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하기 어려운 시공을 지나 지구에 도달한 별빛의 색을 보면 그 별의 온도를 가늠할 수 있고, 나아가 질량, 나이와 남은 수명까지 추정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의 안색을 보고 병인을 찾아낼 수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별빛이 가진 다양한 색이 잘 나타난 사진을 아래에 실었다. '작품'이라 말하지 않은 까닭은 드러나게 부족한 점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일주사진은 두 가지 주제가 담겼을 때, 즉, 제1주제인 별과 제2주제인 지상 풍경이 서로 조화로울 때 힘이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사진이 된다. 의도에 따라 별이 두 번째 주제가 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아래의 사진에서는 지상 풍경이 실루엣으로만 존재할 뿐 숲이 가진 입체감이 어둠 속에 묻혀 평면적인 느낌을 주게 되었다.[각주:1] 노출을 오래 주어도 그믐 무렵의 광해가 적은 곳에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구상과 예상을 잘 해야 만족스런 작품을 쥘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백조자리가 내려오고 있는 지점에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불빛이 자리함으로써 상서로운 알이 담긴 둥지와도 같은 느낌을 주고 있고 이로 인해 미약하나마 제2주제에 힘이 실렸다는 점이다.           
 


 


펜탁스67, SMC 45mm f4,  EPSON 4990 자가 스캔



  1. 게시한 사진은 스캔 실수로, 상단부가 잘리고(전체의 1/8 정도) 하단부에는 그만큼의 암부가 추가된 모습을 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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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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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란 흑백을 불문하고 당사자가 되었을 때 위력을 발휘하는 특성을 가진다. 웹과 사회를 분리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통해 발표하고, 전달하고,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고의나 실수로 또는 무지로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오가게 되어, 이름만으로는 너무도 익숙한 저작권법의 적용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 그간의 사례를 보면 저작권을 가진 이보다는 이를 대리하는 법인에 의해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까닭에 인정에의 호소는 기대할 수 없으며 대부분 합의를 통한 경제적 배상으로 종결된다. 따라서 저작권법을 위배하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 알고, 스스로 예방해야 본인의 삶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필자도 이곳에 글을 올릴 때는 저작권법 저촉 여부를 점검하고 있으며, 공신력 있는 단체의 해석에 따르고 있다. 한국저작원위원회가 제공하는 저작권자동상담서비스가 그것으로 유형과 사례에 따른 문의를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즉답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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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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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오다 2

별꽂이 2010. 10. 9. 17:28
'디지털이 오다 1'에 이어 815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90년대 초,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대한민국 사회를 달구었던 당시 모 중앙 일간지에 실렸던 보도사진을 기억한다. 한 맺힌 할머니들께서 소복 차림으로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이었는데, 기자들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모두 일제였다.
일제(日帝)가 남긴 상처를 일제(日製)로 증명하는 기쁘지 아니한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다양하고 막강한 라인업을 갖춘 일제 카메라가 매력적이며 우수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더욱이 품질이 아닌 눈물 어린 호소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자 하는 것은 시대착오라 하겠다. 다만, 카메라 세상에 있어서도 콜라[각주:1]와 같은 곡절이 없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기에 '우리 것 바로 알기'의 취지로 국산 메이커의 땀내 나는 노력을 찾아 실어 본다.                           

 

다목적 high-end 디지털카메라 삼성 Pro815,  황선구[각주:2]


 

http://www.moazine.com



 

아래 사진은 2011년 3월에 경기도 파주의 민통선 가까운 시골 마을에서 촬영한 815 탑차로, 세월에 비해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각주:3]


 

 


  1. 외국 브랜드의 콜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1998년에 대구에 자리한 OEM 음료회사 범양식품이 '콜라독립 815'란 이름으로 콜라를 출시한다. 1999년에는 점유율이 13.7%에 달했으나, 외국 브랜드의 물량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2005년 파산하였다. '콜라독립'과 같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홍보 전략을 사용한 것은 당시 대한민국이 IMF체제 하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시 용량은 250mL, 500mL, 1.5L의 3종이었다. [본문으로]
  2. 월간 PHOTONET, 2005년 11월호 [본문으로]
  3. 2011년 5월 17일 추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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