하는 두 이름 사이에 별을 걸어 두었다. 인쇄된 별들을 보노라니 삼십 년 치 달력이 거꾸로 돌아갔다. 대도시 안에서 별을 본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어색한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어린 시절 서울의 밤하늘은 지금의 외딴 시골과 다를 바 없었다. 은하수가 보였다는 한마디 말 앞에 어떤 군소리가 필요할까?
깨달아 알게 될 때 눈을 뜬다고 말한다. 개인의 성장이나 사회의 발전에는 계기가 큰 몫을 하곤 한다. 문명이 가려 놓은 우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가 늘어난다면 밤에 대한 인식과 '밤 문화'에도 변화가 따를 것이다. 그 쉽지 않은 품의 일익을 천문대가 맡고 있다. 곳곳에 이어지는 크고 작은 천문대 건립은 별에 대한 동경과 추억을 일깨우고 여가 생활의 격을 가다듬는 기점의 확산과 다름없다. 멀리는 화천 광덕산천문대가 최근에 세워졌고, 가까이는 과학동아천문대가 용산에 자리를 잡았다. 그중 광해라는 악조건과 인구라는 호조건을 모두 둘러멘 과학동아천문대는 상극으로 치부되는 관계, 즉 별빛과 빛공해 사이에서 상생의 씨앗을 틔우려 한다. '어울리지 않게' 서울에서 별 보자고 외치는 천문대의 문턱이 닳고 닳기를 바란다. 1
- 작년 말, 태극전기에 들렀다가 관측용 돔을 발견(?)하면서 알게 되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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