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표 원고지

작은 우주

TOTM 2012. 4. 1. 16:20

자라나며 겪게 되는 커다란 변화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취학이다.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자아와 페르소나 사이를 오가며 갈등해야 하는 세상으로 나아간다. 더 큰 즐거움과 깨달음이 기다리겠지만, 때론 외롭기도 할 것이다. 
부모로서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을 떠올려 보았다. 앉아만 있어도 보듬어 주고, 치유가 되는 힐링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손수 도배를 하기로 하였다. 
아로아[각주:1]가 마음에 그린 벽지를 찾아 대여섯 곳을 돌아다닌 끝에 색도, 무늬도 가장 근접한 도배지를 찾아내었다. 꽤 오랜만이지만 두 번째 해 보는 작업이라 긴장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며, 아이의 몫도 남겨 주는 여유까지 부릴 수 있었다.
파란 별, 하얀 별과 함께 하는 행복한 자리. 그 안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노래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꿈꾼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에 풀칠하는 아로아. 저 부분을 끝으로 도배가 마무리되었다. 

 

 

 

풀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벽지에 주름이 남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팽팽해진다.
사람의 모습도,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도배 다음 날, 초등학생이 되어 돌아온 아로아가 '학생용' 새 가구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였다.

 

 

 

남겨 둔 벽지

 

 

 

예쁜 이름의 업체가 예쁜 무늬의 벽지를 만들었다.

 

 

 

  1. 우리 아이의 태명이다.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의 소중한 친구이자 마음 따뜻한 소녀인 아로아처럼 자라나라는 기원을 담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