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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7 강촌이발관 위로 뜨는 달

2012년 1월 7일,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OLYMPUS μ TOUGH-8010


지난 겨울, 절친한 선배와 검봉산에 올랐다. 기차가 들르던 강촌역과 전철이 오가는 강촌역 사이에 자리하며, 검봉이라고도 부른다. 수수한 산세에도 불구하고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조망 덕에 이름이 알려진 산이다. 
시간 맞출 일 없이 올라탄 하행 전철 안에서는 쉬이 달라지는 세상을 이야기했지만, 볼수록 낯설어지는 강촌을 떠나올 때는 오히려 할 말이 없었다. 강촌에 처음 가 본 건 고교 2학년 겨울방학 때의 일이다. 불현듯 기차가 타고 싶었고, 성북역과 경춘선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학교 체육복 바지에 이랜드 잠바 차림으로 홀로 다녀왔었다. 강촌이란 낯선 곳을 그저 한 바퀴 돌아보며 '시골이구나' 생각한 것이 전부였던 당일치기 여행이지만, 추억으로 남았다.
학부생에게는 통과 의례였던 강촌행 MT와 '람보 민박'[각주:1], 그리고 강촌역 아래 라이브 까페 '윌'을 떠올려 본다. 그곳들이야 태생이 외지인들을 위한 공간이었으니 화려함을 쫓는 시류를 거스르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사진 속의 이발관처럼 강촌을 터전으로 삼아 온 이들의 자리조차 떠밀리는 모습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들도 다를 수 없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발관도, 강가의 마을도 그 이름이 가엾다. 강촌, 자본의 입맛에 따라 이마저 RIVER TOWN류의 경박을 분칠하는 패착은 두고두고 없기를 바란다.   


  

  1. 온통 분홍색 페인트로 칠해 놓은 모르타르 외벽이 촌스럽기도 하고 도발적이기도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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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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